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책

D-29
올리고 보니 같은 구절! ㅋㅋㅋㅋ
쉬는 걸 보이지 않아야 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고쳐져야 하는 건 보이는 인프라나 환경만이 아니라 이들을 어둑한 땅속으로 밀어넣고서 깐깐한 고용주라도 된 것처럼 노동과 쉼을 고작 자신의 눈에 띈 장면만으로 평가하는 무례함이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124, 김인정 지음
마음이 아팠던 문장...아파트 뿐만아니라 학교에도 회사에도 마트에도 어디에나 있고 대게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운 사람들...
<공감의 배신>에서 폴 블룸이 이갸기했득,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공감은 지금 여기 있는 특정 인물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스포트라이트’와도 같아서 ‘그 사람들에게 더 마음을 쓰게 하지만, 그런 행동이 야기하는 장기적 결과에는 둔감해지게 하고, 우리가 공감하지 않거나 공감할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은 보지 못하게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148, 김인정 지음
오드리 로드는 ‘내 말 좀 들어달라고 울부짖는 곳에서, 우리는 이들의 언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함께 읽고 서로 나누며, 그 말이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 문장의 주어는 ‘여성들’이었지만, 어떠한 다른 고통받는 타인으로 바꾼다해도 그 의미는 통할 것이며, ‘우리 삶과의 관련’은 닮음이라는 단순한 공통점 너머에도 분명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155, 김인정 지음
상실의 과정에서 인간은 기억을 재료로 애도를 이어간다.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논의하고 되새겨야 하는 공적 애도의 상황에서, 언론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대개 기억에 관한 것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때의 애도는 문장으로 완성하고, 이음새를 잘 봉합해야 한다. ~ 파편으로밖에 남을 수 없는 외로운 사적 애도를 위해 공동체가 함께해 줄 수 있는 일은, 왜, 무엇을 어떻게와 같은 구성성분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여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것 정도다. 공적 애도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자주 화두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260, 김인정 지음
요 문장 나도 밑줄쳤어요.
나도!
그렇지만 우리는 정말 약자를 위해서 말하고 있나. 자신의 고통을 특별한 서사로 만들어줄 것을 기대하며 취약한 부분을 드러낸 사람들을 제대로 지키고 보호하고 있나. 뉴스 뒤에 이어질 그 사람의 삶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나. 모자이크를 하면 될까. 이름을 가려주면 그만일까. 재연 배우를 썼다면 조금 더 과감하게 카메라를 움직여도 되는 걸까. 나는 다시 저울을 들고서, 보여줌의 효용성과 유해성 사이에서 취해야 할 균형이 무엇인지를 따져보게 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224, 김인정 지음
그래도 드물게,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매듭지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뉴스룸의 속보 경쟁에서 내려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 때도 결국 고통이 보였다. 좋은 사람이 아니게 될 가능성을 겁내면서도 '직업의 땔감'으로 고통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닌지 되묻게 되었지만 그쪽으로 자연스레 다시 눈이 갔다. 연민을 느껴서? 외면할 수 없어서? 해결해 보고 싶어서? 숱한 사례 중에 바로 이게 지금 이야기되어야 할 시대적 문제라는 판단이 들기 때문에? 아직 답을 다 찾지는 못했고, 여전히 타인의 고통을 집어들어 바라보고 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226, 김인정 지음
고통을 언제 보여줘야 하고 언제 보여주지 말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고통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하고 응시를 참아내야 하는가? 고통을 얼마나 보여주고, 또 가려야 하는가? 보여주기의 윤리와 보여주지 않기의 윤리는 누구를 지키는 것이며 누구를 위한, 향한 것인가?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167, 김인정 지음
지역민의 서울 선망과 서울에서 지역민으로서 겪은 차별과 수치의 경험, 지역 뉴스가 중앙 뉴스에서 소외되는 이유는 서로 다른 구조적 오류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기억들은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이다. 서울 집권화는 우리 삶에 스며있다. 서울 집권화는 뉴스 산업 안팎에도 고루 배어있다. 원인에 영향을 미치고, 그 자체가 결과의 일부이기도 하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186, 김인정 지음
맥락이 있는 사회 문제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보도할 것인지가 매우 의도적인 선택이며, 맥락이 있는 사건에서 맥락을 도려낸 채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공평한 비율'로 나열하는 건 실상 중립과 거리가 멀다. '갈등'이나 '논란'이라는 말을 제목으로 단 기사가 (중략) 중립적인 척하는 데 불과하지는 않은지, 맥락을 자르지는 않았는지, 갈등과 논란을 단순히 중계하고 있지는 않는지, 중계한다는 명분으로 갈등을 재생산하거나 오히려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니까 언론 스스로가 갈등을 만드는 행위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되어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02-203, 김인정 지음
최근 5년...거주지가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라는 지역사람들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기까지 한...3년 정도 걸린 거 같다. '나는 완주에 온 지 5년이 넘었으니 이제 완주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 켠 '그래도 나는 서울에서 자라고 배운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아주 안 하기가 어려운 듯. 가족, 학연, 지연 등 모든 연고가 전라도인 사람들이 주변에 제법 있는데, 이주민인 나는 여기서 정말 혼자고 기댈 곳도 나를 지지하거나 지원해줄 자원도 없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 언제든 상황에 따라 여기를 가볍게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게 아주 서운하지도 않아.
저항을 무효화하는 효과적인 방식은 억압된 자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 저항이야말로 갈등의 범인이라고 지목하는 것이다. 이는 원인과 결과를 뒤집는 일이다. 왜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교묘하게 맥락을 지우는 일이다. 언론은 갈등상황을 '화해'가 필요하고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며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사회적 갈등의 효용은 매우 분명하다. 구조적인 오류를 수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다. 억압의 맥락을 자른 보도는 억압을 재생산하고 기존 질서를 공고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곤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06-207, 김인정 지음
3장 내 원픽 문장이었는데... 중략한 부분까지 같네??? 소오름....ㅋㅋㅋ
ㅋㅋㅋ
많은 경우 언어와 기술, 자원은 동등하게 주어져 있지 않다. 자신의 고통을 더 잘 말할 수 있는 계층과 계급, 무리가 정해져 있게 마련이다. 고통을 잘 말한다는 건 그러니, 때론 부족한 자원을 두고 벌이는 각축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하는 방법론이 되기도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23, 김인정 지음
그들의 살갗과 나의 살갗의 색이 비슷하지 않다는 감각은 나와 덜 닮은 고통에서 나를 분리하고, 몰아내고는 했다. 모국의 공동체 안에서는 허우적대지 않고 바로 잡아채 느낄 수 있었던 직관적인 감정이입으로부터 나를 걷어차 내는 것만 같았다. (중략) 이러한 염려 위로, 백인 기자들이 세계 분쟁 지역 어디에서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그 사안의 최고 전문가인 양 특파원으로서 보도를 한다는 사실이 불편스레 포개져 올 때도 있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46, 김인정 지음
한 공동체가 슬퍼하기로 결정한 죽음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가 욕망하는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를 생각하도록 주어의 영역을 확장해준다. '무엇을 애도하는 사회인가', '이 죽음은 애도할 만한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는 과정은, 적어도 그 사회에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정도는 눈치챌 수 있게끔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259, 김인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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