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막내딸이 제일 효녀야. 엄마가 비뚤어진 입으로 끝내 완성한 그 말을 들을 때면 강선숙은 엄마의 코를 감싸 쥐어서 숨을 멎게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자신의 코를 쥐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셋셋 2024 <마땅하고 옳은 일> 송지영 p.33, 송지영 외 지음
부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강선숙이 생각하기에 엄마의 사인은 코로나가 맞았다
셋셋 2024 송지영, <마땅하고 옳은 일> 중에서 p.30, 송지영 외 지음
매미 소리가 멈추면, 이라고 강선숙은 생각했다. 매미 소리가 멈추면. 네가 기억하는 집에 살던 두 사람은 죽었다는 이야기를. 그러나 핸드폰 너머로 윤정화가 엄마, 엄마, 하고 애타게 불러도 강선숙의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셋셋 2024 송지영, <마땅하고 옳은 일> 중 p.43, 송지영 외 지음
짧은 소설이지만 우리에게 가족에 대해, 돌봄에 대해, 죄책감 등의 감정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다보면 그리고 가족구성원이 오랜 시간동안 병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고민하게 되는 부분과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픈 가족의 가족돌봄을 하게 되면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가족들에게 얼마나 두려운 말이 되는지, 그리고 병자의 가족돌봄이 길어지게 되면 그 말이 얼마나 더 뼈저리게 다가오며, 얼마나 간병하는 가족을 찌르는 말이 되는지...... 인간으로서 드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라고 해도 위로가 될 수 없고 참 가슴 아프고 힘든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특히, 근래에 가족돌봄을 하다가 끝내 본인과 병자의 죽음 선택한 사건들에 대해 뉴스에서 많이 접하다 보니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 3년의 어머니의 병수발을 들며 자신이 가졌던 마음과 행동들에 죄책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죄인으로 단정하며 이미 자신을 죽었다고 표현하는 선숙이 안쓰럽습니다. 이서수 작가의 <엄마를 절에 버리러> 보다 좀 더 가슴 아프고 비극으로 느껴져 참.. 마음이 그렇네요...
게으른독서쟁이님 안녕하세요. 편집자 D입니다! :) 정말 한 번이라도 돌봄의 세계에 들어가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전 선숙이 간장을 한 병씩 버릴 때마다 방 안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 역시 하나씩 놓았을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편집자님. 그러니까요. 엄마가 죽고 싶은데 그게 안된다했을 때.... 너무 마음이 찢어지더라고요. 사실 저희 외할머니께서 겨울에 뇌출혈로 마당에 쓰러지셨는데 일찍 발견하지 못해서 반신불수가 되셔서 오랫동안 병상에 계셨습니다. 큰 외삼촌 가족이 한다고 해서 할머니 돌아가실 때까지 돌봤는데 참 여러 일이 있었다고 저는 멀리서 듣기만 했는데.... 그러던 어느 해에 할머니께서 자식들 고생시키지 싫다고 자식들이 못 본 사이 세상과 등지실려고 시도를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참...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다행히 힘이 없고 하니까 실패로 끝났는데 할머니와 같이 살던 제 동갑내기 사촌동생이 할머니 없으면 자기도 못 산다고 엉엉 울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서로서로 참 힘든 일입니다. 외할머니께서 병환에 계셨던 기간은 너무 오래 전이라 정확히 기억도 안 나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건 한 8, 9 년 정도 되었습니다. 할머니께서 편히 쉬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제 아이한테는 어렸을 때부터 누누이 나는 신경쓰지 말라고 난 내가 알아서 하고 되도록 일찍 죽겠다고 했는데 것도 맘대로 안되겠죠??ㅎㅎ
그러자 괘종시계가 다시 존재를 드러냈다. 똑, 똑, 똑. 강선숙은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 분침은 용케도 4에서 8로 옮겨갔지만 초침은 여전히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가지 못했다.
셋셋 2024 p23, 송지영 외 지음
참신한 묘사 같아요. 와....하고 감탄뿐. 순간 대화가 끊긴 불편한 정적의 체감을 분침과 시침의 움직임의 대조로 표현하다니. 괘종시계를 ‘소리의 근원지’라고 바꿔 표현한 것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읽는 ‘맛’이 나게 단어를 잘 다루시는 것 같아요.
그 맛이라면 강선숙도 잘 알았다. 엄마의 간장으로만 낼 수 있는 그 맛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그 맛, 하고 생각만 해도 혀로 몰리곤 했으니까.
셋셋 2024 p21, 송지영 외 지음
이제 그 간장은 갈증만 불러일으킬 뿐 강선숙의 삶에 켜켜이 쌓인 어떤 감정도 해소해주지 못했다.
셋셋 2024 p34, 송지영 외 지음
그 눈에는 이 방에서 사라진 모든 것들이 담겨 있었고, 또한… 강선숙이 있었다.
셋셋 2024 p.41, 송지영 외 지음
강선숙이 최노인의 눈동자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을 떠올리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어머니가 요양보호사로 일하셔서 전해들었던 일들이 생각났어요. 몇년 새 돌봄 관련 책도 나오고 많이 얘기는 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진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돌봄 문제는 개인에 맡겨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최노인을 돌보며 어머니의 죽기 전 일들을 떠올리고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어요.
간병을 하다보면 굳이 몰라도 될 일들이 잘못 박힌 못처럼 비죽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퇴근 시간이 아니어도 셔터가 저절로 닫히는 순간이었다. P28
신부가 말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습니다. 그것은 마땅한 마음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좁은 고해성사소가 아닌 널찍한 방 안에서 얇은 막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강선숙은 마땅한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셋셋 2024 p.35~36, 송지영 외 지음
책을 읽는 내내 몇 번이고 강선숙의 마음을 가늠해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고해성사를 하며 신부에게 자신이 벌인 일을 "마땅하고 옳은 일인가요?"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아, 내가 헤아릴 수조차 없는 마음이구나, 라며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죠.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면서 '돌봄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또 하나의 소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 〈재채기〉(성수진)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요.
시간이 흐르며 나는 우리의 만남이 너무 단조롭다고, 뭐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걸 충분히 이해 받으면서 네가 하고 싶은 것도 같이 하는 그런 관계를 원한다고 여기게 되었다.
셋셋 2024 p.49, 송지영 외 지음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문장이네요. '원한다'가 아니라 '원한다고 여기게 되었다'라고 표현한 건 어떤 감정일까요?
경태씨를 ‘싱거운 사람이었다’를 상세히 서술한 부분 아니었을까요? 처음엔 나를 맞춰주는 그가 좋았지만, 점점 단조로워지고 싱거워지는 그런 심정을 보여준 문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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