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D-29
[개복치] 편을 읽기 직전 인터넷 검색창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개복치 이름은 들어본 듯한데 생김새는 몰랐거든요.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겼구나' 생각하며 읽는데, "개복치 꼬리 부근에서 소리없이 조그만 회갈색 잠수함이 솟아올랐다."(170쪽)라는 묘사를 보고 '그럴싸하다!'라며 맞장구를 치게 되더군요. 선우가 바닷 속 모험에서 "말이 엄청 많고 다리 한쪽이 없는" 대게를 만나 기뻤습니다. 그 대게가 선우의 작은엄마에게 안부인사를 전하는 걸 보니, 분명 에브게니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에, 에브게니의 안부가 궁금했는데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우가 검은 정장 사람을 만나고, 에브게니를 만나고 하는 걸 보니,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하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그렇다면 선우의 하얀 인형을 찾아준 "빨판 상어"는 [상어] 편의 그 "루비처럼 붉은" 그 상어였을까요?
그쵸? 예브게니 맞는 것 같은데... 헤어질 때 작은 엄마한테 안부 전해달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선우 작은 엄마가 작가님인가? 갸우뚱했습니다. (물론 작품내에서요 ㅎ) 근데 그런 단서를 끝까지 읽을 때까지 못 찾아서리... <대게>를 다시 읽으면서 위원장님이 둘째였던가 하는 단서를 찾으려고 했는데 <대게>에서도 <개복치>에서도 관계는 못 찾았네요. ㅎㅎ
작품 서두에 '선우는 열한 살이다. 선우는 남자아이다. 선우는 인형을 좋아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종합한 결과 현재 선우의 삶은 쉽지 않았다'라고 시작하는데요. 이 문장을 읽고 예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한7,8년 전의 일이었던 것 같은데요. 동네에서 어떤 남자 아이를 본 적이 있어요. 한 6, 7 살 정도쯤으로 보이는. 그 남자아이가 굵은 구슬 목걸이를 목에 걸고 손에는 바비 인형같은 마론인형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쟤는 남자애가 저 인형을 들고 다니네...... 솜인형도 아니고.'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종합한 결과 현재 선우의 삶은 쉽지 않았다.'와 연결되는 그런 생각인거죠. 아이의 성향이야 모르고 크면서 어떻게 자랄지 모르면서도 그 나이에 목걸이를 하고 마론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 것 만으로도 쟤는 저렇게 다니면 다른 남자아이들하고 어울리기 쉽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 기억을 까맣게 잊고 <개복치>의 첫 부분을 읽고 나서 '아니, 남자애도 인형 좋아할 수 도 있지. 그런 걸로 삶이 쉽지 않다까지 나가는 건 오바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다 불현듯 앞서 언급한 저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스스로의 모습이 창피하더라고요.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 못한다더니 날 보고 하는 말이었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견 있던 적 있었으면서 마치 원래 편견 없고 깨어있는 사람인 양....... 옛 기억을 떠올리며 조심스레 <개복치>를 읽었습니다. 개복치가 멘탈 약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것 정도와 개복치의 모습 정도만 알았지 정확히 어떤 생물인지는 몰랐기에 어떤 멘탈 약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을 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책을 읽고 나서 개복치에 대해 검색을 해봤습니다. 개복치는 별영향을 받지 않는 생물이더군요. 잘 죽지도 않고 피부도 엄청 단단하고 질기고 덩치도 어마무시하게 크고 사실상 천적도 없고 말이죠. 깊은 물속에서 유유히 자신의 인생을 사는 생물이더군요. <개복치>의 말미 선우와 아빠와의 대화를 보며 개복치처럼 우리 모두 남과 싸우지 말고, 남을 편견으로 보지 말고 자신만의 방식을 잘 찾아 자신만의 인생을 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작 중 화자가 저자에서 저자의 조카로 바뀌고 1장의 대게 예브게니가 재등장했는데 마지막에는 모두 만나서 그동안의 떡밥을 다 회수할 지 궁금합니다. 예브게니의 등장이나 배경이 확장되어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치가 올라갔습니다
다 읽으면서도 조카인 줄 몰랐네요. 허허. 갑자기 선우란 아이는 왜 나오지.. 근데 재밌다. 시끌벅적하고 발랄한 아이 말고, 얌전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알려져야 하지 암암.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개복치는 실제와 허구를 넘나들지만 사실이라고 믿고 싶을 만큼, 선우가 개복치를 마주한 이후에는 아마 조금은 다른 삶을 살게되지 않을까 싶다.
저는 <개복치>편에서 선우, 개복치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소설의 핵심이 무엇인지 잘 안 잡히는 느낌이었어요. 선우에 대해 묘사한 부분을 저는 이 정도로 인식했어요. '또래와 문제를 겪고 있다', '11살인데 인형을-그것도 색깔별로-지니고 다녀야 마음이 편할 정도로 불안정한 정서 상태다', '인형은 선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따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개복치란 무엇인가? 이 소설에서 개복치의 역할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젠더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일까 싶었는데 그런 것 같진 않고요. 하지만 @게으른독서쟁이 님이 남기신 글을 읽어보니 이 작품을 '편견'과 묶어 읽는다면 잘 꿰어진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이 작품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와 별도로 소설은 영롱하고 귀엽고 조카들이 좋아할 이야기일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 검은 정장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정의내리기 더 어려워진 작품!
검은 정장 사람이 점점 친절한 보디가드 분위기로 바뀌네요. 정체가 뭔지 헷갈리네요. 저도 개복치 이미지가 딱 떠오르지 않아 검색해봤습니다. 예브게니의 등장도 반가웠습니다.
<개복치> 편은 마치 번외편 같았어요. 선우의 짧은 모험을 함께하면서 어린 시절에 펼쳤었던 상상의 나래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되기도 했고요. 쉽지 않다는 선우의 삶은 '다름'에 기인한 것이겠죠. 돌고래가 아무리 밀고 부딪쳐와도 그냥 뒤집히거나 다른 데로 간다는 개복치처럼, 누군가 찌르고 베는 말들에 선우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길 바라요. 그러고 아빠 말대로 "안 싸우면 제일 좋지만", "그렇게 크거나 강하지 않아" 싸우지 않을 도리가 없을 때는 다른 크거나 강하지 않은 존재들과 힘 합쳐서 힘껏 싸우길 바라고요. 항복하지 않고!
선우 아빠가 매력적입니다. 처음엔 건조한 사람 같았는데 담백한 사람이었어요. 선우의 말에 진심으로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이 좋네요. 아이에게 식상한 정답 대신 모른다고 고백하는 아빠가 용기있는 어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화자가 작가가 아닌 작품은 이 단편이 처음이네요. 선우의 성격과 개복치와 연결되는게 보이네요.
새로운 등장인물 ‘선우’를 환영하는 마음이 크게 일어났어요.^^ 선우가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혹은 다른 아이인지 따지지 않는’(p.145) 인형을 필요로 하는 것도 십분 공감 되었구요. 마지막 장면까지 읽고 나선 선우가 위원장님과 ‘나’의 아들이 아닐까, 아들이면 좋겠다, 이런 마음도 일어났습니다. 참! 개복치를 찾아보고 그 생김새가 묘하게 귀여워서 키득거리며 웃었습니다.
4-1 개복치에 대해 알게 되었네요. 거대한 개복치가 왜 선우를 보고 싶어했을가요? 선우에게 나타난 검은 덩어리의 존재가 단순히 해양정보원의 조사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존재였네요. 더구나 앞서 나온 문어, 대게가 등장하니 반갑더라구요. 솔직히 바닷속 판타지 모험의 글로 이해되네요. 의미를 떠나서 신비롭게 재밌었어요.
선우 덕분에 바다탐험대 옥토넛 개복치편을 다시 보았어요. 콰지, 페이소와 함께 선우가 있다고 상상해 보았네요. 아이들은 모험을 만나고 성장하는게 순리니까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4-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아빠는 아빠니까 아마 선우의 말을 믿어줄 것이다. 그러나 아빠는 어른이니까 선우의 말을 안 믿어줄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173쪽, 정보라 지음
세상은 선우에게 인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인형은 선우가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혹은 다른 아이인지 따지지 않았다. 그래서 선우에게는 더더욱 인형이 필요했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세상은 선우와 인형의 관계를 더더욱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개복치> p. 145, 정보라 지음
"개복치는 왜 뒤집혔요?" "돌고래가 밀었기 때문입니다." "개복치가 자고 있으면 종종 그렇게 돌고래들이 와서 괜히 밀어서 뒤집습니다." "왜요?" "돌고래는 그게 재밌으니까요." "어째서요? 돌고래는 착한 동물 아니었어요?" "착하거나 나쁜 동물 같은 건 없습니다." "우리는그냥 동물입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개복치> p. 172, 정보라 지음
"돌고래가 계속 밀치면 개복치가 어떻게 하는데?" "싸워?" "아니." "그냥 다른 데로 가." "안 싸워?" "개복치 큰데?" "크니까 안 싸우는 거야. 크면 안싸워도 되거든." "그럼 나도 싸우지 마?" "선우한텐 선우의 방식이 있겠지." "어떤 방식?" "살다 보면 알게 되겠지." "아빠는 아빠 방식이 있어?" "사실 아빠도 잘 몰라."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개복치> p.178~179, 정보라 지음
있잖아, 모험이란 그저 고생의 다른 말일 뿐이야. 그러니까 사실은 나 자신도 모험을 그토록 원했는데, 얼마 전까지도 말이야, 모험이란 아주 아름답고 매혹적인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알고 보니까 그저 골치거리일 뿐이야. 전부 아주 굉장히 커다란 골칫덩어리일 뿐이라고.......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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