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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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한 쪽으로 끌어오는 것이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나의 말과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수정선배의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어있다는 말이 겹쳐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점심이 참 따뜻하네요.
저도 성수진 작가님의 소설에서 그 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혹시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하게 가져오기 위해 하시는 샤르르르님만의 방법이나 루틴이 있을까요?
어린 시절 일기를 쓰기 시작한 무렵부터 나는 그렇게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한 쪽으로 끌어오곤 했다. 그건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59, 송지영 외 지음
엄마는 아저씨와 결혼했고 할머니의 강력한 의지와 엄마의 단호하지 못한 결정 때문에 나는 할머니와 둘이 살게 되었다. 이제 일기장엔 엄마에 대한, 엄마와 관련된 거짓말이 하나둘 줄어갔다. 엄마의 세세한 습관과 취향을 모르게 되어버려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 엄마를 미워할 수 없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려면 그 사람의 세부에 대해 환히 알아야 했다. 그래야 거짓말도 할 수 있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61 , 송지영 외 지음
선배는 다시 고갤 끄덕거렸고 뭔가 고민하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짜깁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 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 "무엇이든 그게 다 현진 씨 얘기지."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72, 송지영 외 지음
눈앞에서 부유하는 가루들이 서서히 음식들 위로 내려앉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생일날 가장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되었다. 코코아 가루들이 흩날릴 때 엄마가 제일 먼저 눈을 맞추는 사람이 내가 되는 것.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80, 송지영 외 지음
오랜 시간이 흘러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스스로를 작고 하찮게 느낄 자신을 위해, 어린 나는 내 밑바닥을 직접 구성했다. 그게 나의 거짓말이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78~79, 송지영 외 지음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현진과 엄마보다는 여자로 아저씨만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이 연상이 되어서 좀 엄마가 밉고 서운하더라고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싫어서 좀 더 원하는 방향으로 의미를 부여해서 사실과 다르게 글을 쓰는 현진의 모습이 좀 외롭고 쓸쓸하고 안쓰러워 보이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글을 쓰며 자기 자신을 잘 보듬는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했습니다. 그걸 알아봐 주는 좋은 사람도 곁에 있고요. 어떤 특수한 상황과 그로 인한 결핍, 상처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이어지는 거짓말하는 딸의 입장이라는 관점에서 한은형 작가의 <거짓말>과 백수린 작가의 <눈부신 안부>가 많이 생각나는 작품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짧지만 간결하고 감정이 넘치지 않아서 임팩트 있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려면 그 사람의 세부에 대해 환히 알아야 했다. 그래야 거짓말도 할 수 있었다. P61
어린 시절의 자잘한 기억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밑바탕을 구성한다는 걸 나는 잘 알았다. P75
선배는 다시 고갤 끄덕거렸고 뭔가 고민하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짜깁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 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 "무엇이든 그게 다 현진 씨 얘기지."
셋셋 2024 p. 72, 송지영 외 지음
경태 씨와 엄마, 그리고 수정 선배를 향한 주인공의 마음이 선연하게 그려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애틋한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경태 씨와 헤어지게 된 이유나 엄마, 할머니와의 생략된 서사가 더 많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단편 소설'이라는 형식의 특성 상 밀도있게 각각의 장면을 그려내기 위한 선택이었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D
영화 같은 소설이었어요. 처음과 끝이 이어지는 구조도 좋았고. 눈 앞에 장면이 그려지더라고요. 제목이 재채기인 것도 좋았지만. 케이크 이름은 어땠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목 지을 때 고민하셨나 궁금해요.
누군가를 미워하려면 그 사람의 세부에 대해 환히 알아야 했다. 그래야 거짓말도 할 수 있었다.
셋셋 2024 p.61, 송지영 외 지음
짜집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 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 p.72 일기에도 거짓말이 들어간다는 문장을 본적이 있고, 저 또한 다이어리로 기록하는데.. 솔직하게만 글을 적는건 쉽지 않은 거 같아요.
어린 시절의 자잘한 기억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밑바닥을 구성한다는 걸 나는 잘 알았다. … 그리고 그 장소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져보았다.
셋셋 2024 p. 75, 송지영 외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 〈기다리는 마음〉(정회웅)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요.
내가 좀 급했다고, 같이 천천히 이야기를 좀 해보자고 다독이려 했지만 한편으로 내가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들었다.
셋셋 2024 p) 106, 송지영 외 지음
저는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인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이 부모는 지켜보는 자리 즉, 관찰하고 기다리는 자리구나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내 속으로 낳았어도 자식도 다른 개체이다 보니 다 알 순 없거든요. 가능한 한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것은 같이 경험하면서 아이의 상태를 살피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 지 알아보고 아이가 원하는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참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단 말이죠.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여러 인간관계가 있지만 특히 가까운 사이 일수록 상대방과 내 생각이 다른데 그걸 지켜보고 기다리는 게 참 힘든 것 같습니다. 남편이라든가... 자식이라든가... ㅎㅎ 결혼하지 않는 관계에서는 동거인이라든가 연인 사이라든가 말이죠. 이번에 정회웅 작가님의 <기다리는 마음>을 읽고 기다리는 마음이라는 게,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적절한 시간만큼 기다리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가장 큰 행동인 것 같습니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조율하며 서로를 존중하며 기다리는 마음. 주인공이 자동차 수리 기사님과의 대화에서 자신을 되돌아 보고 송주와 모모를 다시 생각해 보고 진심으로 송주를 이해하게 되고 송주와 함께 모모를 애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난 것은 불편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그 덕에 수리 기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주인공이 송주의 입장이 되어 송주를 이해하는 시간도 가지고, 슈퍼 할머니를 만나 차분히 따뜻하게 송주가 모모를 보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던 것에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슈퍼 할머님의 배려가 너무 인상적이었고 감사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무언가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충분한 기다림은 꼭 필요하다는 것을 할머님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내가 좀 급했다고, 같이 천천히 이야기를 좀 해보자고 다독이려 했지만 한편으로 내가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품어주고, 그 사람으로부터 충분히 이해받았다는 충만한 기분은 나 역시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그런 건 어떻게 하는 건지, 단지 고개만 끄덕여주고 토닥여주는 것만으로 가능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셋셋 2024 정회웅 <기다리는 마음> p.106,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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