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참신한 묘사 같아요. 와....하고 감탄뿐. 순간 대화가 끊긴 불편한 정적의 체감을 분침과 시침의 움직임의 대조로 표현하다니. 괘종시계를 ‘소리의 근원지’라고 바꿔 표현한 것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읽는 ‘맛’이 나게 단어를 잘 다루시는 것 같아요.
그 맛이라면 강선숙도 잘 알았다. 엄마의 간장으로만 낼 수 있는 그 맛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그 맛, 하고 생각만 해도 혀로 몰리곤 했으니까.
셋셋 2024 p21, 송지영 외 지음
이제 그 간장은 갈증만 불러일으킬 뿐 강선숙의 삶에 켜켜이 쌓인 어떤 감정도 해소해주지 못했다.
셋셋 2024 p34, 송지영 외 지음
그 눈에는 이 방에서 사라진 모든 것들이 담겨 있었고, 또한… 강선숙이 있었다.
셋셋 2024 p.41, 송지영 외 지음
강선숙이 최노인의 눈동자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을 떠올리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어머니가 요양보호사로 일하셔서 전해들었던 일들이 생각났어요. 몇년 새 돌봄 관련 책도 나오고 많이 얘기는 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진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돌봄 문제는 개인에 맡겨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최노인을 돌보며 어머니의 죽기 전 일들을 떠올리고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어요.
간병을 하다보면 굳이 몰라도 될 일들이 잘못 박힌 못처럼 비죽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퇴근 시간이 아니어도 셔터가 저절로 닫히는 순간이었다. P28
신부가 말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습니다. 그것은 마땅한 마음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좁은 고해성사소가 아닌 널찍한 방 안에서 얇은 막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강선숙은 마땅한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셋셋 2024 p.35~36, 송지영 외 지음
책을 읽는 내내 몇 번이고 강선숙의 마음을 가늠해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고해성사를 하며 신부에게 자신이 벌인 일을 "마땅하고 옳은 일인가요?"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아, 내가 헤아릴 수조차 없는 마음이구나, 라며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죠.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면서 '돌봄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또 하나의 소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 〈재채기〉(성수진)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요.
시간이 흐르며 나는 우리의 만남이 너무 단조롭다고, 뭐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걸 충분히 이해 받으면서 네가 하고 싶은 것도 같이 하는 그런 관계를 원한다고 여기게 되었다.
셋셋 2024 p.49, 송지영 외 지음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문장이네요. '원한다'가 아니라 '원한다고 여기게 되었다'라고 표현한 건 어떤 감정일까요?
경태씨를 ‘싱거운 사람이었다’를 상세히 서술한 부분 아니었을까요? 처음엔 나를 맞춰주는 그가 좋았지만, 점점 단조로워지고 싱거워지는 그런 심정을 보여준 문장 같아요.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한 쪽으로 끌어오는 것이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나의 말과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수정선배의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어있다는 말이 겹쳐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점심이 참 따뜻하네요.
저도 성수진 작가님의 소설에서 그 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혹시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하게 가져오기 위해 하시는 샤르르르님만의 방법이나 루틴이 있을까요?
어린 시절 일기를 쓰기 시작한 무렵부터 나는 그렇게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한 쪽으로 끌어오곤 했다. 그건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59, 송지영 외 지음
엄마는 아저씨와 결혼했고 할머니의 강력한 의지와 엄마의 단호하지 못한 결정 때문에 나는 할머니와 둘이 살게 되었다. 이제 일기장엔 엄마에 대한, 엄마와 관련된 거짓말이 하나둘 줄어갔다. 엄마의 세세한 습관과 취향을 모르게 되어버려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 엄마를 미워할 수 없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려면 그 사람의 세부에 대해 환히 알아야 했다. 그래야 거짓말도 할 수 있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61 , 송지영 외 지음
선배는 다시 고갤 끄덕거렸고 뭔가 고민하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짜깁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 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 "무엇이든 그게 다 현진 씨 얘기지."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72, 송지영 외 지음
눈앞에서 부유하는 가루들이 서서히 음식들 위로 내려앉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생일날 가장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되었다. 코코아 가루들이 흩날릴 때 엄마가 제일 먼저 눈을 맞추는 사람이 내가 되는 것.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80, 송지영 외 지음
오랜 시간이 흘러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스스로를 작고 하찮게 느낄 자신을 위해, 어린 나는 내 밑바닥을 직접 구성했다. 그게 나의 거짓말이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78~79,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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