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2.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읽고 답해요

D-29
어떤 통념이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당사자(여성)인 문제에 대해서도 그 문제를 인정받지 못하는데, 성적지향이나 장애 유무에 대한 이슈는 당사자도 아니라 더더욱 허무맹랑한 생각으로 치부되곤 해서 오히려 제가 이상한 건가 싶었는데요. 구체적이고 정확한 사례들을 마주하면서 선명한 근거를 쥘 수 있다고 느껴서 좋았습니다. 주목 받지 못했고 언어화 되지 못한 타인의 고통을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고, 제가 겪고 있는 인지하지 못한 고통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만해도 PMS가 심해서 그 시기에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폭식을 하게 되는 등, 고통 받았으나 치료를 받거나 보조제를 먹는다는 생각도 못하고 여성이라면 이 정도는 당연한 고통이라며 참고 버텼는데요. 그 시기에 사람들한테 예민하다는 핀잔을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일이 매달 불규칙적으로 반복해서 겪었네요. 생리대를 갈지 못하고 일을 하고, 화장실을 자주 가지 못해 방광염에 걸렸다던 일화들이 당연하게 나눴던 제 주변의 여성들과의 대화도 떠올랐고요. 또 여러 사람이 모인 공연장을 가면서 여자 화장실만 길게 줄이 있을 때 답답하곤 했는데, 이게 여성들이 느리다고 답답해 할 게 아니라 신체 구조 및 사회적인 옷 차림 등의 꾸밈으로 인한 남녀의 차이를 인지하고 그에 따라 차이를 두지 않는 구조는 생각을 아예 못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여자 화장실의 공간과 좌변기 수를 늘이면 된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고요.
2-1. 1장에서는 노동자와 장애인의 고통이 기억에 남았다면, 2장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남습니다. 교수님의 다른 책들에서도 그랬는데,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 내용들을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쓰시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 역시 글쓰시는 단계에서 많은 고민과 애를 쓰신 흔적이겠지요. 보건학, 사회과학 등에 대한 이해와 필요도 절감하게 되었고, 약자들의 싸움에 대해 연대의 마음으로 읽으려 노력하다보니 무심코 지나치거나, 그런 장면들이 있었을까? 감히 상상도 못하는 아픔들이 곳곳에 있구나 싶어 너무 아프고 괴로웠습니다. 보스턴 파인아트뮤지엄의 화장실 표지판은 그런면에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의외로 간단하고 명확하게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는 힌트 같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나누고 싶은 문장을 적어 주세요.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낳지 않는다. 세상은 복잡하나, 사회 문제 해결은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한다.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푸는 대신, 큰 칼을 휘둘러 자르는 것은 칼을 휘두른 이를 영웅처럼 보이게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영웅적 결정은 종종 상황을 악화시킨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61, 김승섭 지음
한 사회가 인간에 대한최소한의 예의를 지켰다면 살아남을수있었던 목숨이 계속 부당하게 죽어나가고있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목격자인 우리는 게속 질문해야한다 한국사회에서 살아남은상아없는 코끼리는 누구인지 이부조리한 생존경쟁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는 밀렵꾼은 누구인지...
성폭력은 개개인의 우발적 실수가 아니라 비대칭적 권력관계와 폭력적 문화 속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일상이 민주주의의 최전선입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48, 김승섭 지음
노동자의 작업환경에 대해 고용주에게 물어보면 그건 과학적인 연구가 되는데, 일하는 당사자인 노동자들에게 물어보면 정치적인 행위가 되는 식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53, 김승섭 지음
가장 약한 이들이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나는 비극의 연쇄를 막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언적이고 성급한 대책 발표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정책으로 생겨날 영향력을 면밀히 검토하고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지난한 협의 과정이고, 그 일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의지와 인내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62, 김승섭 지음
어떤 이들은 노동자들과 함께 연구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하지 않나. 노동자의 작업환경에 대해 고용주에게 물어보면 그건 과학적인 연구가 되는데, 일하는 당사자인 노동자들에게 물어보면 정치적인 행위가 되는 식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53, 김승섭 지음
모든 고통이 동등하게 주목받지는 않는다. 2015년 해고 노동자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던 당시, 나는 해고 노동자의 아내가 겪었던 고통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했다.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이 모여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었던 ‘와락’에서 아내분들을 만나 인사하면서도 그분들을 고통의 ‘당사자’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제까지 같은 아파트에서 언니, 동생 하며 함께 다니던 이들이 남편의 ‘생존’ 여부가 갈리자 길에서 마주쳐도 눈맞춤을 피했던 것이다. 그 인간적 배신감이 때로는 남편의 정리해고 자체보다 더 아팠다. 남편들이 투쟁하는 동안 집안을 감정적*경제적으로 돌보는 것은 아내들의 몫이었다. 이들은 정리해고와 그 이후 투쟁 과정에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돌보며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그러는 동안 시댁에서는 “너라도 남편 마음 편안하게 해줘야 되지 않겠냐?”라며 격려 아닌 격려를 했고, 친한 친구들은 “그렇게 힘들면 남편과 이혼을 하든지 해라”라며 조언 아닌 조언을 했다. 결국 이들은 스스로를 고립시켰고, 상처는 안에서 곪아 터지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들에게 “당신은 괜찮은가요?”라고 묻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11, 112, 김승섭 지음
오늘날 한국 사회의 ‘고롱고사’는 어디인지,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은 ‘상아 없는 코끼리’는 누구인지, 이 부조리한 생존경쟁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는 밀렵꾼은 누구인지 말입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현실을 바꾸고 싶다면 과거와 어떻게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우리가 무엇을 놓쳤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한 사회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다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목숨이 계속 부당하게 죽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목격자'인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합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37, 김승섭 지음
미투운동이 두려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묻고 배우면 됩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147p, 김승섭 지음
저도 이 부분 밑줄 그었어요. 펜스룰 이야기에 이어지는 부분이었죠... 문제를 회피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어요.
사회적 약자들의 싸움에 연대하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당사자들의 투쟁을 함부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연구자는 이미 존재하는 사실관계에 따라서, 그 데이터에 기반해 세상을 이해한다. 그런 합리성은 종종 보수적인 현실 인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역사는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아니라, 현실의 질서에 도전하며 판에 균열을 만들어 낸 이들이 열어왔다. 많은 경우, 연구자들의 언어는 그 변화를 사후적으로 따라갈 뿐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108, 김승섭 지음
해고 노동자들에게는 정리해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만틈이나, 그 과정에서 갑자기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뉘어 어제까지 형, 동생 관계였던 '산 자'들이 "나라 망치는 빨갱이"라고 욕하는 것을 경험하며 생겨난 트라우마가 큰 상처였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오줌권'을 위한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일하고 살아가는 공간에 나를 위한 화장실이 존재하지 않거나 설사 화장실이 있더라도 그걸 이용할 수 없다면, 그것은 그 공간이 나를 인간으로서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 세상은 복잡하다 사회문제 해결은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한다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푸는 대신, 큰 칼을 휘들러 자르는 것은 칼을 휘두른 이를 영웅처럼 보이게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영웅적 결정은 종종 상황을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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