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읽으실 겁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2. <경제학자의 시대>
D-29

YG

YG
470쪽에 타이완 관료가 한국을 방문해서 정부 지원 연구소를 둘러봤다고 나오잖아요? 그 연구소가 바로 1966년에 서울 홍릉에 세워져서 지금까지 한국 국가 연구소 역할을 맡고 있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랍니다. KIST는 1970년 3월 6일자 <사이언스>에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의 뉘앙스로 소개가 된 적이 있습니다(첨부). KIST의 설립자가 미국 유학 다녀온 금속공학자 최형섭 박사인데, 만약 9장의 케이스가 타이완이 아니라 한국이었다면 꼭 등장했을 과학자-관료죠.


YG
이건 후문인데 2016년에 KIST 창립 50주년을 기념해서 <사이언스>에 당시 원장이 기고한 글이 실린 적도 있습니다. 뉘앙스는 '너희들은 다들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우리는 50년이 지나도 살아남았고 한국의 과학기술은 이렇게 발전했다' 이런 식의 글이요. :)

모시모시
“ 그는 자유 무역이 보호주의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입증했지만 이는 한때에만 적용될 뿐이었다. 리카도의 조언에 따른 나라는 포도주 생산국으로 남은 반면에 경제 발전에 투자한 나라는 보다 눈부신 번영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9장,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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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 중간 소득층에 속하는 칠레 국민은 통계상으로 가난한 이들보다 더 투표를 하지 않으려 한다. 마욜에 따르면 이는 중산층이 정부와 거의 교류가 없기 때문이다. 물과 전기는 민간 기업이 제공하고, 자녀들은 사립학교에 다니며, 아프면 민간 병원에서 치료 받고, 운전할 때에는 민자 도로를 달린다. 부유층과 빈곤층은 정부에 혜택을 바라지만 중산층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9장,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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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 공학자들이 20세기 후반 내내 대만의 경제 정책을 감독했다. 이들은 경제를 기계로 바라보았고 그래서 서투르게나마 수리하는 일을 겁내지 않았다. 대만의 한 기술 관료는 경제를 “매우 세심하고 정교한 계획이 필요한 거대한 공학 체계”라고 묘사했다. 이들은 경제학자에게 조언을 구하고는 정작 간청하지 않은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시장이 어떤 힘을 지녔는지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이해가 늘었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공학자가 통제권을 쥐고 있었다. ”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9장,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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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대만의 사례를 보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만의 발전에 가장 초석이 되었던 것이 토지개혁이라는 주장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승만 정권 아래서 그나마 토지개혁을 했던 것이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승만의 평가에 대해서는 요즘 ‘건국전쟁’이란 영화로 인해 더욱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삼천포로 빠지면 안되겠죠? ㅋㅋ

롱기누스
저자는 대만의 토지 재분재의 긍정적 효과로서 ‘두터운 소비자 기반 형성’과 ‘특권층 및 빈민층의 정치적 힘의 축소’를 언급했습니다. 결국 항아리 모양의 경제인구 구조를 형성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부의 창출 이후에 재분재의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의미있는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비단 농업뿐만이 아니라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도 적용시키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만과는 달리 몇몇 재벌 기업에 의해 국가경제가 움직이고 있는데 이것이 소득재분배의 관점에 보았을 때 특권층과 빈민층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될 수 있을까. 대만의 자료를 찾을 수 없어 단순 비교는 어려웠는데… 여기서 방장이신 @YG 님께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소위 ‘낙수효과’라고 하는 것이 bullshit 이라는 증거가 있을까요? 언제 한번 들어본 것도 같은데… 아리까리…생각이 잘 나지 않아 책 GPT께 문의 드립니다. ^^

롱기누스
아… 카발란의 모기업이 바뀌벌레약 제조업체였다니… -_-;;

YG
저도 그 대목 보면서 깜짝 놀랐잖아요. 나중에 어딘가 술자리에서 써먹으려고 메모해뒀어요.

롱기누스
후주 p. 715. ‘정책 입안자로서 우리가 대만에서 한 일은 경제의 다양한 부분이 먼저 발걸음을 떼도록, 이어서 걷도록 도운 다음 자유롭게 놓아 준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2000년대 김대중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이 떠올랐습니다. 정부가 씨를 심고 싹을 돌 볼 수는 있지만 기업을 온전히 시장에 심지 못해 3년후 버블이 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나서요…

롱기누스
“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경제 개발 공식은 단 하나도 없다. 조건이 다양할뿐더러 세부 사항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대만과 같은 시기에 RCA에 과학자를 보냈지만 브라질은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716.,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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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대만과 한국이 정부 통제가 더 느슨했다면 성장 속도가 훨씬 빨랐을 것이라고 주장‘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수님들 @YG @장맥주 @소피아 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프리드먼의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 정부 이전의 세대는 가난을 숙명처럼 여기고 살았던 세대라서 누군가 큰 힘으로 이끌어주는 모멘텀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마치 관성의 법칙과 같은 거죠. 멈추고 있는 것은 계속 멈추어 있고 싶은데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강력한 국가 주도의 힘과 통제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장맥주
우와, 아슬아슬한 발제를 하십니다. ^^
저는 민주주의나 시장경제가 운용법을 제대로 익히기 어려운 매우 섬세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국민들의 평균적인 소득과 교육 수준이 절망적으로 낮고 정치적으로도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저개발국가에는 차라리 국제기구가 들어가서 몇 년간 신탁통치를 하면서 치안도 유지하고 인프라도 건설하고 교육 사업도 활발히 펼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그야말로 위험한 생각을 가끔 해보기도 합니다.
조금 결은 다르고 제 기 억도 정확치 않은데 또 다른 프리드먼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9.11 직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을 반대하면서 차라리 거기에 학교를 많이 세워주자고 했던 게 생각납니다. 모든 면에서 군사작전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나았을 제안이었다고 봅니다.

소피아
신탁통치하면서 치안유지+해외원조했던 대표적 예가 아프가니스탄이었잖아요? 아프가니스탄에 십년 넘게 돈 퍼부은 미국이 두손 두발 다 든 이유가 탈레반도 탈레반이지만, 아프가니스탄 지도부의 부정부패 때문이었대요. 밑빠진 독에 물붓기하다가 오바마 행정부때 부통령이었던 다혈질 바이든이 날아가서 만찬장에서 “니들 이따위로 할래? 이런 투로 벌컥 화를 낸 걸 다큐멘터리에서 봤어요. 그래서 2-3년 전에 욕 많이 먹으면서도 바이든이 예정대로 아프간에서 철군한 것도 (철군 약속은 트럼프가 했음에도) 부정부패에 넌더리 나서라고.. 현재도 여러 곳에서 비슷한 예가 많지 않을까요?

장맥주
앗... 사실 제가 잘 모릅니다. ^^;;; 그런데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미국의 원조를 받는 친미 정권이었고 또 미군이 내내 주둔하고 있기는 했어도 미국이 신탁통치를 한 건 아니지 않았나요? 행정과 통치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이 스스로 한 것 아닌지요? 저는 코소보 전쟁 때 서방이 개입해서 이후 UN이 코소보를 관리하면서 정치 체제를 만들었던 거 같은 형태를 생각했었어요.

소피아
맞아요. 행정과 통치는 스스로 했으니 신탁통치는 아니고 (미국이 넌더리낸) 친미 정권이었습니다. 제가 “신탁통치”개념이 정확히 없네요..

느려터진달팽이
그랬었군요.

소피아
저..저기, 저기요.. 제가 모르는 사이에 ‘고수’라는 단어 뜻이 바뀌었거나 (그냥 아무 말 많이 하는 자?), 말씀하신 고수가 쌀국수에 첨가하는 고수가 (이것도 이상하다..) 아니라면, 저기에 제 아이디 태그는 잘못 들어간 듯 합니다.
제가 벽돌책 모임 4개월차인데 (헉, 벌써 4개월?) 4권의 책 분야 모두 정식으로 배운 적이 단 한번도 없고, 심지어 출판계도 몰라요. 11월에 따라읽기 시작할 때는 그나마 관심있는 역사 분야라 (아마추어 애호가 수준?) 엉겹결에 했는데, 12월 철학 분야 —> 모름, 1월 & 2월 경제학 분야 —> 진짜 진짜 문외한으로 힘겹게 따라가는 중입니다. 독자 포지션으로도 다독가 아니고 (아, 요즘엔 워낙 독서 인구가 줄어드니 한 달에 한 권이상 읽으면 다독가 취급받을 수도 있겠군요?), 그냥 꾸준히 읽는 무지렁이 독자일뿐인데, 고수라니, 고수라니, 고수라니요.. 잘못 태그하신거라 믿습니다.
앞에 태그하신 두 분은 고수 맞고요, 심지어 셀럽이신 분들.

장맥주
저도 고수 전혀 아닙니다... ㅠ.ㅠ 문외한으로 힘겹게 따라가고 있는데 너무 부끄럽습니다. (쌀국수 먹을 때 고수 듬뿍 넣어 먹기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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