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숙이 최노인의 눈동자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을 떠올리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D-29

yeonny

솔빛
어머니가 요양보호사로 일하셔서 전해들었던 일들이 생각났어요. 몇년 새 돌봄 관련 책도 나오고 많이 얘기는 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진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돌봄 문제는 개인에 맡겨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최노인을 돌보며 어머니의 죽기 전 일들을 떠올리고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어요.

샐빛
간병을 하다보면 굳이 몰라도 될 일들이 잘못 박힌 못처럼 비죽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퇴근 시간이 아니어도 셔터가 저절로 닫히는 순간이었다. P28
병점슛돌이
“ 신부가 말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습니다. 그것은 마땅한 마음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좁은 고해성사소가 아닌 널찍한 방 안에서 얇은 막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강선숙은 마땅한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
『셋셋 2024』 p.35~36,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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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점슛돌이
책을 읽는 내내 몇 번이고 강선숙의 마음을 가늠해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고해성사를 하며 신부에게 자신이 벌인 일을 "마땅하고 옳은 일인가요?"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아, 내가 헤아릴 수조차 없는 마음이구나, 라며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죠.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면서 '돌봄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또 하나의 소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한겨레출판
소설 〈재채기〉(성수진)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요.
샤르르르
“ 시간이 흐르며 나는 우리의 만남이 너무 단조롭다고, 뭐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걸 충분히 이해 받으면서 네가 하고 싶은 것도 같이 하는 그런 관계를 원한다고 여기게 되었다. ”
『셋셋 2024』 p.49,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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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르르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문장이네요. '원한다'가 아니라 '원한다고 여기게 되었다'라고 표현한 건 어떤 감정일까요?

알파핼릭스2
경태씨를 ‘싱거운 사람이었다’를 상세히 서술한 부분 아니었을까요? 처음엔 나를 맞춰주는 그가 좋았지만, 점점 단조로워지고 싱거워지는 그런 심정을 보여준 문장 같아요.
샤르르르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한 쪽으로 끌어오는 것이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나의 말과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수정선배의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어있다는 말이 겹쳐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점심이 참 따뜻하네요.
dada
저도 성수진 작가님의 소설에서 그 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혹시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하게 가져오기 위해 하시는 샤르르르님만의 방법이나 루틴이 있을까요?
게으른독서쟁이
어린 시절 일기를 쓰기 시작한 무렵부터 나는 그렇게 일상을 좀 더 견딜 만한 쪽으로 끌어오곤 했다. 그건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59,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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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독서쟁이
“ 엄마는 아저씨와 결혼했고 할머니의 강력한 의지와 엄마의 단호하지 못한 결정 때문에 나는 할머니와 둘이 살게 되었다. 이제 일기장엔 엄마에 대한, 엄마와 관련된 거짓말이 하나둘 줄어갔다. 엄마의 세세한 습관과 취향을 모르게 되어버려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 엄마를 미워할 수 없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려면 그 사람의 세부에 대해 환히 알아야 했다. 그래야 거짓말도 할 수 있었다. ”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61 ,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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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독서쟁이
“ 선배는 다시 고갤 끄덕거렸고 뭔가 고민하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짜깁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 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
"무엇이든 그게 다 현진 씨 얘기지." ”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72,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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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독서쟁이
“ 눈앞에서 부유하는 가루들이 서서히 음식들 위로 내려앉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생일날 가장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되었다. 코코아 가루들이 흩날릴 때 엄마가 제일 먼저 눈을 맞추는 사람이 내가 되는 것. ”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80,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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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독서쟁이
오랜 시간이 흘러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스스로를 작고 하찮게 느낄 자신을 위해, 어린 나는 내 밑바닥을 직접 구성했다. 그게 나의 거짓말이었다.
『셋셋 2024』 성수진, <재채기> p. 78~79,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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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독서쟁이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현진과 엄마보다는 여자로 아저씨만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이 연상이 되어서 좀 엄마가 밉고 서운하더라고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싫어서 좀 더 원하는 방향으로 의미를 부여해서 사실과 다르게 글을 쓰는 현진의 모습이 좀 외롭고 쓸쓸하고 안쓰러워 보이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글을 쓰며 자기 자신을 잘 보듬는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했습니다. 그걸 알아봐 주는 좋은 사람도 곁에 있고요.
어떤 특수한 상황과 그로 인한 결핍, 상처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이어지는 거짓말하는 딸의 입장이라는 관점에서 한은형 작가의 <거짓말>과 백수린 작가의 <눈부신 안부>가 많이 생각나는 작품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짧지만 간결하고 감정이 넘치지 않아서 임팩트 있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샐빛
누군가를 미워하려면 그 사람의 세부에 대해 환히 알아야 했다. 그래야 거짓말도 할 수 있었다. P61

샐빛
어린 시절의 자잘한 기억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밑바탕을 구성한다는 걸 나는 잘 알았다. P75
병점슛돌이
“ 선배는 다시 고갤 끄덕거렸고 뭔가 고민하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짜깁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 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
"무엇이든 그게 다 현진 씨 얘기지." ”
『셋셋 2024』 p. 72, 송지영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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