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D-29
공기는 밥통 속처럼 뜨거웠다. 어지러울 정도로 새파란 여름 오전의 하늘에는 구름이 몇 점 떠다니고 있었다. 날개를 펄 럭이는 죽음은 보이지 않았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96, 정보라 지음
천문학은 언제나 낭만적인 데가 있다. 소멸과 생성의 거리는 본래 그렇게까지 멀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해파리> p. 206, 정보라 지음
범고래들이 인간의 선박을 공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인간 때문에 위협받고 죽고 다치고 노예로 잡혔던 생물들이 모두 힘을 합쳐 인간에게 복수하기로 결의했다면 인간은 오래전에 멸종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마땅할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해파리> p. 208, 정보라 지음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해파리> p. 208, 정보라 지음
"위원장님!" 필살기를 사용했지만 남편은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태평하게 낮은 소리로 코를 골기 시작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가족은 어린 소녀가 고통받지 않고 회복해서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원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비인간 생물종을 위해 인류가 멸종해야 한다 해도 남편만은 살아남기를 원한다. 가능하면 나도 같시 살아남으면 더 좋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208쪽, 정보라 지음
남편이 부릉부릉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한동안 해 파리성운과 발목의 욱신거림과 '접촉'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 다. 물론 생각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살해당한 비인간 생물의 귀신을 본 적이 있습니까?"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95, 정보라 지음
나는 하늘에서 죽음을 담은 빛의 파편들이 꽃처럼, 비단처럼, 모든 색으로 빛나며 쏟아져 내리던 꿈을 떠올렸다. 그것이 미사일이 떨어지고 포탄이 쏟아질 때 바다 생물들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세상의 모습일 거라고 나는 상상했다. 해파리 성운을 생각했다.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208, 정보라 지음
나는 하늘에서 죽음을 담은 빛의 파편들이 꽃처럼, 비단처럼, 모든 색으로 빛나며 쏟아져 내리던 꿈을 떠올렸다. 그것이 미사일이 떨어지고 포탄이 쏟아질 때 바다 생물들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세상의 모습일 것이라고 나는 상상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해파리> 208쪽, 정보라 지음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208, 정보라 지음
해파리성운을 생각했다.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p208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한참을 웃었네요. 그리고 난 후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면 씁쓸하기도 하고. 표지와 목차를 보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용까지 담겨 있으니 좋으네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 6. 고래 ■■■■ ● 함께 읽기 기간 : 2월 17일(토)~ 2월 18일(일) 이제 이 책의 막바지에 다다랐어요. 마지막 작품은 ‘고래’입니다. 2주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함께 읽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비욘드 북클럽 2기는 1기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조금 더 일찍 종료됩니다. 중간에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자칫 독서의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저의 걱정은 기우였음이 밝혀졌습니다. 경계를 무너뜨리는 비욘드 북클럽, 3기에도 꼭 함께 해주세요.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카뮈의 <반항인> 속 명제인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읽고 저항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반항인우리 세계는 또다시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벌이는 ‘절대’의 패권 다툼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시대를 앞서간 책 『반항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 시대의 반항인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화제로 지정된 대화
6-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 또는 다른 생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1. 구룡포에 갔을 때 충혼탑이나 용 조각상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다시 가게 된다면 그것들을 먼저 눈에 담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작가님의 포항 사랑이 지대하시네요.ㅎㅎ 이 책을 읽은 사람들만이라도 책 제목을 <포항 소설>이라 부르면 어떨까요.ㅎㅎ 확실히 출판사가 좋아할 제목은 아니었겠으나 책을 다 읽고나면 이쪽이 더 정이 갑니다. 2.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나 '원전 폐수 해양 투기'나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자가 완곡하게 미화한 표현이라는 말에 두 개를 진지하게 왔다갔다 하며 읽어봤습니다. 오염수와 폐수, 방류와 해양 투기. 글을 적을 땐 늘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곡하게 미화하는 것이 버릇인 저로선 더더욱이요.
3.검은 정장의 정체에 대해선 조금 뜨악스럽긴 했습니다. 이들이 인간이 아니었다니. 이전에 다른 작품에서 언급됐던 내용인데 제가 까먹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주인공을 본부(?)에 데려가 취조해온 목표가 아직도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러려니..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건 검은 정장의 정체다.. 다른 재미있고 유의미한 것들을 기억해야지..하고 있습니다.
4. 따뜻하고 유쾌하고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운 소설이었습니다. 정보라 작가님은 머리 아플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쓰시는 분이시군요. 작가님의 다른 책도 용기내어(난해할 것 같단 편견이 있었습니다...!) 읽겠습니다 꼬옥.
[고래] 편은 저를 두 번 놀라게 했는데요, 먼저 검은 덩어리가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고, 결국 검은 덩어리가 고래가 아닌가라는 추측을 하게 되어 놀랐습니다. 이러한 놀람과 더불어, 해파리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화자인 "나"의 능력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나"가 작가, 즉 예술가이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갖게 된 것일까요? 예술가란 모름지기 세계를 촘촘한 촉수로 감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에 다다르고 보니, 결국 화자들이 지키고자 기어이 지켜내고자 하는 지구 즉 이 세계에 대한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 저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들이 항복하지 않고 저항하는 것은 모두 이 사랑의 표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이야기들이 "다들 어딘가 손상되고 어딘가 완벽하지 못한" "현실의 인간"인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표현해 보기를 초대하는 초대장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구를, 이 세계를 구하는(구할 수 있는) 것은 영웅호걸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일 수 있으니까요. 초대장을 받은 저도 제 일상에서 저의 방식으로 항복하지 않고 저항하는 연습을 실천하겠습니다. 사랑을 담아서 말이죠.
유려한 글솜씨에 감탄했습니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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