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2. <경제학자의 시대>

D-29
시티코프의 최고 책임자 월터 리스턴은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일이 가장 이상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달리 국가는 파산하지 않을 테니까"라며 수익성이 매우 높으면서도 안정성 역시 꽤 높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달러 가치가 치솟자 멕시코는 1982년 8월에 이자를 낼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다른 라틴 아메리카 나라도 하나둘 그 뒤를 따랐다. 연방 규제 기관이 나서서 이 빚은 훗날 갚을 가능성이 크다는 은행의 판단을 인정하며 시티코프와 몇몇 경쟁 은행을 살려냈다. 이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되풀이되는 어떤 양상의 초기 사례였다. 바로 사적 이익과 공적 구제였다. 한 대출 기관이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대외 은행들은 돈을 벌려고 나갈 때에는 자유 시장을 따르고 돈을 잃겠다 싶으면 국가에 기댄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05 ch.8,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2011년 연구에 따르면 1990년에서 2008년 사이 미국의 순고용에서 보인 증가분인 약 2730만 개 일자리는 대외 경쟁에서 보호 받는 부문에서 생겨났다. 그것은 특히 의료와 소매 부문에 집중해 있었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10 ch.8,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미국이 대외 무역 증진에 애쓴 지 75년이 지났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정부는 낙오자에게 보상하는 데 거의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클리츠는 이 실패를 강경한 어조로 비판하며 내게 말했다. "말로야 늘 승자가 패자에 게 보상할 수 있다고 하지만 승자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12 ch.8,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어제까지 8장을 읽으면서 고정환율과 변동환율, 그리고 유로화의 이야기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뜬금없이 암호화폐가 떠올랐습니다. 그리하여 @YG @장맥주 @소피아피님들을 비롯한 여러 고수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암호화폐가 투자로서의 가치는 차치하더라도 화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유시민씨와 정재승 교수가 문제로 의견이 갈라졌던 것 같기는 한데… 그믐 고수님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
고수는커녕 블록체인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있습니다. (책도 몇 권 읽고 인터넷에 나온 설명도 열심히 읽었지만 잘 모르겠어요. 그냥 머리의 한계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왠지 안 하면 안 될 거 같아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좀 샀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계속 가치를 유지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면 계속 가치가 유지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수 있건 없건 그냥 금덩이처럼...)
비트코인을 사셨으면 요즘 기분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 ^^ . 그런데 암호화폐는 정말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혹시 책걸상에서 암호화폐를 다룬 좋은 책을 선정해서… (쿨럭)
까먹은 돈도 많습니다. ㅠ.ㅠ
현재의 암호 화폐는 화폐보다는 환금성이 요기한 투자 상품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저는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나 글로벌 대안 암호 화폐(예를 들어, 한때 페이스북이 추진했던 달러 가치와 연동되는 페이스북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암호 화폐 등)의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YG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암호화폐가 현재의 화폐의 기능을 하기에는 너무 변동성이 심해서 그 기능을 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를 것 같습니다. 다만 투자가치로서의 의미는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영광의 정상에 올랐을 때 자신이 오른 사다리를 걷어차서 다른 이들이 뒤따라 오르지 못하도록 그 수단을 없애는 일은 매우 흔하면서도 영악한 술책이다 영국처럼 미국도 번영에 이른 자신들의 길을 다른 나나들이 따라오기를 바라지 않았다. (중략) 미국은 과테말라와 이란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전복되도록 도왔는데, 이들 나라가 미국식 자본주의에 크게 환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하준 교수님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책을 생각나게 하는 말입니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P. 431-432.,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저도 같은 책 생각했습니다. ^^
여기 소개된 책들 모두 탐나네요. 고수님들의 추천 감사합니다. 엉금엉금 뒤따라가고 있는데, 힘내보겠습니다. ^^
P.447에 보면 OECD가 몇몇 신흥 경제 국가를 회원으로 받아들으면서 자본 통제 폐지를 요구했고, 1994년 맥시코, 1995년 체코가 가입하고 곧 제정위기를 겪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도 1996년에 가입하고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는데… 이와 관련이 있을까요?
@롱기누스 네, 1997년 외환 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97년 외환 위기의 원인을 놓고서는 외인론 vs. 내인론, 정치 책임론 vs. 경제 원인론, 구조적 요인 vs. 우발적 공황 등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요. 이 모든 걸 갈무리해서 외환 위기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분석한 책이 경남대학교 지주형 교수의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책세상, 2011)입니다. 지주형 교수의 박사 학위 논문을 발전시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앞에서 언급한 장석준 선생님의 『신자유주의의 탄생』(책세상)과 같은 시리즈의 책이죠.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1997년의 위기를 결정적 계기로 해서 일어난 한국 정치경제의 신자유주의적 전환 과정을 지구 정치경제적 맥락 속에서, 그리고 이 전환을 이끌어낸 국내적·국제적 추진 세력과 그들의 기획을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분석한 저작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의 신자유주의적 전환 과정이 단순히 경제적 현상이 아니라 반민주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사회적정치적 현상임을 밝힌다.
또하나의 질문이 떠오릅니다. 결국 미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전략’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전술로서 효과를 보았던 것이었나요? (칠레, 인도네이시아의 사례를 보면서…)
저는 그보다 한참 수준 낮은 질문이 있는데요... 미국의 전략, 중국의 전략 등등을 이야기할 때 무슨 그 나라의 엘리트집단이 수십 년을 내다보고 대외 전략이나 국가운영 전략을 짜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정말 실제로 그런 건가요? ‘향후 제3세계 국가들이 기어오르지 못하게 사다리를 걷어차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개방을 전술로 활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장기적으로, 또 체계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브루킹스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 같은 싱크탱크에서 꾸준하게 제안하는 정책 방향이 있을 뿐인 건가요? 아니면 그조차도 없고 그때그때 정권에서 ‘오, 이 보고서 좋은데? 이대로 하면 다음 선거에 유리하겠어’ 하고 정책을 채택하는 걸 밖에서 보고 착각하는 건가요...? 무식한 질문 죄송합니다. ^^;;;
저도 @장맥주 님의 질문에 편승해서 숟가락만 하나 올려놓는다면, ‘자국우선주의’라는 정책방향만 정해졌을 뿐 나머지 이름 거창한 전략들은 모두 국내외 상황에 맞춰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이나 중국도 이렇게 헤매고 있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처맞기 전까지는… 그리고 연구재단이나 학자들도 스폰에 자유로울 수 없어서(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일단 돈을 받으면 물주의 의도에 맞춰 보고서가 작성이 되고 그렇게 작성된 연구보고서, 정책보고서 등은 그 당시 정권의 입맛에 맞으면 채택되는 운명(?)을 거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퓰리처상을 받은 기자인 팀 와이너가 익명의 소스나 루머를 전혀 인용하지 않고 전현직 CIA 국장 10명을 비롯해 실명 취재원만 인터뷰하고 공식 기록만 바탕으로 쓴 CIA의 역사가 있거든요. 『잿더미의 유산』이라고... 그런데 장기적인 대외 전략은커녕 엉망진창도 이런 엉망진창이 없더라고요. 너무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시도하다 망하면 의회에 둘러대는 말이 ‘전략 작전 수행이었다’는 이야기이고. 예전에는 미국과 중국은 수십 년 뒤를 준비하는데 한국은 아무 전략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역시 대국은 다르구나’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게 다 음모론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르겠습니다. 일루미나티 한국지부장이 이 글을 보면서 “모든 건 계획대로다”라며 웃음 지을지. ^^
<잿더미의 유산> 뭔가 엄청날 것 같은데 (이런 주제 좋아함) 절판이네요?
아, 절판인가요? 제 기준 무조건 읽어야 하는 필독서까지는 아니긴 한데 절판이라니 아쉽네요. 책에 나오는 CIA의 짓거리가 엄청나긴 엄청난데, ‘엄청난 악행을 저질렀다’보다 ‘바보짓을 엄청나게 많이 저질렀다’에 가깝습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증정][김세진 일러스트레이터+박숭현 과학자와 함께 읽는]<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도서 증정] 1,096쪽 『비잔티움 문명』 편집자와 함께 완독해요[📚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의 재미, 다시 한 번 더!
[📚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반가운 모임지기들, 라아비현과 꼬리별
[라비북클럽]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 같이 한번 읽어봐요 우리[밀리의 서재로 📙 읽기] 23. 종이 동물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바쁘지만 책은 읽고 싶어 by Oncoazim
올해 가을엔 산에 가야지 머리는 차갑게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극과 극은 통한다!
[도서증정][김세진 일러스트레이터+박숭현 과학자와 함께 읽는]<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