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D-29
불온한 꿈을 꾸었다. 하늘에서 죽음이 꽃처럼, 비단처럼, 별의 장막처럼 쏟아져 내렸다. 모든 색으로 반짝이는 죽음이 부드러운 거짓 희망처럼 한껏 부풀어 올랐다가 하늘하늘 하게 빛나는 가느다란 여러 줄의 다리를 출렁이며 날개를 펄럭이며 세상을 품에 안았다. 그것은 내가 평생 보았던 광경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나는 도망치지 않고 지켜보았다.
노동자들이 주인이 되지 못하는 세상, 생물들이 소외되는 세상에서 같이 싸우고 아파하는 나와 위원님의 모습이 멋있어요. 지구의 모든 생물체가 교감하며 어울려 살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될까요?
해파리성운을 생각했다.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208, 정보라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5-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 또는 다른 생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해파리] 편의 첫 줄에서부터 언급되는 "죽음"에 대해, 죽음과 삶의 뫼비우스 띠 같은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하늘에서 죽음이 꽃처럼, 비단처럼, 별의 장막처럼 쏟아져 내렸다"는 묘사가 과연 어떤 이미지일까 상상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네요. 왜 해파리가 죽음과 연관이 될까 읽는 내내 수수께끼 같다가, 해파리성운에 대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본 후 납득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해파리성운에 대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 이미지 검색도 해보았는데요, 해파리성운이 IC443이라는 것과 그것이 초신성의 잔해이며, 초신성이란 태양보다 10배 이상 큰 별이 수명을 다한 뒤 마지막 순간에 폭발하는 현상이라고 하니, 해파리와 죽음의 연관됨이 이해가 갔습니다. 연작소설을 읽으면서 비욘드 님의 말씀처럼 포항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기도 하고, 제가 알지 못했던 돔배기, 개복치, 해파리성운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언젠가 포항의 죽도시장도, 송도해수욕장도 가보고 싶네요~
지금까지 가장 정보를 주지 않는 장이네요. 마지막에 지금까지 나온 떡밥들을 모두 회수할 지 궁금합니다. 해양정보과의 검은 덩어리들은 정보력이 좋은 것인지 작가부부만 모니터링하는 지는 잘 모르겠는데 정보를 빠르게 입수하고 출동은 잘 하는데 후속조치는 무척 미약한 것 같고 이런 점이 은근히 웃깁니다.
해파리에게 쏘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모호한 이야기라고 느꼈는데요. 의외로 후루룩 읽힌 장이었습니다. 미사일과 포탄이 바다에 빠질 때 우리가 간과한 해양생태계에 대해 짚은 점과 원자력 오염수 투기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제가 품고 있는 '이래도 되나'의 의아함과 불안감, 답답함이 소설에 녹여져 있어서요.
검은 덩어리들은 꿈인지 현실인지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해파리에 물렸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어느 시점에 갑자기 나타날지 모르는 검은덩어리들이지만 더이상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 으름장 놓는 모습이 익살스러워요.
이 사람들 맨날 으름장만 놓는 거 나중엔 진짜 '귀엽다 귀여워' 하게 되더라고요.ㅎㅎ
이 소설집의 소설들 중에서 가장 환상적인 면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외계해파리들과 교감하는 모습이 모호하고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 저렇게 해양생물에 관심을 가지고 걱정을 하는 사람이니 이렇게 얼토당토않게 접근해가도 결국에는 캐치해내서 외계생물체의 신호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파리성운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찾아봤는데 정말 해파리 모양처럼 생겼더라고요. 오~ 멋지다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본 해파리성운 사진이 2023년 제31회 천체사진공모전 대상 수상작이었습니다. 언제봐도 우주는 참 신비롭습니다. 앞으로 바다에서 해파리의 양은 얼마나 더 늘어날까요? 인간들때문에 들들 볶이는 바다와 바다생물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이번 편을 읽으며 유독 '투쟁하는 사람'으로서의 정보라 작가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일을 그만 두고 뜻밖의 전업작가가 되어 포항에 살고 계시다는 글을 읽었지만 '투쟁'만큼은 작가님이 어디에 살든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계속 진행하시는구나, 하고요. 책에 묘사된 수많은 현장, 다양한 주제의 투쟁들이 '작가님의 시간들은 참 퍽퍽하겠다'가 아니라 '작가님에겐 같이 있으면 힘 나는 따뜻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란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못 듣는 음성을 듣더니 <해파리> 편까지 와선 결국 해양생물의 아픔을 캐릭터의 아픔으로 연결시키는 걸 보며 보고 싶어하는 사람, 듣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만 보이고 들리는 이야기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보고, 듣고, 같이 살고, 그럼 같이 좋아하기도 같이 아파하기도 하는 거겠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일만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편이었습니다.
바다가 죽어가는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저도 종종 가슴이 답답해지는데. 기후 위기 생각도 나고. 인간으로 많은 죄를 짓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계속해서 미지의 존재와 접촉하고 있는 화자가 과연 어떤 상황(결말)을 마주하게 될지 너무 궁금해요. 미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과거-현재의 선택들로 미래(의 일부)를 그릴 수는 있다고 믿어요. 화자의 '사랑'은 어둡지만은 않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네요.
해파리를 해파리 성운(IC443)과 연결해 짧은 글에 많은 걸 담았네요. 저도 해파리 성운 검색해서 찾아봤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글이었습니다.
5-1 <해파리>의 맨 첫장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지혜님의 글을 통해 해파리 성운처럼 죽음과 삶을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꿈속을, 하늘을 떠다니는 해파리의 존재가 무엇일지 궁금함이 남네요. <문어>.<대게>에서와 같이 <해파리>에서도 맛있게 먹고자하는 남편분의 식성에 또 한번 웃게 만드네요.
작가의 상상력이 작금의 한국 사회문제를 품고 있어서 해양생물 관련해서는 큭큭대며 웃다가 비정규직, 돌봄, 이동권, 임금 체불 등 사회문제에는 새삼스레 심각해하며 읽었어요.
밤하늘을 껴안고 날아가던 반투명한 빛 덩어리. 그것은 해파리 성운이었다. 서류상 주인들이 바뀌는 동안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진짜 주인인 노동자들처럼. 짧은 생을 살고 죽는 인간들이 주인인것처럼 쓰고 가버린 지구를 지키고 버티고 살고 있는 수많은 동식물들을 생각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5-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208쪽, 정보라 지음
천문학은 언제나 낭만적인 데가 있다. 소멸과 생성의 거리는 본래 그렇게 멀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206, 정보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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