목동곱창곱씹회가 재수사를 읽습니다

D-29
구씨님은 일단 다 읽으셨습니다. 스포 당한 범인이 언제 걸리나 궁금하여 급한 마음으로 책을 넘기다보니...ㅎㅎㅎ 그래서 날잡고 다시 한번 볼 생각입니다. 먼저 다 읽은 마음에 잘난척 좀 하며 말하자면, 미미여사를 좋아하는 브라운필드님에게도 매우 인상적인 소설이 될것 같군요
데미안 나오는 부분 너무 인상이 깊네요 저도 같은 생각을... 그러나 헤세는 도스토옙스키와 달이 얄팍하다. 싱클레어와 데미안과 에바 부인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은 아브락사스니, 도약이니, 완전한 자기 자신, 새로운 세계, 진정한 연대 같은 소리를 지껄이지만 그게 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전 데미안 파였는데, ㅎㅎㅎ 죄와 벌은 넘 길어서 포기했고, 당시 중2병이 심각하여 데미안에 엄청 심취했었음. 그러나 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 읽고 나니, 도스토옙스키를 제대로 읽지 않은 것은 잘한일이었을까, 아쉬운 일이었을까 하는.
네 현재까지도 충분히 인상적입니다. 미미여사님 글 읽는 줄요.
아시다시피 저는 1권을 다 읽고 스포 글을 읽고 말았습니다. 평소에 저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범인이 누군지 살짝 보고 읽을정도로 스포에는 그닥 민감하지 않았는데, 이번 소설은 진짜 즐기면서 읽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출간 인터뷰에서 스포라니. 몹시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성급히 인터뷰 기사를 찾아본 저를 탓했고, 2권을 빨리 읽지 않은 저를 탓하면서 2권을 넘겼지만, 너무 아쉬웠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방에서 우리 스포는 하지 않기로 해요
저도 동감입니다 ㅠㅠ 그런데 막상 다 읽고보니 범인이 누구인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네. 범인의 비망록과 수사를 번갈아 읽는 재미가 대단했어요. 읽고 나서, 진심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래도 스포에 대해서 아쉬운걸 보면 .... 제가 치사한 인간이라서일까요? ㅎㅎㅎ 암튼 모르고 읽었으면 중반부에 서늘한 느낌이 들다가, 갑자기 심장 툭 떨어지면서 앗, 너구나. 하는 그런 순간이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그 순간을 놓친게, 아쉬워요.
네. 저도 너무 아쉽습니다. 책을 다 읽고 빌려주기로 한 동료에게는 절대 기사같은거 보지 말고 읽어보라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챠우챠우님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전 이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장강명작가님은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이구나. 그 탁월한 재능 위에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성실하게 취재한 결과구나. 마침 오늘 점심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중 한분과 밥을 먹었는데, "역이 글을 쓰는게 인간이 마지막까지 갖고 있는 유일한 기술일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엔 그게 글과 그림 두개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머신러닝으로 그린 그림을 보면서 창의성이 인간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접게 됐다고. 결국 글만 남을것 같다고. 마침 재수사를 딱 끝내고 나가서 이런 얘기를 들으니, 더욱 공감하게 됐달까요
구성적인 측면에서 저는 약간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범인의 비망록은 좀 안 읽히는 느낌이랄까요?
아. 그러실 수도 있을듯. 근데 전 이게 장작가님의 특기일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했어요. 스토리가 이어지는 한편과 반대편의 사변적인 서술 두쪽 모두에 '기술'이 있는?
그나저나 팀장님은 왜 안오시는겁니까?
재수사 잘 읽고 있습니다. 범인이 만만치 않은 거 같습니다. 기존 제도에 도전하는, 신계몽주의를 만들어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주장을 전개해 나가는 것도 흥미진진합니다. 범인이 만만하면 안 됩니다. 아주 강적이어야 이야기가 매력적이게 되지요.
만만치 않죠. 자신의 논리를 쌓아가는 과정이. 피해자와 가해자 둘 모두 도스토옙스키에 끌린 것은 둘이 비슷하기 때문일거 같아요. 그리고, 현실에서 간혹 만나는 얼굴인 것 같아서 더 서늘했어요
범인 입장에서 펼치는 자신의 논리에 따르면 (우리와 같은 ism의 시스템에 살고있는)피해자인 민소림은 자신의 '사실-상상복합체'를 철저히 파괴해버린 (우리식 표현으로는 '인격살인' 정도면 적합할려나요. ) 가해자로 의식하게되니까요. 그래서 이 작품은 '죄와 벌'(도스토옙스키의 그 작품)이 던져준 의식적 의문에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유도되는데, 그순간 자칫 범인의 심리에 동조되는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 마저도 느껴지게됩니다. (작가님에게 그래서 작가님은 어떤 생각인지요? 라고 물어보면 당연히 작품을 위해서도 중의적 답변을 하실듯 예상되기에.. )개인적 바램으로는 앞으로 장강명 작가님의 작품에서 범인이 설파한 ism으로 구성된 '사실-상상복합체' 가 사회시스템로 정착해있는 어떠한 세계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가져봅니다. 재수사 다 읽고나서도 한동안 멤돌만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글을 작가님이 엄청 좋아하실거 같은데요. 내 의도를 알아줬구나 하는..
제가 작가님이라면.. 모든 질문과 예상 등등에 '흐흐 아니지롱' 하면서 즐길 것 같습니..... ㄷ ㄷ ㄷ ㄷ ㄷ (위성으로 가보지 못하는 곳 지리도 볼 수 있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한 사람의 마음속은 알 길이 없다는건 참 매력적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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