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D-29
2022년 9. 4. 일 (읽은 부분 p41-60) -p48. 친절하게 접근해오는 사람들을 계속 밀어내고 있었다. 물론 진짜 이유는 돈이었다. -p.50 성냥을 버리던 고든의 시선이 풀빛 화분의 엽란에 멎었다. 참으로 볼품없었다. 잎은 고작 일곱 장 뿐이고 새잎이 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고든은 엽란과 일종의 암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그놈을 죽이려는 은밀한 시도를 여러번했었다. 물을 주지 않고, 줄기에 뜨거운 담배 꽁초를 비비고, 심지어는 흙에 소금을 뿌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독한 것들은 웬만해선 목숨 줄이 끊기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시들고 병든 몸을 지켜낸다. -p57. 수고스러운 파괴가 어떤 면에서는 창조행위라도 되는 양 *단상) 고든의 하숙집을 둘러싼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하숙집 주인, 하숙인들 1. 2. 3과 하숙집에 대한 묘사, 특히 엽란에 대한 고든의 암투. 엽란은 어쩜 고든 자기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그와 닮았다.
154페이지에 오타가 있네요. 래블스턴이 램블스턴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정식제본판에는 교정이 되어 있겠죠? :)
제보 감사합니다. 숩니님 덕분에 오자 하나 잡았네요^^ 3교 완료 상태의 가제본을 보내드린 터라 한번 더 교정을 볼 예정인데요, 이렇게 제보 주시면 혹여 놓칠 수 있는 것도 잡을 수 있으니 적극적 제보 부탁드립니다!
20쪽, [교양인이 교양인에게 보내는 미소. 델이라니! 천박하게!] 21쪽, [그들 사이에는 교양인끼리의 암묵적인 동지애가 있었다.] 사실 책도 읽을수록 ‘독서력’이라는 게 생기고 안목이 깊어지지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보는 눈이 있다고 믿는 독자들끼리 자부심도 있고, 비슷한 수준의 독서가들을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게 가끔은 무척 꼴사나워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요?)
저는 그런 ‘교양인’들의 잘난 체를 무척 재수 없게 여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제가 바로 그런 잘난 체 많이 하는 먹물의 표본이기도 합니다. 왠지 『엽란을 날려라』 읽으며 여러 번 뜨끔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p19 '글을 쓸' 힘을 잃은 건 돈이 없어서였다. 그저 돈이 없어서. 고든은 신조라도 되는 양 그 논리에 매달렸다. 돈, 돈, 모든 것이 돈이다. 27-28 또 돈이 문제다. 모든 것이 돈이다. 어떤 인간관계든 돈으로 사야 한다. 돈이 없으면 남자들에게 관심받지 못하고, 여자들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 어차피 돈이 없으면 인간과 천사의 언어로 말하지 못한다. 스물일곱 살 고든의 현재는 기승전'돈', 몽땅 돈이 원인입니다. 글을 쓰지 못하는 것도, 여자를 만나지 못하는 것도, 매사에 일이 풀리지 않는 것도 모두 돈 때문이라는 건데요, 좀 과하다 싶다가도 막상 곰곰 생각해보면 납득이 되기도 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주인공의 이중적 태도가 씁쓸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는 고든 콤스톡은 제멋대로에 고집불통이지만 사실 자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그들과 함께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스스로와의 철칙을 위해 결국 그것을 거부합니다. 이런 삶이 의미가 있었을까요? 저는 아직까지도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헛... 고든 콤스톡이 죽... 죽나요...?
아니요, 오히려 엽란을 날려라는 조지 오웰의 소설치고는 해피 엔딩에 속합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다만 작중 초반부에 '평범한 중산층의 삶을 거부한 대가가 이것인가'라고 토로할 정도로 주인공의 고난이 대가를 받기는 커녕 갈수록 피폐해지는 것이 슬퍼져서 한 말입니다.
아이쿠, 다행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동물농장도 그렇고, 1984도 그렇고, 문학사에 길이 남을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이네요.
조지오웰의 소설 치고는 해피엔딩 ㅋㅋ 격공입니다..!!
해피엔딩이라서 안도하기는 했는데 마지막 한 페이지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마지막 문장은 소격효과를 노린 건가 싶을 정도였어요. ^^
오웰치고 해피엔딩.. 동의하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가장 새드 엔딩 같기도 하네요. 오웰 소설 주인공 중에서 가장 본격적으로 시도해본 것이 없는 주인공이 고든이고 본인이 그토록 혐오하던 중산층, 자본주의 하의 삶에 영원히 종사하게 된 것은 거의 1984의 윈스턴이나 다름 없어 보이니까요.
가장 새드엔딩같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윈스턴이나 고든이나 돈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네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자신이 저항하던 체제에 완전히 굴복해서 동화되는 지식인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는 1984랑 꽤 겹치네요. 그런 면에서는 마지막에 고든이 엽란을 키우겠다고 말하는 부분이 지독한 블랙 코미디로 다가옵니다.
책을 읽으며 엽란이라는 식물에 대해 알게 되네요ㅎㅎ 사진을 찾아보니 익숙한 식물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꽃집에 가서 엽란을 찾아봤는데 사무실에서 키우던 나무여서 깜짝놀랐어요 ㅎㅎ
45쪽, ‘섹스어필 네이처틴트 립스틱’이라는 문구를 보다 문득 든 생각인데요. 『엽란을 날려라』가 1936년에 나온 소설인데, 이때 영국에서는 섹스, 섹스어필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썼군요. 앞에서 위크스 양도 섹스라는 말을 남성 서점 점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요. 한국에서는 이효석이 「메밀꽃 필 무렵」 썼을 무렵인데...
50쪽, 오, 엽란 나왔다.
70쪽, [중산층 부모가 아들을 적절한 학교(즉, 사립학교나 그 비슷한 학교)에 보내려면, 품팔이 배관공에게 무시당할 만큼 궁상맞은 생활을 수년은 버텨야 한다.] 1936년 영국이랑 2022년 한국이 왜 이리 비슷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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