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D-29
이번 편의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단연코 시어머니. 죽도 시장을 활개 치는 휠체어 무리씬이 가장 좋았습니다. 책이나 영화에 저런 광경 나오는 거 무지 좋아하는데 이 소설에서 볼 수 있어 좋았네요. 병과 싸우는 가족을 지켜보고, 돌봐야 하는 여주인공 캐릭터에 정보라 작가님 얼굴이 정면으로 떠오르면서 다른 작품들보다도 특히나 더 자전적 소설로 읽혔고요. 마지막 페이지의 남편을 향한 사랑 고백씬에선 예상치 못했던 감동과 슬픔 때문에 책이 더 사랑스러워졌어요. 작가님 사생활이야 전혀 아는 바 없지만 다들 더 아파지지 않으셨길. 하루하루 지팡이와 휠체어와 송도 해변의 햇빛과 함께 하며 사랑받고 사랑하고 계시길. 아, 이번 편에서는 생물(상어)의 활약이 없는 것이 아쉬웠어요.
인간의 가장 약한 부분을 무심히 찔러 이용하는 사람들과 피해를 입는 동물들의 단면 그리고 심정적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찾아갔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마음. 다들 바다로 돌아갔을까?
남편과 어머니가 한꺼번에 입원하면서 가족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공감되었습니다. 저도 나이들어가면서 가장 두려운 것이 가족들이 하나둘 떠나는 것이거든요. 저희 어머니도 최근에 지팡이를 사용하기 시작해 마음 아팠는데 저자의 시어머니처럼 유쾌하게 받아들여야 겠어요. 이번에는 문어, 대게, 상어 등 해양 생물체가 대거 등장했네요. 해양 생물체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3-1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말이 많이 다가왔어요. 아픈 남편에 대한 걱정 염려가 느껴졌고요. 그런데 느닷없는 앞서 나온 문어, 대게, 거기에 검은덩어리의 등장에 SF묘미를 발견하네요. 다시 한번 웃게 되었습니다.
암이 재발한 위원장님 곁을 지키며 불안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나'의 모습에서 저를 봅니다. 요즘 갑상선암이 혈관으로 전이되어 재수술과 방사선치료를 해야하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심난한 날들을 보내고 있거든요.
에세이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연작 소설이라 계속 등장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에도 등장할지 궁금하네요
어머니가 편찮으시고 남편도 재발한 암치료를 하는 내용이어서 울적하기도 했어요. 특히 팬데믹 기간에 입원한 어머니의 병원 모습은 저에게도 익숙한 풍경이어서 마음이 아팠구요.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지팡이와 전동스쿠터를 서칭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이정록 시인의 <의자>가 떠올랐습니다. 또, 남편 옆에 누운 화자가 결혼 서약의 내용을 되뇌며 함께 잠든 모습은 아름다워서 여러 번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포항 죽도시장 바이오피스트릭스에서 다시 만난 외계 생물체 문어와 대게. 검은 덩어리들과 승합차에 어머니까지 +1 되는 상황이 왜 이렇게 웃긴지! 작가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인 것 같다. 남편을 향한 마음과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 간병인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사람답다는 것이 무엇인가? 작가의 마음에서 힌트를 얻게 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가가 가가?" - 지팡이나 스쿠터 없이는 움직이시지도 못하는 시어머니께서 대활약을 하시고 자신의 홈그라운드에서 자시늬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시는 장면.
중년의 나이에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은 머지않은 앞날에 노화와 질병과 고통과 돌봄, 그리고 결국 언젠가는 찾아올 상실의 순간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상어> p. 94, 정보라 지음
30, 40년씩 함께 지지고 볶은 죽도시장 이웃분들의 유대감에는 동료애나 이웃의 정이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이와 넓이가 있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상어> p. 129, 정보라 지음
"저기......." 나는 없는 용기를 억지로 짜내어 말을 꺼냈다. "거기 갇혀 있던 문어랑, 대게랑, 상어랑, 조개랑, 또 그 물고기랑...... 다들 자기 집으로 돌아가나요?"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상어> p. 132, 정보라 지음
그냥 잘 돌아가면 좋겠어서......
중년의 나이에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은 머지않은 앞날에 노화와 질병과 고통과 돌봄, 그리고 결국 언젠가는 찾아올 상실의 순간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94, 정보라 지음
물고기도 정형 행동을 하는지는 지식이 없어서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만약에 내가 3억 6100만 제곱킬로미터의 공간을 자유롭게 헤엄치다가 난데없이 잡혀와서 낯선 곳의 한 뼘짜리 수조 안에 갇힌다면 나도 저렇게 절망해서 뛸 것이라 생각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16, 정보라 지음
나는 간병사 선생님의 명절에 대해 생각했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최저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병원에 갇혀 모르는 사람을 일으켜주고 눕혀주고 씻겨주고 식사를 챙겨주고 휠체어를 밀어주면서 부드럽게 웃을 수 있는 중노년 여성의 생활력에 대해 생각했다. 세상 전체가 의존하면서도 무시하고 착취하는 필수 돌봄의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06~107, 정보라 지음
"이분 보호자세요?" 간호사 선생님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다른 간호사 선생님이 차트를 보고 말했다. "이분은 보호자 없어요. 병실로 가요." 나는 보호자 없는 환자가 대기실을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내가 보호자 없는 환자가 될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34~135, 정보라 지음
세상 전체가 의존하면서도 무시하고 착취하는 필수 돌봄의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107쪽, 정보라 지음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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