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책

D-29
지역민의 서울 선망과 서울에서 지역민으로서 겪은 차별과 수치의 경험, 지역 뉴스가 중앙 뉴스에서 소외되는 이유는 서로 다른 구조적 오류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기억들은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이다. 서울 집권화는 우리 삶에 스며있다. 서울 집권화는 뉴스 산업 안팎에도 고루 배어있다. 원인에 영향을 미치고, 그 자체가 결과의 일부이기도 하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186, 김인정 지음
맥락이 있는 사회 문제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보도할 것인지가 매우 의도적인 선택이며, 맥락이 있는 사건에서 맥락을 도려낸 채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공평한 비율'로 나열하는 건 실상 중립과 거리가 멀다. '갈등'이나 '논란'이라는 말을 제목으로 단 기사가 (중략) 중립적인 척하는 데 불과하지는 않은지, 맥락을 자르지는 않았는지, 갈등과 논란을 단순히 중계하고 있지는 않는지, 중계한다는 명분으로 갈등을 재생산하거나 오히려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니까 언론 스스로가 갈등을 만드는 행위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되어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02-203, 김인정 지음
최근 5년...거주지가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라는 지역사람들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기까지 한...3년 정도 걸린 거 같다. '나는 완주에 온 지 5년이 넘었으니 이제 완주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 켠 '그래도 나는 서울에서 자라고 배운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아주 안 하기가 어려운 듯. 가족, 학연, 지연 등 모든 연고가 전라도인 사람들이 주변에 제법 있는데, 이주민인 나는 여기서 정말 혼자고 기댈 곳도 나를 지지하거나 지원해줄 자원도 없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 언제든 상황에 따라 여기를 가볍게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게 아주 서운하지도 않아.
저항을 무효화하는 효과적인 방식은 억압된 자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 저항이야말로 갈등의 범인이라고 지목하는 것이다. 이는 원인과 결과를 뒤집는 일이다. 왜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교묘하게 맥락을 지우는 일이다. 언론은 갈등상황을 '화해'가 필요하고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며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사회적 갈등의 효용은 매우 분명하다. 구조적인 오류를 수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다. 억압의 맥락을 자른 보도는 억압을 재생산하고 기존 질서를 공고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곤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06-207, 김인정 지음
3장 내 원픽 문장이었는데... 중략한 부분까지 같네??? 소오름....ㅋㅋㅋ
ㅋㅋㅋ
많은 경우 언어와 기술, 자원은 동등하게 주어져 있지 않다. 자신의 고통을 더 잘 말할 수 있는 계층과 계급, 무리가 정해져 있게 마련이다. 고통을 잘 말한다는 건 그러니, 때론 부족한 자원을 두고 벌이는 각축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하는 방법론이 되기도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23, 김인정 지음
그들의 살갗과 나의 살갗의 색이 비슷하지 않다는 감각은 나와 덜 닮은 고통에서 나를 분리하고, 몰아내고는 했다. 모국의 공동체 안에서는 허우적대지 않고 바로 잡아채 느낄 수 있었던 직관적인 감정이입으로부터 나를 걷어차 내는 것만 같았다. (중략) 이러한 염려 위로, 백인 기자들이 세계 분쟁 지역 어디에서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그 사안의 최고 전문가인 양 특파원으로서 보도를 한다는 사실이 불편스레 포개져 올 때도 있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46, 김인정 지음
한 공동체가 슬퍼하기로 결정한 죽음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가 욕망하는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를 생각하도록 주어의 영역을 확장해준다. '무엇을 애도하는 사회인가', '이 죽음은 애도할 만한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는 과정은, 적어도 그 사회에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정도는 눈치챌 수 있게끔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59, 김인정 지음
보도란 '누군가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일이고, 그 하나하나의 고통 역시 누군가에게 속한 것이기에, 취재를 통해 고통에 침범하는 일은 결국 누군가의 삶에 침입하는 일이었다. 어떤 고통이 문제라고 말하는 건, 고통이지만 끝내 당신의 것인 무언가가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왜 이걸 취재하는지 잘 이야기하고 동의를 받은 것만으로는 다 무를 수 없는, 취지가 좋은 것만으로는 다 메울 수 없는, 취재 자체가 사람들에게 남기는 상처가 있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120, 김인정 지음
저항을 무효화하는 효과적인 방식은 억압된 자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 저항이야말로 갈등의 범인이라고 지목하는 것이다. 이는 원인과 결과를 뒤집는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교묘하게 맥락을 지우는 일이다. 언론은 갈등 상황을 '화해'가 필요하고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며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 그러나 사회적 갈등의 효용은 매우 분명하다. 구조적인 오류를 수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다. 억압의 맥락을 자른 보도는 억압을 재생산하고 기존 질서를 공고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곤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206, 김인정 지음
한 공동체가 슬퍼하기로 결정한 죽음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가 욕망하는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를 생각하도록 주어의 영역을 확장해 준다. '무엇을 애도하는 사회인가', '이 죽음은 애도할 만한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는 과정은, 적어도 그 사회에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정도는 눈치챌 수 있게끔 한다. (...) 파편으로밖에 남을 수 없는 외로운 사적 애도를 위해 공동체가 함께 해 줄 수 있는 일은, '왜', '무엇을', '어떻게'와 같은 구성성분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여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것 정도다. 공적 애도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자주 화두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발하고 싶은 여자들 - 청년여성들의 자살생각에 관한 연구 259-260, 이소진 지음
@모리이 @conormj @DAL @Hyoung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을 기사로 접하면서, 어느 순간, 기사를 훑으며 분노하고, 슬퍼하고, 안타까워 하다가 기사를 닫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반복되는 게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스스로 답답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구경 그 이상의 것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기사 보기를 멈춰버렸어. 그런데 그것도 뭔가 찜찜하긴 한 거야.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니까. 거기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작가의 엄청난 사유에 감동받기도 하고, 그동안 내가 해결하지 못한, 어떤 질문에 답을 찾은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 정말, 마음 같아서는 다 밑줄 긋고 싶을 정도로 좋은 부분이 너무 많은 책. (아직 2장까지밖에 못봤지만) 어떻게 보면, 직업적 특성상, 더 냉소하고, 비관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지 않고 계속 고민하고, 사유하고, 답을 찾아가고,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해나가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참 좋더라. 근황도 나누고 싶고, 이야기도 편하게 하면 좋은데, 지하철이라 편하게 이야기 못할 것 같아서 일단 글 남겨요!! 이따 만나!!
즐거운 모임이었습니다! 담달에 봐유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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