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D-29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208, 정보라 지음
해파리성운을 생각했다. 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p208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한참을 웃었네요. 그리고 난 후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면 씁쓸하기도 하고. 표지와 목차를 보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용까지 담겨 있으니 좋으네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 6. 고래 ■■■■ ● 함께 읽기 기간 : 2월 17일(토)~ 2월 18일(일) 이제 이 책의 막바지에 다다랐어요. 마지막 작품은 ‘고래’입니다. 2주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함께 읽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비욘드 북클럽 2기는 1기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조금 더 일찍 종료됩니다. 중간에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자칫 독서의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저의 걱정은 기우였음이 밝혀졌습니다. 경계를 무너뜨리는 비욘드 북클럽, 3기에도 꼭 함께 해주세요.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카뮈의 <반항인> 속 명제인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읽고 저항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반항인우리 세계는 또다시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벌이는 ‘절대’의 패권 다툼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시대를 앞서간 책 『반항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 시대의 반항인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화제로 지정된 대화
6-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 또는 다른 생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1. 구룡포에 갔을 때 충혼탑이나 용 조각상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다시 가게 된다면 그것들을 먼저 눈에 담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작가님의 포항 사랑이 지대하시네요.ㅎㅎ 이 책을 읽은 사람들만이라도 책 제목을 <포항 소설>이라 부르면 어떨까요.ㅎㅎ 확실히 출판사가 좋아할 제목은 아니었겠으나 책을 다 읽고나면 이쪽이 더 정이 갑니다. 2.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나 '원전 폐수 해양 투기'나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자가 완곡하게 미화한 표현이라는 말에 두 개를 진지하게 왔다갔다 하며 읽어봤습니다. 오염수와 폐수, 방류와 해양 투기. 글을 적을 땐 늘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곡하게 미화하는 것이 버릇인 저로선 더더욱이요.
3.검은 정장의 정체에 대해선 조금 뜨악스럽긴 했습니다. 이들이 인간이 아니었다니. 이전에 다른 작품에서 언급됐던 내용인데 제가 까먹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주인공을 본부(?)에 데려가 취조해온 목표가 아직도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러려니..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건 검은 정장의 정체다.. 다른 재미있고 유의미한 것들을 기억해야지..하고 있습니다.
4. 따뜻하고 유쾌하고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운 소설이었습니다. 정보라 작가님은 머리 아플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쓰시는 분이시군요. 작가님의 다른 책도 용기내어(난해할 것 같단 편견이 있었습니다...!) 읽겠습니다 꼬옥.
[고래] 편은 저를 두 번 놀라게 했는데요, 먼저 검은 덩어리가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고, 결국 검은 덩어리가 고래가 아닌가라는 추측을 하게 되어 놀랐습니다. 이러한 놀람과 더불어, 해파리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화자인 "나"의 능력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나"가 작가, 즉 예술가이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갖게 된 것일까요? 예술가란 모름지기 세계를 촘촘한 촉수로 감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에 다다르고 보니, 결국 화자들이 지키고자 기어이 지켜내고자 하는 지구 즉 이 세계에 대한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 저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들이 항복하지 않고 저항하는 것은 모두 이 사랑의 표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이야기들이 "다들 어딘가 손상되고 어딘가 완벽하지 못한" "현실의 인간"인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표현해 보기를 초대하는 초대장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구를, 이 세계를 구하는(구할 수 있는) 것은 영웅호걸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일 수 있으니까요. 초대장을 받은 저도 제 일상에서 저의 방식으로 항복하지 않고 저항하는 연습을 실천하겠습니다. 사랑을 담아서 말이죠.
유려한 글솜씨에 감탄했습니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외계 생명체의 정체가 감질나게 등장하여 X-Files의 블랙 코메디 버전이라고만 보았는데, SF로 포장한 내부 이야기는 해양 오염과 기후 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바다의 생명체의 절규 (당신들의 바다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항하라) 그리고 이러한 외침을 억압하는 권위적인 정부와 동조자들을 향한 저항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작가님 개인사에 기반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문어, 해파리등 해양생명체들이 검은 덩어리와 연결되어 있었군요. 포항을 중심으로 SF장치, 자전적 이야기를 2019년 고등교육법 개정안, 기후문제,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등 묵직한 이슈와 잘 버무렸네요. 작가의 말에서 배경 설명을 읽어보니 작가로서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주변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글쓰기가 계속되었네요. 처음부터 다시한번 전체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고래라는 큰 해양동물편으로부터 작가님이 하고 싶으셨던 이야기를 마지막에 배치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항에 일년에 한 번쯤은 방문할 일이 생기는데 올해는 특별한 기분으로 가게 될 것 같아요. 검은 덩어리들은 확실히 지구를 떠난게 맞겠죠?^^
6-1 구룔포 충혼탑 사진을 검색해보면서 '아 충혼탑 야옹이가 이거군'하며 절로 웃음이 났네요. 그리고 언젠가 포항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네요. <고래>에서 고래의 존재가 언제 나타날까 궁금했어요. 그리고 그 존재가 검은 덩어리라는 것에 놀라웠답니다. 마지막 <고래>에 가서야 해양생물체는 우주적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아니 어쩌면 해양생물체에게 인간이라는 존재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아요.
대학시절 구룡포는 제게 꽤나 익숙한 공간이었는데요. 엠티를 항상 거기로 가서요. 맨날 술마시는 사람들 뒤치닥거리하고 바닷바람 쐬며 기분 전환을 하곤 했었는데 작가님의 구룡포는 제가 아는 구룡포와 너무 달라서 사실 좀 부끄러우면서도 오랜만에 구룡포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고래》를 읽으면서 사실 좀 무섭고 무거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너무 공감되는 개념들과 너무 적나라하게 소개된 지금 현실과 너무 걱정되는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와 지구와 어린 인간생물체와 지구의 비인간생물체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말이죠.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노력은 결국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항하는 것 뿐인 것 같습니다. 움츠려들지 말고 서로서로 의심하거나 감시하지 말고 서로 같이 신뢰하고 걱정하고 마음을 모으고 인간도 비인간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데 한 발짝 더 가까이 가서 힘을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고래 까지 읽으니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망한 사람들이 독재정치에 힘을 쏟는 배경(p.225)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빈곤층이 보수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 이해 불가였는데 진보 정권에 의한 사회적 변화를 받아들일 에너지가 없는 빈곤 계층이 하던 대로 하는 보수 정권을 지지하는 것 아닐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절망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를 포기한다.’는 부분에서 밑줄을 그을 수 밖에 없었어요:) + 오늘이 세계 고래의 날이라죠. 연초에 SBS 특별기획 <고래>를 시청하며 수족관에서 만났던 고래들이 떠올라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화면속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먹이로 알고 먹으려 하는 새끼 고래를 한참 지켜보던 다이버가 천천히 접근하여 비닐봉지를 수거하는 장면에선 정말이지 참담했어요. 이 소설은 지구인 모두가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설을 통한 앎을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지성을 가진 생물체가 어떤 방향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가는가가 한 행성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테고, 그런 흐름에서 본다면 지구의 앞날은 어둠에 가깝네요. 그럼에도 "손을 잡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 화자와 남편처럼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일들을 꾸준히 함께해가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검은 덩어리의 정체를 알고 왠지모를 애틋함이 느껴졌어요. 넓고 넓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바라는 건 결국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자는 단순한 일일텐데, 모두 사랑을 잃어 방황하는 떠돌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튼. 책을 덮으며 다짐한 건 불복도 저항도 사랑 없이는 의미 없는 일. 일상에서 펼칠 수 있는 사랑, 다정함을 일깨워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샛빛 경주 다보탑에 있는 해치인지 야옹이인지가 두 마리라구요? 처음 알았네요. 한 마리는 늘 있는 것 같고, 나머지 한 마리는 우리나라 어디에 있는지 작가님은 아시는지 궁금하네요.
고래와 검은 덩어리의 정체에 대한 SF적 모먼트와 포항의 구룡포와 다보탑, 원전 폐수 해양 투기 등등 현실의 사회 문제와 매우 밀착되어 있는 이야기의 혼합이 재밌었어요. 사회 문제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직시에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재밌게, 확연하게 결심하며 읽었네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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