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D-29
우와..!!!!! 그러네요….. 대박
엽란을 날려라의 다음 작품인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펼치니 뼈저린 말이 나오네요. 한겨레출판사 본입니다. "학교에서 나는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다른 학생들은 대부분 나보다 부유했다. (중략) 그런 경험 때문에 나는 한편으로는 내 신분에 더 매달려야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보다 부유한 부모를 두고 그런 사실을 내게 명심시켜주던 아이들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었다. 나는 '특권 계급'으로 분류되지 않은 아이는 무조건 멸시했으며, 탐욕스러운 부자들, 특히 최근에 부자가 된 졸부들도 미워했다. 그래서 나는 특권 계급 출신이되 돈은 없는 게 가장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는 하급 상류층의 '신조'이기도 했다." (186p)
지식인 오웰의 고뇌와 신념인 민주적 사회주의가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책이죠
한 대목 더 인용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레블스턴이 계급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스테이프를 맛나게 먹는 장면에서 인상을 깊게 받은듯해서 써봅니다. 제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좋아하는 대목 중 하나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계급 차별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아무 진전이 있을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이 없어지기를 바랄 '필요'는 있되, 그만한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그 바람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직시해야할 사실은 계급 차별을 철폐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을 뜻하는 점이다." (216~7p)
1984를 읽다 보니 여기에도 줄리아가 나오네요. <신부의 딸>에는 '엽란을 날려라~'라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지나가듯 나오고요. 이렇게 서로 다른 작품에 등장인물 이름이 서로 겹치거나 어떤 요소가 중복되어 나오는 것은 의도적으로 넣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몇 안되긴 하지만 오웰의 작품은 이제 거의 국내 번역이 된 거 같아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이제 <목사의 딸>만 남은 거 같은데, 이외에도 국내 미번역된 작품이 있을까요?
소설 중에선 <목사(신부)의 딸>만 번역이 된 적이 없는 게 맞습니다. 이번 현암사 소설 전집이 초역이 될 테고요. 에세이(및 기타 비소설)는 워낙 방대한 양을 써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 중에 번역되지 않은 것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국에선 전집으로 나와 있는데, 한국에서 그걸 내기는 아무래도 부담이 돼서... 다 나오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고든이 돈의 세계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원고 <런던의 환락>을 길거리 배수구에 버리는데요, 이 부분에서 저는 그가 꼭 원고를 버려야만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에 쐐기를 박기 위함일 수도 있겠지만 인생을 모 아니면 도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고든은 로즈메리와 함께 살 집을 얻은 후 반드시 엽란을 창가에 놓겠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장면이, 자신이 중산층 진입을 염두했다기보다 선택한 삶을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의지로 읽혔습니다. 완독했는데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살짝 맥이 빠졌었던 경험이 있는데, 이 작품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오웰이 왜 사후 출판하지 말라고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도무지 여유가 없어서 오늘부터 겨우 읽기 시작했네요...! 극초반부를 읽고 있는데 고든의 냉소와 작가의 생각을 반영한듯한 책에 대한 비평들이 참 재밌습니다! 확실히 문장과 표현에서 진부함이 느껴지지 않는달까요. "엉덩이에 여드름이 도톨도톨 난 서큐버스"(26p) 같은 표현 말입니다. 너무 늦은 것 같아 조금 민망하지만, 부지런히 읽어 보겠습니다!
그래도 아직 열흘 남짓 시간이 남았으니 재미있게 읽으시고 의견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365_엽란은 결국 죽지 않았다. 시든 이파리들은 떨어졌지만, 밑동 근처에 연둣빛 싹들이 두어 개 솟아났다.
p.389_그래, 그것은 진실이었다. 결단이 난 뒤 그가 느끼는 건 오로지 안도감뿐이었다. 구질구질함, 추위, 허기, 외로움으로부터 마침내 벗어나, 품위 있는 인간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안도감. 막상 그의 다짐들을 깨고 보니, 무시무시한 짐을 벗어던진 느낌이었다. 그저 그의 운명대로 나아가고 있는 듯했다. 속이 뻥~ 뚫리는 대목입니다. ㅎㅎ
p.392_욕망을 인정하고 거기에 굴복한 그는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디오티마 364페이지는 숫자가 9 이고, 395페이지는 숫자가 12 인데 중간에 10, 11이 원래 없는 건가요?
세상에, 숩니님 매의 눈 감사합니다. 누락된 건가 하고 깜짝 놀라 확인해보니 364의 챕터 번호가 11이어야 하는데 9로 잘못 표시되었네요. 앞부분에 9장(295쪽) 10장(334쪽) 정상적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놓치기 쉬운 요소인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완독했습니다✨ 한줄평_ 결국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했던 돈에는 패배했으나 더욱 소중한 것을 얻었으니 진정한 승자는 고든이다. 잘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책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도 보니 더욱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풍성하게 느껴지네요. 저는 평소에 줄 치며 책 읽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가제본이라 오롯이 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연필로 밑줄 죽죽 그어가며 읽었습니다. 줄치는 쾌감이 있는 책이었어요. 제 신랑에게 이 책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모든 걸 돈 때문이라고 돈의 탓으로 여긴다고 했더니 "빨갱이네~ 빨갱이 ㅎㅎㅎㅎ" 하는 농담도 했는데, 그만큼 고든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은연중에 모든 것은 돈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걸 반증하고 있기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난하다고 하여 사랑을 모르겠는가, 신경림의 시도 생각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하여튼 불편하고, 주인공이 영 못 마당한데도 어, 어, 하면서 빠져든 책이었는데요. 그런 기이한 매력을 지닌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폭풍의 언덕"과 "롤리타"가 그랬습니다. "폭풍의 언덕" 읽으면서는 뭐야 완전 정신병자들이잖아, 하면서 식은 땀을 흘렸고, "롤리타"를 읽으면서는 나보코프의 배짱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 원고가 출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보코프가 당연히 예상했을 거라고 봤거든요.
주인공이 못마땅한데도 빠져드는 소설의 원조는 "돈키호테"가 아닐까 싶네요. 스페인 사람들의 양면성이라는 카잔차키스의 재해석(?)을 보고 읽으면 더 파고 들 거리도 생기고요. 퇴폐적인 피츠제럴드나 기괴한 아멜리 노통브 소설의 주인공들도 이런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거 같아요.
돈키호테까지 시야를 넓혀 보니, 사실 흥부전 심청전도 등장인물들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흥부, 놀부, 심청, 심학규, 다 싫네요. ^^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심리 스릴러👠<뉴 걸> 도서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길속글속] 『잊혀진 비평』, 함께 읽어요:) ‘도서 증정 이벤트’도 하고 있습니다.[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도서 증정] 『문명과 혐오』를 함께 읽어요.[책 증정] 호러✖️미스터리 <디스펠> 본격미스터리 작가 김영민과 함께 읽기[도서 증정] 작지만 탄탄한 지식의 풍경, [출판인 연대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조지 오웰에 관하여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불멸의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1984 함께 읽기[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책걸상 함께 읽기] #7. <오웰의 장미>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버지니아 울프의 네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9월 '나와 오기'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날 수를 세는 책 읽기- 7월〕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6월] '좋음과 싫음 사이'
전쟁 속 여성의 삶
[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책걸상 함께 읽기] #47.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밀리의 서재에 있는 좋은 책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7. 데미안
n회차 독서기록
[n회차 독서기록] 마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n회차 독서기록]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n회차 독서기록] 파스칼 브뤼크네르, 『순진함의 유혹』
좋은 스토리의 비밀을 밝혀냅니다
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스토리탐험단 여섯 번째 여정 <숲속으로>
믿고 읽는 작가, 김하율! 그믐에서 함께 한 모임들!
[📚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AI와 함께 온 우리의 <먼저 온 미래>
책걸상 인천 독지가 소모임[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