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책

D-29
사람들은 이제 보고 싶은 것을 본다. 바라는 것을 본다. 정확히는 그렇게 사는게 가능해졌다. 편향은 온라인에서 우리가 드러낸 자기 정체성과 취향의 결과물이다. 우리가 엉망이기에 우리의 소망 역시 엉망일 수 있다는 걸 잊고, 자신의 엉망이 반영된 볼거리를 편하기 즐길 수 있게 하는 기술이 완성형에 가까워졌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53, 김인정 지음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할 게 뻔한데도, 혹은 느리게나마 변화가 오더라도 여기까지 닿지 못할 수 있는데도 그의 고통을 속속들이 보여달라고 하여 기록하고 알리는 일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무례하고 염치없는 일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눈치했다. 그저 고통의 착즙기처럼 한 방울까지 쥐어짜고 있다는 자각.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젊지만 낡아빠진 기자스러운 다짐은 어쩌면 약자에게 목소리를 빼앗겠다는, 그들의 말을 고르고 편집하여 내보낼 권한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말의 위선적인 버전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82, 김인정 지음
나도 밑줄!
보이지 않는 고통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지면과 화면에 잘 옮겨진 타인의 고통을 수집하고 감상하는 사이에 '보여줄 수 없는 고통'과 '보이지 않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96, 김인정 지음
요것도!! 밑줄이 비슷비슷하고만! ㅎㅎ
전자파가 수십 년에 걸쳐 인체에 영향을 주고 질병을 자라게 하는 과정은 카메라라는 매체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니다. 사방에 흩어져 있던 질병의 흔적을 궤어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할 때에야 고통은 비로소 형체를 입는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98, 김인정 지음
보도란 '누군가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일이고, 그 하나하나의 고통 역시 누군가에게 속한 것이기에, 취재를 통해 고통에 침범하는 일은 결국 누군가의 삶에 침입하는 일이었다. 어떤 고통이 문제라고 말하는 건, 고통이지만 끝내 당신의 것인 무언가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왜 이걸 취재하는지 잘 이야기하고 동의를 받은 것만으로는 다 무를 수 없는, 취지가 좋은 것만으로는 다 메울 수 없는, 취재 자체가 사람들에게 남기는 상처가 있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 121, 김인정 지음
나도 이 부분 올리려고 하던 참이었구만 ㅎ
나도 여기 밑줄~
올리고 보니 같은 구절! ㅋㅋㅋㅋ
쉬는 걸 보이지 않아야 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고쳐져야 하는 건 보이는 인프라나 환경만이 아니라 이들을 어둑한 땅속으로 밀어넣고서 깐깐한 고용주라도 된 것처럼 노동과 쉼을 고작 자신의 눈에 띈 장면만으로 평가하는 무례함이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124, 김인정 지음
마음이 아팠던 문장...아파트 뿐만아니라 학교에도 회사에도 마트에도 어디에나 있고 대게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운 사람들...
<공감의 배신>에서 폴 블룸이 이갸기했득,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공감은 지금 여기 있는 특정 인물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스포트라이트’와도 같아서 ‘그 사람들에게 더 마음을 쓰게 하지만, 그런 행동이 야기하는 장기적 결과에는 둔감해지게 하고, 우리가 공감하지 않거나 공감할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은 보지 못하게 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148, 김인정 지음
오드리 로드는 ‘내 말 좀 들어달라고 울부짖는 곳에서, 우리는 이들의 언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함께 읽고 서로 나누며, 그 말이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 문장의 주어는 ‘여성들’이었지만, 어떠한 다른 고통받는 타인으로 바꾼다해도 그 의미는 통할 것이며, ‘우리 삶과의 관련’은 닮음이라는 단순한 공통점 너머에도 분명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155, 김인정 지음
상실의 과정에서 인간은 기억을 재료로 애도를 이어간다.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논의하고 되새겨야 하는 공적 애도의 상황에서, 언론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대개 기억에 관한 것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때의 애도는 문장으로 완성하고, 이음새를 잘 봉합해야 한다. ~ 파편으로밖에 남을 수 없는 외로운 사적 애도를 위해 공동체가 함께해 줄 수 있는 일은, 왜, 무엇을 어떻게와 같은 구성성분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여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것 정도다. 공적 애도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자주 화두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260, 김인정 지음
요 문장 나도 밑줄쳤어요.
나도!
그렇지만 우리는 정말 약자를 위해서 말하고 있나. 자신의 고통을 특별한 서사로 만들어줄 것을 기대하며 취약한 부분을 드러낸 사람들을 제대로 지키고 보호하고 있나. 뉴스 뒤에 이어질 그 사람의 삶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나. 모자이크를 하면 될까. 이름을 가려주면 그만일까. 재연 배우를 썼다면 조금 더 과감하게 카메라를 움직여도 되는 걸까. 나는 다시 저울을 들고서, 보여줌의 효용성과 유해성 사이에서 취해야 할 균형이 무엇인지를 따져보게 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224, 김인정 지음
그래도 드물게,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매듭지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뉴스룸의 속보 경쟁에서 내려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 때도 결국 고통이 보였다. 좋은 사람이 아니게 될 가능성을 겁내면서도 '직업의 땔감'으로 고통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닌지 되묻게 되었지만 그쪽으로 자연스레 다시 눈이 갔다. 연민을 느껴서? 외면할 수 없어서? 해결해 보고 싶어서? 숱한 사례 중에 바로 이게 지금 이야기되어야 할 시대적 문제라는 판단이 들기 때문에? 아직 답을 다 찾지는 못했고, 여전히 타인의 고통을 집어들어 바라보고 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226, 김인정 지음
고통을 언제 보여줘야 하고 언제 보여주지 말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고통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하고 응시를 참아내야 하는가? 고통을 얼마나 보여주고, 또 가려야 하는가? 보여주기의 윤리와 보여주지 않기의 윤리는 누구를 지키는 것이며 누구를 위한, 향한 것인가?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167, 김인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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