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무진 작가와 귀주대첩을 다룬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을 함께 읽어요

D-29
처음에는 그를 주인공을 작업하려 했습니다. 그때 어느 피디랑 커피를 마시다가 이 이야기를 했는데, 놀라면서 계속 고개를 갸웃하더군요. "빌런 작법서를 쓰신분이 그런 생각까지 하면 너무 나간 것 아닙니까?" 빌런은 어디까지나 빌런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저는 그 말을 듣고 처음에는 기분이 살짝 나빳지만 곧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빌런은 빌런의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빌런이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을 늘 주장했던 제가...너무 나가버릴 뻔 했더라구요. 그래서 그를 적당한 선으로 내려앉혔어요. 대신 매력은 좀 뿜뿜해야 하는데....제가 클라이맥스 지점에서 힘이 딸려서...그의 매력을 더 뿜어내지 못한 것 같아 지금은 좀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
‘그’는 지금도 매력이 넘칩니다! 그리고 그 피디님은 따로 생각하시는 바가 있었겠지만, 저는 그가 주인공이 되었어도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한국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소설가가 쓰는 역사 소설에서 한국인이 악역이고 한국과 대립 중인 외국인이 주인공인 작품을 제가 은근히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킹덤: 아신전》의 설정도 높이 봅니다. 『김유신의 머리일까?』도 후반까지 겐지가 주인공인 줄 알았습니다. ^^)
참, 『엄마는 좀비』도 아주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작가님. 그리 용기를 주시니 힘내겠습니다.
바로 그거였어요! 제가 원래 노렸던 게, 악인이 주인공이 되게 만들어보자. 우리 입장에서 악인의 입장과 세계를 한번 파헤쳐 보자. 이걸 기획했는데, 듣던 피디는 갸우뚱하더군요. 하하하. 빌런이 존재하는 것은 주인공이 있기에 빌런이라는 존재가 성립하는 것이니...악인이 주인공이라면 그것은 빌런이 아니고 주인공일 뿐이겠지요. 아무튼 그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싶었던 욕망은 지금도 강렬합니다. 그리고 보면 제가 쓴 소설은 늘 이래서,,,인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주륵)
그의 입장에서는 자기 나라에 충성한 건데... 피디님이 ‘작가 오랑캐설’ 등의 논란을 미리 차단하시려고 그러신 거라고 이해해봅니다. 그러고 보니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일본군이 주인공인 한국 소설이 있습니다. 조두진 작가님의 『도모유키』인데요, 왜군이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딱히 조선군이 악하게 그려지는 건 아닙니다. 그냥 전쟁의 비참함을 이야기하는 소설입니다.
도모유키 -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일본군의 시선으로 정유재란을 재구성한 신선한 역사소설 <도모유키>가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온다.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도모유키>는 정유재란 당시 11개월 동안 순천 인근 산성에 주둔한 일본군 하급 지휘관 다나카 도모유키를 중심으로 일본군의 주둔과 퇴각, 조선 여인 명외와의 사랑을 핍진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어? 저말고도 이런 짓 한 분이...? 저는 무려 임진왜란 때 갓파가 울 나라 오는 이야기 단편소설을 썼는데 ㅋㅋㅋㅋ 괜히 반갑네요. 찾아봐야겠습니다 ㅋㅋㅋㅋ https://ridibooks.com/books/4677000003?referer=naver_book&NaPm=ct%3Dlt2tj7dk%7Cci%3De632a8bf04eedba589916e510983ee7e1fc4bd86%7Ctr%3Dboknx%7Csn%3D6417694%7Chk%3D0b6b871f60c3e4cc3e28eb0d638772eb662be0aa
표지가 너무 귀여운데요? 잘 읽겠습니다!
저도 굳이 빌런을 주인공의 반대시점의 존재로만 존재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저도 작가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다만 누구나 쉽게 다가가는 구성를 비틀어 새롭게 창작하려면 쉽지는 않을 거 같긴 합니다. 막장드라마를 욕을 하면서도 빠져서 보기 쉽지만 익숙치 않은 구조는 저항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차무진 작가님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어떤 캐릭터를 만들던간에 그 자리에서 알맞은 역할을 잘 소화하면 되겠죠.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작품과 캐릭터가 있어서 행복해요!!!
부처는 내세를, 북신은 현세를 담당한단다. 죽은 이는 부처가 위로하고 산 자들은 북신이 위로하는 거다. 북신이 산 자들을 위해 그리운 망자를 만나게 해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지. 불려 나온 망자는 북신 그 자체가 되어 모습을 드러낸단다. p259
여우의 계절 - 귀주대첩, 속이는 자들의 얼굴 차무진 지음
산 자들을 위한 북신이라는 존재가 신기하네요. 결국 귀신을 부르는 원리인 것인데, 그들이 산 자들을 위해 도움을 준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렇네요.
전 정말 기초적인? 아기같은 질문인데요. 강감찬 장군을 '사람을 조종하고/사람 죽이는 병에 걸린 인물'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혹시라도 위에 쓰셨다면 죄송합니다!)
작가님이 답이 아직 없으셔서 제가 사알짝 덧붙이자면 이건 아마 뒤쪽 가면 알게되는 장치 중 하나 같습니다. 호옥시 완독하고 나서도 같은 생각이 드신다면, 그리고 그 사이 작가님 답이 없으시다면 제가 슬쩍 답 달겠습니다.
저 완독했는데 ㅎㅎ 역시 문해력이 떨어지나 봐요 어쩔티비
@조영주 답을 달아주셔요 부탁합니다 ㅎㅎ
저도 부탁 드립니다~
아하 그럼 슬쩍 끼어들어서... 작가님이 말씀하신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한 작가적 상상력과 더불어 저는, 주인공의 특수상황(귀신의 삐뚤어진 시선)으로 인해 더 악독하게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이실 그정도로까지 나쁜놈은 아닌데 너님(주인공) 눈이 색안경상태라 그렇다고 생각했달까요?
ㅎㅎㅎ 아기같은 질문이라뇨. 음. 동양 최대의 영리한 장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강감찬은 영리하고 명석했다고 하는데, 사실 그의 전투흔적을 보면 크게 영리한 것 같아 않아 보였거든요. 또 전설만 가득했어요. 술법을 쓴다느니, 호랑이를 속였다느니....그래서 제가 그러한 인물을 상상해본겁니다. 이 정도로 영악했지 않았을까....하는...
사실 둘 중에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매력적인데, 둘다 가지고 있어서...외모 빼곤 다 가졌군 이럼서 봤거든요. 사이코패스=사람죽이는 병은 아니지만, 혼자 그렇게 설정해 놓고 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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