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D-29
외계 생명체의 정체가 감질나게 등장하여 X-Files의 블랙 코메디 버전이라고만 보았는데, SF로 포장한 내부 이야기는 해양 오염과 기후 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바다의 생명체의 절규 (당신들의 바다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항하라) 그리고 이러한 외침을 억압하는 권위적인 정부와 동조자들을 향한 저항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작가님 개인사에 기반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문어, 해파리등 해양생명체들이 검은 덩어리와 연결되어 있었군요. 포항을 중심으로 SF장치, 자전적 이야기를 2019년 고등교육법 개정안, 기후문제,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등 묵직한 이슈와 잘 버무렸네요. 작가의 말에서 배경 설명을 읽어보니 작가로서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주변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글쓰기가 계속되었네요. 처음부터 다시한번 전체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고래라는 큰 해양동물편으로부터 작가님이 하고 싶으셨던 이야기를 마지막에 배치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항에 일년에 한 번쯤은 방문할 일이 생기는데 올해는 특별한 기분으로 가게 될 것 같아요. 검은 덩어리들은 확실히 지구를 떠난게 맞겠죠?^^
6-1 구룔포 충혼탑 사진을 검색해보면서 '아 충혼탑 야옹이가 이거군'하며 절로 웃음이 났네요. 그리고 언젠가 포항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네요. <고래>에서 고래의 존재가 언제 나타날까 궁금했어요. 그리고 그 존재가 검은 덩어리라는 것에 놀라웠답니다. 마지막 <고래>에 가서야 해양생물체는 우주적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아니 어쩌면 해양생물체에게 인간이라는 존재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아요.
대학시절 구룡포는 제게 꽤나 익숙한 공간이었는데요. 엠티를 항상 거기로 가서요. 맨날 술마시는 사람들 뒤치닥거리하고 바닷바람 쐬며 기분 전환을 하곤 했었는데 작가님의 구룡포는 제가 아는 구룡포와 너무 달라서 사실 좀 부끄러우면서도 오랜만에 구룡포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고래》를 읽으면서 사실 좀 무섭고 무거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너무 공감되는 개념들과 너무 적나라하게 소개된 지금 현실과 너무 걱정되는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와 지구와 어린 인간생물체와 지구의 비인간생물체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말이죠.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노력은 결국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항하는 것 뿐인 것 같습니다. 움츠려들지 말고 서로서로 의심하거나 감시하지 말고 서로 같이 신뢰하고 걱정하고 마음을 모으고 인간도 비인간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데 한 발짝 더 가까이 가서 힘을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고래 까지 읽으니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망한 사람들이 독재정치에 힘을 쏟는 배경(p.225)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빈곤층이 보수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 이해 불가였는데 진보 정권에 의한 사회적 변화를 받아들일 에너지가 없는 빈곤 계층이 하던 대로 하는 보수 정권을 지지하는 것 아닐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절망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를 포기한다.’는 부분에서 밑줄을 그을 수 밖에 없었어요:) + 오늘이 세계 고래의 날이라죠. 연초에 SBS 특별기획 <고래>를 시청하며 수족관에서 만났던 고래들이 떠올라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화면속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먹이로 알고 먹으려 하는 새끼 고래를 한참 지켜보던 다이버가 천천히 접근하여 비닐봉지를 수거하는 장면에선 정말이지 참담했어요. 이 소설은 지구인 모두가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설을 통한 앎을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지성을 가진 생물체가 어떤 방향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가는가가 한 행성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테고, 그런 흐름에서 본다면 지구의 앞날은 어둠에 가깝네요. 그럼에도 "손을 잡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 화자와 남편처럼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일들을 꾸준히 함께해가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검은 덩어리의 정체를 알고 왠지모를 애틋함이 느껴졌어요. 넓고 넓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바라는 건 결국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자는 단순한 일일텐데, 모두 사랑을 잃어 방황하는 떠돌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튼. 책을 덮으며 다짐한 건 불복도 저항도 사랑 없이는 의미 없는 일. 일상에서 펼칠 수 있는 사랑, 다정함을 일깨워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샛빛 경주 다보탑에 있는 해치인지 야옹이인지가 두 마리라구요? 처음 알았네요. 한 마리는 늘 있는 것 같고, 나머지 한 마리는 우리나라 어디에 있는지 작가님은 아시는지 궁금하네요.
고래와 검은 덩어리의 정체에 대한 SF적 모먼트와 포항의 구룡포와 다보탑, 원전 폐수 해양 투기 등등 현실의 사회 문제와 매우 밀착되어 있는 이야기의 혼합이 재밌었어요. 사회 문제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직시에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재밌게, 확연하게 결심하며 읽었네요. 투쟁!
검은 덩어리가 고래였군요. 그래서 주인공이 검은 덩어리와 함께 차를 타면 냄새가 나고 멀미를 했나봐요.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읽다가 극적인 반전을 맞이하게 되네요. 우리들은 왜 나만, 우리만 생각할까요? 탄소 배출을 걱정하면서도 고민없이 탈 것을 타고 매일 소비하는 우리가 부끄럽습니다.
인간이 망가뜨리는 자연 앞에서 검은 덩어리는 바다로 돌아간다. 그것은 항복일까? 인간이 이겼나? 아닌거 같다. 모두 죽음으로 향해가는 것일까봐 두렵다가도 이런 순환이 자연의 섭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6-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나는 이렇게 절망하고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너는 왜 나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아? 너는 왜 불행해지지 않아?' 그들은 사회 전반적인 절망과 불행의 원인이 독재자와 그를 비호하는 정권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주변의 건강한 사람들을 불행하고 망가진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애초에 '정상인'이란 환상 속의 존재일 뿐이다. 현실의 인간은 다들 어딘가 손상되고 어딘가 완벽하지 못한 물리적 실체를 끌어안고 자기 방식으로 생존하기 위해, 존엄하기 위해, 자유롭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러니까 어떤 경우든 뭔가 요령이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243, 정보라 지음
공지에 댓글을 단다는 것이 그만 아랫글의 말풍선을 클릭했나 봅니다.🙇🏻‍♀️
그러니까 어떤 경우든 뭔가 요령이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차근차근 나아가니 바다가 죽는다, 우리도 함께 다 죽는다고 생각할 때보다 조금 덜 무서웠다. 안 무서워진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 덜 무서워졌을 뿐이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사람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진찰을 받고 치료를 받고 약을 먹을 수 있다. 아픈 새들은 누가 돌봐줄까. 아픈 물고기는 누가 돌봐줄까.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233쪽, 정보라 지음
애초에 '정상인'이란 환상 속의 존재일 뿐이다. 현실의 인간은 다들 어딘가 손상되고 어딘가 완벽하지 못한 물리적 신체를 끌어안고 자기 방식으로 생존하기 위해, 존엄하기 위해, 자유롭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러니까 어떤 경우든 뭔가 요령이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243쪽-244쪽, 정보라 지음
그리고 절망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원가 지향성을 가지고 삶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갈구하는 사람들을 질투하여 스스로 나서서 탄압하기 시작한다.자유나 희망 따위는 없다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그들은 숨 막히는 공포 사회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오려는 사람들을 정부나 비밀경찰 보다 먼저 나서서 짓밟는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 225, 정보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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