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게으른독서쟁이
“ -그냥 주셨어.
-무조건 처리해야 한다고 그러시더니.
송주는 말없이 고양이 목각인형의 귀를 만지작거렸다. 딸이 만든 거래. 송주의 목소리는 표정만큼이나 차분했다.
-그런데 왜?
-이제 겨우 그럴 마음이 드셨대. 한참을 기다려서. ”
『셋셋 2024』 정회웅 <기다리는 마음> p. 112,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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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
단편 다운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어요. 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을 좋아하는데. 그 안에 두 사람의 관계 중간에 등장한 할머니까지 의미를 만들어가는게 맘에 남았습니다.
병점슛돌이
“ 멀리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빛의 조각이 보였다. 지금은 어둑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린다면 이곳에도 이내 빛이 닿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자 같은 순간에 고개를 드는 송주가 보였다. ”
『셋셋 2024』 p. 116,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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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독서쟁이
이 부분은 뭔가 되게 시적이지 않나요? 전 그렇게 생각했는데 병점슛돌이님께서 이 부분을 선택하신 것을 보고 '역시 시적인 부분이야~' 하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병점슛돌이
개인적으로는 결말의 여운이 가장 길게 남는 소설이었습니다ㅠㅠ 폭설이 내리는 어느 날 한 때의 일을 다루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짧은 시간의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오래 잔상으로 남아있을지 몰랐어요. 또 끝까지 다 읽고 나서는 '기다리는 마음'에 대해 오래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저는 이 소설이 지니는 미학을 여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주인공과 송주의 생략된 서사를 상상하며 이야기를 곱씹어 보니 훨씬 더 풍성한 감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잘 읽었습니다 :D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한겨레출판
시 〈입주민 외 주차금지〉〈왼손에 포크 오른손에 나이프〉〈무단 오페라〉(이열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요.
솔빛
입주민 외 주차 금지에서 마지막 연에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감각적인 묘사가 좋았어요
게으른독서쟁이
<입주민 외 주차금지>를 읽고.
'산에는 갇힌 돌들이 있었다
떨어지면 위험해서 철골로 된 우리에 가둬두었다고
표지판에 쓰여 있었다'
는 문장에서 시의 첫부분의 '채집통은 작고 투명한 고무공으로 가득하다'라고 표현한 채집통이 개구리 알로 가득찬 모습이 연상되네요.
시의 뒷부분도 가둬둔 낙석이 우르르 쏟아지는 모습을 마치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시끄럽게 울어대며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묘사한 것 같은데 맞는 이해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런데 신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뭔가요? 어떻게 연결지을래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목이 왜 <입주민 외 주차금지>일지도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파트 단지 바로 뒤에 산이 연결되어 있어서 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는 아파트 단지가 연상되더라고요. 아파트 건물 바로 뒤쪽에 인접한 곳 산의 한 쪽 면에 쌓여있는 돌들이 산사태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골망으로 덮어씌운 모습도 그려지고요. 저희 친정집이 딱 그런 아파트거든요. 그 등산로로 많은 사람들이 다니거든요. 다른 아파트 단지 사람들도 온단 말이죠. 그래서 그 낙석으로 위험한 곳에 외부인들이 함부로 차를 세울 수도 있으니까 그러지마라 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근데 아직도 제목과 시가 잘 이해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태어나는 기분이 끔찍했던 건 나가는 길이 머리보다 좁았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을 보면서는 개구리 알을 찢고 나오는 올챙이도 통증을 느끼려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개구리알은 일단 좁은 산도가 없으니까 인간의 출산과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개구리알 이야기에 인간의 출산을 얘기하는 듯한 표현이 나와 연결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분만하는 과정에서 엄마도 아기도 모두 통증이 심하다고 하는데요. 사실 출산하는 순간의 기분을 느끼고 기억하는 사람은 있어도 태어나는 기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왜 태어나는기분이 끔찍했다고 단정하는 표현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태아가 나오는 길이 태아의 머리 크기 보다 좁아 산모보다 더 많은 고통을 받으며 나온다고 다큐에서 본 적은 있지만 우리가 태어나는 기분을 기억하지는 못하니까요.
시를 이해려고 싶은데 어렵네요. ㅠㅡㅠ
게으른독서쟁이
<무단오페라>를 읽고.
미사를 보는 모습이 눈앞에 연상이 되었습니다.
'미사라는 말은 법정에서 재판이 끝났다고 선언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법정에서는 재판이 끝났지만 신의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손을 비는 것과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것의 차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제가 떠올리는 단순한 생각에는 두 손을 비는 것은 뭔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치성에 가깝달까? 비나이다~ 비나이다~하며 원하는 것을 간절히 비는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반면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것은 좀 서양적인 기도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간절하다기 보단 좀 강단있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랄까? 왠지 성당에서는 두 손을 비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시인님이 생각하신 비는 것과 양손을 미는 힘의 차이는 무엇인지 알고 싶네요.
병점슛돌이
보이는 것은 환경이 된다. 보이는 것을 잊기는 쉽지 않다.
『셋셋 2024』 p. 134,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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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점슛돌이
<입주민 외 주차금지> : 감각적인 묘사가 무척 돋보이는 시였던 것 같아요! 엄마를 기다리는 화자의 마음이 올챙이와 개구리에 투영되어서 보여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소리가 몸집이 되어 쏟아진다"라는 마지막 문장의 울림이 너무도 크게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왼손에 포크 오른손에 나이프> : 개인적으로 소설보다는 시를 읽을 때 심장을 찌르는 듯한 문장을 더 많이 만나는 것 같아요! 가령 이런 문장들이요!
"보이는 것은 환경이 된다. 보이는 것을 잊기는 쉽지 않다."
눈에 보이는 것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 시인의 일이지 않을까 싶은데, 눈에 보이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는 시도 또한 시인의 일이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무단 오페라> :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힘"을 가진 사람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시에서 "신도들은 기도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있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힘"만큼은 그들에게서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감상을 남겨봅니다!
게으른독서쟁이
혹시 시인 아니신가요?? 어쩜 그렇게 시를 잘 받아들이세요? 너무 멋진 감상평입니다. 저는 시가 접근이 어려워요.
병점슛돌이
저도 요즘 시가 많이 어렵긴 해요ㅠㅠ 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시를 읽고 해석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고 한 문장 한 문장 감각하거나 느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시를 접하다보니 훨씬 시와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함께 완독하는 날까지 화이팅 해봐요 :-D
게으른독서쟁이
에휴.... 전 어쩔 수 없는 이과인의 기질인걸까요?? 저도 막 그대로 다가와서 느껴지는 대로 느끼고 싶은데 그게 안돼요... 그러니까 어떻게든 느껴보자 싶어서 읽고 또 읽다보니 자꾸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라도 쓰려다보니. ㅋㅋㅋ 부딪치다 보면 뭐라도 얻겠지 싶어 시에게 무작정 다가가기 계속 시도중입니다. ㅎㅎ
샐빛
두 손을 비는 사람은 없었다.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힘만 있었다.
『셋셋 2024』 p138 무단 오페라,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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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한겨레출판
시 〈부산집〉〈날짜를 떼어내 모퉁이에 심었다〉〈빛을 밟고〉(이지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요.
병점슛돌이
어떤 말은 듣지 않고도 담을 수 있어서
닿지 못한 손을 잡은 것 같았고
『셋셋 2024』 p. 154,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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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점슛돌이
<부산집> : 시를 다 읽고나니 잔잔한 노래가 흐르고 음식 냄새가 기분 좋게 후각을 자극하는 "겨울 어느 날"의 포차 <부산집>의 풍경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네요. "새소리를 사랑해 눈에 새긴 사람"과 "민들레가 사라진 땅에 퍼트릴 감정", "날개 달린 신발로 밤을 걷는 장면"을 상상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날짜를 떼어내 모퉁이에 심었다> : 제목만 놓고 보았을 때 개인적으로는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시였어요! 시를 읽는 내내 '나'와 '너'의 무심한 듯한 말투도 그렇고 시에 등장하는 '끝나지 않는 영화'와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열차'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었던 것 같아요!
<빛을 밟고> : 시를 읽고 나서 다음과 같은 마지막 연을 여러 번 곱씹어 보았어요.
"한 발 한 발 조여드는/내려오는 어둠 속에서/그림자 위에 얽혀드는 색을/나는 보았다"
의식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고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버렸죠. "그림자 위에 얽혀드는 색을" 보는 화자의 마음이 궁금하네요.
한겨레출판
혹시 시인 아니신가요?2222 슛돌이님의 감상을 보고 시를 다시 보니까 저도 냄새와 소리가 들리는 공감각적 감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ㅎㅎ 시를 감상한다는 것은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군요ㅎㅎ 올해는 저도 시와 좀 더 친해지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병점슛돌이
와~~ 다정한 말씀 감사드려요! 이렇게 소중한 작품들 같이 읽게 되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D 저는 어제 세 분의 시를 다 읽었어요~ 오늘부터 소설을 읽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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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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