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01. <광인>

D-29
아울러 덧붙이면, 스티븐 킹의 말 처럼 글쓰기가 정신감응이라고 할 때에, 송신자와 수신자가 모두 한 시대에 있어서 감응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물리적인 형태로 남아있는 예술 작품이 건조한 시간의 흐름을 지나 정신감응을 할 수 있는 수신자를 만나게 된다면 비로소 그것도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별사탕777 그리고, 말씀하신 것과 관련해서 또 다른 생각할 거리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다른 분들 의견도 듣고서 풀어볼게요. :)
어머나 어머나.... 완독하고 방송들었는데, 책 읽을 때의 충격보다 방송이 더 충격적인데요???? 방송 댓글에 썼지만, 저는 하진이 너무 저랑 비슷해서 너무 감정이입이 됐어요. 해원의 집착이 스물스물 들어났을때(저는 해원이 "이제까지 어머니를 위해 살았듯 하진을 위해 살고 싶었다" 라고 말했을때 직감했거든요.. 이남자 위험하다.) 다름분들 의견 더읽고, @YG 질문에 답들도 달아보겠습니다. 그러면, 생각 정리가 조금 더 되려나요?
동감. 저도 "누굴 위해 산다는"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요. :)
@토끼풀b @별사탕777 @롱기누스 @세바공 저는 이런 생각도 해봐요. 대다수가 예술 작품 창작의 고유성을 특정 예술가 개인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걸 당연시합니다. 세 분이 말씀하신, 당대에 인정받지 못하는 예술 작품이 시간을 견뎌서 후대에라도 인정받게 되면 (설사 당대에 예술가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불행했더라도) 그 인생을 잡아먹은 예술의 가치는 살아남는다고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그게 꼭 그럴까요? 예를 들어, 저는 고흐가 창작열을 불태우지 못해서 그의 걸작이 세상에 남지 못했더라도, 후대에는 그 작품을 대신하는 그래서 수용자에게 비슷한 감동을 주는 다른 걸작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대에 성공해서 고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먹고 잘살았던 셰익스피어도 마찬가지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없었더라도 후대에 그것과 비슷한 감동을 낳는 또 다른 작품들이 분명히 있었으리라는 거예요. 그러니, 예술가 개인 처지에는 '이건 나만 쓸 수 있는 작품이야' '이건 나만 작곡(연주)할 수 있는 음악이야' '이건 나만 쓸 수 있는 기사야' '이건 나만 만들 수 있는 위스키야' 같은 생각이야말로 지극히 예술가 개인의 나르시시즘 아닐까요?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그러니, 인생이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인생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개똥 예술관입니다! :)
남이 해도 되지만, 내가 하고 싶다는… 어떻게 보면 아집처럼 보이는 집착과 끈기가, 나르시즘이라고 단순이 정의될 수 없는거 아니냐고 반박해봅니다. 세상에 자기의 존재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욕망도 불멸을 원하는 마음과 닿아있다고 어디서 들었어요. (지대넓얕이었던것 같은데) 누군가는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금 내 눈앞에서 결과로 이어지는 일들을 할 수도 있지만 (유전자를 남기는 것도 불멸을 향한 욕망에 하나라고 하니까), 예술을 위해 인생을 바친 그들은, 그것이 그들의 인생자체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있다는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죠. 저는 예술가는 아니지만, 오타구(?)적인 성향이 과도한 직업군에 있어서 인지, 준연과 하진에게 많이 공감하며 읽었거든요 :) 나르시즘때문에 사랑에 실패한 주인공들이라는 평에 (방송에서), 사알짝 상처 받았어요… 꼭 타인을 향한 사랑만 사랑일까요?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의 꿈을 사랑하는 것이… 그리고 그런 사랑을 위해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것이, 타인을 너무 사랑해서 과오를 범하는 해원이나, 해원의 부모보다 못하거나 나쁜걸까요? 답답하거나 무용하다는 판단은 그 나름의 폭력적이라는 생각에 울컥 하네요 ㅋㅋㅋ
@세바공 님! 울컥하게 해서 죄송해요. 그래도, 저는 예술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 자신과 자기를 아끼는 사람을 몰아붙이는 일은 말리고 싶어요. :) 그렇다고, 준연이나 하진 대신에 해원이나 해원의 부모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습니다. 그건 그것대로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몰아붙이는 일이니까요.
의견이 완전 정반대라 너무 재밌어요 :) (울컥은… 약간 흥분했다는 얘기였어요) 학생들에게 꿈을 파는 일을 해서 그런지, 아직 완전 동의는 안되지만, 그래도 저보다 살짝 어른이시니까, 저도 경험이 조금더 쌓이면 바뀔수도… 아니면 더 강화될 수도 있겠죠? ㅋㅋㅋ 그래도 @YG 과 제가 같이 동의하는건 나의 사랑때문에 타인에게까지 악한영향이 미치면 안된다 정도는 되겠네요 :)
@세바공 저는 학생들 꿈 파괴자거든요. :)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등. (책도 낼 예정이에요.)
세상엔 여려결의 사람들이 공존하니까요^^ @yg님의 role 이있고, 또 저의 롤이 있구요 :)
@세바공 님의 선한 영향력으로 자기 꿈을 좇으면서 자기도 타인의 삶도 함께 고양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어머나, 이렇게 따뜻한 새해인사라니^^ 눈꼽만큼 작은 영향력이라고 선한의도가 가득 담기게 노력하겠습니다 👋
예술은 예술 그 자체로 즐길 뿐이었지, 그동안 예술과 인생의 연관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걸 이번에 많이 느껴요. 아마도 저는 창작자나 예술가의 입장에서 살아본적 없는 사람이라 더 그랬었나봐요. '예술보다 인생이 먼저다' 라는 포인트에서 YG님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 하진이 제 가족이나 친구였다면 저도 하진의 뜻을 이해하고 지지해주기보다는 해원처럼 하진을 설득하려고 애를 썼을것 같아요. 근데요,, 좀 더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보면.. 저는 인생보다 예술이 먼저인 사람들이 계속해서 있어주면 좋겠어요. 인생을 갈아넣고 혼을 불태워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작품들을 계속 볼수 있길 바래요. 늘 그것들을 취하기만 하는 수용자(혹은 소비자?)의 아주 이기적이고 모순된 마음이죠..?(-ㅅ-)...
@토끼풀b 그렇죠. 방금 말씀하신 대목이 중요할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은 예술을 향유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지, 그게 어떻게 생산되는지는 관심이 없고. 대중이 접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게 성공한 극소수의 사례이고. 그러다 보니, 아주 많은 사람이 그 가능성 없는 시스템에 멋도 모르고 유입되고, 청춘과 시간과 재능을 날리고, 그러다 자기도 주변 사람도 불행해지고. 저는 소설 속 준연과 같은 사례를 많이 알고 있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그 시스템이 유지되는 데에 관심을 두면 많은 것들이 나아질 텐데요; 저도 아주 이기적으로는 뚝심 있게 자기 예술을 개척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역사나 현실 속의 그런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모두 이랬어요. 일단 명성을 얻기까지, 심지어 명성을 얻지 못하더라도 주변에 든든한 후원자나 혹은 그 예술가 때문에 뼈를 갈아서 착취 당하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있었죠. :( 전자는 그나마 나은 경우고, 후자는 정말 불행한 경우고. 소설 속 준연만 하더라도 해원이 1,000만 원을 선뜻 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세바공 님, 오디오 클립 댓글 도발적이던데. 한 등장 인물의 '캐붕'에 대한 이야기. 이곳에도 옮겨 주세요!
도발적이었나요?? 도발은 아니었구… 다른 시선을 나누고 싶었던건데^^ 예의가 없었다면 죄송해요. 일단 사과먼저 :) 가서 카피해서 올께용.
여기 가져왔습니다! —— 박평님의 나르시스트들이라는 해석에, 소설을 읽을때 보다 더 놀랐어요. 저는 하진에게 100%이입해서 읽었고 소설이 끝날때도 하진이 너무 불쌍했거든요. 제 감상은, ‘이책은 준연의 예술을 향한 광기로 시작해서, 해원의 광기로 끝나는 소설이다’입니다. 광기의 정도와 비례하게 등장인물의 말이 길었고, 뒤로갈 수록 하진의 목소리가 없어진건 캐붕이 아닌, 해원의 광기의 향연이라고 느꼈구요. 세상엔 건강하고 존경스러운 광기와 해악스러우면서 무책임한 광기가 공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목이 <광인들> 이아닌 <광인>인 이유가 거기 있다고 생각했어요. —— 첨언하자면, 뒤로 갈수록 하진의 매력이 떨어져보인건, 해원의 미쳐감을 보여주려는 작가님의 의도였다고 제 맘대로 해석했어요. 문제작/미쳤다/왜이래… 맞는거 같아요. 감상이 이렇게 갈리니 너무 재미있어요. 책수다!!!
이 소설에서 후반부에 하진이 그렇게까지 무너져버린게 가장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었는데, 세바공님 해석을 보며 그럴수도 있겠다- 하고있어요.(끄덕끄덕)
정말 다행이에요... 완전 혼자 딴생각하고 있는 걸까하고 살짝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감사해요, @토끼풀b 님.
@롱기누스 이 시대 대한민국에 사는 40대들의 인생관, 직업관, 연애관을 잘 표현한다는 얘기 너무 와닿습니다. 약간은 끈적하고 질척거리는 느낌을 주고받는다는 감상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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