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우의 계절]을 쓴,차무진입니다.
정말이지 저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여우의 계절]을 읽기 위해 오셨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초 무명 작가인 절 띄워주시려는 조영주 소설가님의 열의에 몸 둘 바를 모르겠고요. 장강명 작가님의 응원도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튼, [여우의 계절] 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2022년과 2023년 두 해를 이 책을 쓰느라 전부 보냈어요.
저한테는 [인더백] 이후의 다섯번 째 장편이었습니다. 그리고 [해인] 이후 오랜만에 작업하는 팩션이었어요. 이 책을 즐기시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껍다고 하시지만(사실 요즘 나오는 소설책에 비하면 몹시 두껍지요), 가속도가 있습니다. 게다가 여러분들은 능숙한 소설읽기쟁이들 아니십니까. 높은 수준의 책 읽기 대가들!! 잘 부탁합니다. (꾸벅)
차근차근 내용에 관하여 대화할 시간은 많이 있을 겁니다.
처음부터 조급해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것 만은 먼저 말씀드릴게요.
신화학자 '조지프 켐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들]이라는 인문학서를 읽고 감동을 받은 '크리스토퍼 보글러'라는 헐리우드의 유명 시나리오 라이터가 있었어요. 그는 켐벨이 정리한 인류 전설, 민담, 신화의 특징들을 읽고 또, 융의 집단 무의식의 정신분석학에 기인해서 이런 생각을 했지요.
"아, 뻔하구나. 인류가 남긴 전설과 신화 속 서사의 패턴은 세월이 흘러도,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구나. 그것은 앞으로 100년 후도 마찬가지야. 왜냐고? 바로 인간의 속내는 만년 전이나 천년 전이나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또 미래나 똑같기 때문이지. 인간이란 것들, 복잡한 것 같지만 단순해. 오래전 써 놓은 신화나 민담을 봐. 전 세계 각 나라, 지역의 이야기들이 전부 똑같은 패턴을 가지잖아! 영웅이 집을 나와서 개고생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 그 와중에 성장하는 거지." 라고 생각했어요.
보글러는 켐벨이 연구한 영웅 여정 서사를 헐리우드 영화 서사에 적용하기로 했어요. 영웅의 집을 떠나 누군가를 만나서 배우고, 관문을 통과하고, 적대자, 조력자, 이성을 만나고.......신화의 영웅의 여정을 이야기의 주인공의 여정으로 바꾼 거지요. 옷만 다르게 입혀서. 지팡이를 짚고 길을 걷는 영웅이 아니라 사건을 만나는 주인공으로.
그렇게 보글러는 영화 주인공이 사건을 만나 움직일 때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이야기의 중요 깃발'을 정리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라? 당시 성공한 영화를 만든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 등등의 감독들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더란 거죠. "어이, 보글러, 그걸 왜 공개해? 우리만 알고 있으려 했는데. 어허. 이 귀중한 영업 비밀을...참내.." 그들은 영웅 여정 서사를 이미 [스타워즈] [조스] 등에 티나지 않게 써먹고 돈을 많이 번 상태였던 거죠.
디즈니, 폭스, 유니버셜 등등..헐리우드 유명 영화사들은 보글러의 영웅 여정 서사를 자신의 영화들에 적용했고, 1990년대 2000년대 헐리우드 서사의 황금기를 이루었지요. .[라이온 킹][인디애나존스] [귀여운 여인] [타이타닉] 등등 수많은 영화의 서사가 거기서 나왔어요.
이 작품 [여우의 계절]은 그 보글러의 '영웅 여정 서사'의 구성을 따랐어요. 물론 제 식대로요. ^^
나중에 다시 설명할 시간이 있겠지만 주인공 설죽화가 어떤 경위로 조지프 켐벨의 영웅 여정의 길을 가는지(출발, 정신적 스승, 관문,죽음과 재생, 천복 등등)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제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게 아닌가 모르겠어요.
오늘은 첫날이니까요, 제가 원숭이탈의 이미지를 보여드릴게요.
대원수가 탈을 쓰고 있다는 설정을 만든 후, 어떤 탈이 좋을까, 고민했어요. 그리고 여러 탈을 찾던 중 우리나라 전통 탈인 원숭이탈을 찾았고 몹시 마음에 들어 적용했어요. 거기에 방상씨 탈을 섞어 눈 4개를 만들었을 뿐이에요. 위 이미지가 강감찬이 북신제에 쓰는 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