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D-29
식사할 곳을 찾아 들어간 호텔 식당. 직원은 입성만으로 고든과 로즈메리를 하찮은 손님으로 여기고, 고든은 이에 질세라 웨이터에게 팁까지 주며 허세를 부리는데요, 덕분에 전 재산을 변변치 않은 한 끼 식사에 다 쓰고 말았습니다. "정말! 너무 답답해!" (p243) 로즈메리가 고든에게 한 말인데, 딱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88쪽, [누군가가 잡지에 실린 고든의 시를 우연히 보고는 “우리 회사에 시인이 있네”라며 떠들고 다녔다.] 이 기분 제가 아주 잘 압니다. 하하하.
91쪽, [그래서 고든은 래블스턴을 찾아가 도움을 구했다. 일자리를 얻어달라고 말이다.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그의 영혼을 완전히 잡아먹지 않고 육신을 지켜줄 일자리를.] 요즘 같은 시대라면 ‘N잡러가 되세요’라고 조언을 들었을 텐데요. 카피라이터 하면서 시를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제가 소설가라서 하는 속 편한 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전에 젊은 시인들과 이야기하다가 “전업 소설가는 있어도 전업 시인은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시로는 도저히 밥벌이가 안 되고, 시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직장을 구했고, 그래서 오히려 젊은 시인들이 소설가보다 현실 감각이 뛰어나다고. 나중에 보니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어서 젊은 전업 시인도 있고, 젊은 전업 평론가도 있지만, 확실히 젊은 전업 소설가보다는 드문 거 같았습니다.
96쪽, [하지만 가난을 자처했으니 가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말은 빤한 거짓말이었다. 고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주일에 2파운드를 벌면서 몸이 고생할 일은 별로 없다. 설사 고생스럽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난이 정말 해치는 것은 인간의 뇌와 영혼이다. 정신적 무감각, 영적 불결함―수입이 일정 지점 아래로 떨어지면 이 두 가지는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신앙, 희망, 돈. 성자가 아닌 이상 돈이 없으면 앞의 두 가지도 가질 수 없다.]
101쪽, [하지만 헤밍웨이, 당신은 누구인가?] 조지 오웰이 헤밍웨이 만나러 갔다가 본명을 대는 바람에 문전박대를 당할 뻔한 적이 있다고 하던데... 그런데 그게 1945년이니까 『엽란을 날려라』 발표 이후이겠습니다. 오웰과 헤밍웨이는 서로 멀리서 모르는 채로 흠모하는 사이였다고 하지요. 유명하기로는 헤밍웨이가 훨씬 더 유명했는데(특히 1930년대에는), 오웰이 헤밍웨이를 존중하는 것보다 헤밍웨이가 좀 더 오웰을 존중한 것 같다고 합니다.
119쪽, [여자들은 돈 한 푼 없는 남자를 택하느니 남자 없이 사는 쪽을 택하지 않을까?]
91p~139p 모든 예술가가 가끔 자신의 작품을 떠올릴 때 그러듯, 고든은 경멸과 공포에 휩싸였다. 누구보다도 시와 예술에 진심인 주인공,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출판계의 현실 속에서 고뇌하는 그의 모습이 무엇보다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이후 그의 감정변화가 더욱 기대 된다.
140p~168p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집니다. 아무도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 거죠. (...) 그건 신 만이 알겠죠.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만 알거든요.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문제란 겁니다. 더러운 상처가 모두 그렇듯, 가난도 가끔은 밖으로 드러내줘야 한다. 좋아하는 여자와도 시간을 보낼 수 없을 정도록 가난한 주인공, 그럼에도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절친하고도 부르주아인 친구의 제안은 정말 대차게 거절한다. 돈을 이길 수 있는 신념이란 어떤걸까? 그리고 그 신념의 결과는 어떠할까 기대된다.
엽란을 날려라는 좋은 소설이지만 콤스톡이 연인 로즈메리에게 취하는 태도를 보고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만 유난히 가혹한 주인공은 도데체 무슨 심정을 가졌던것일련지.
고든은 너무 찌질한 남자예요. 돈도 없으면서 불필요한 자존심은 왜 내세우는지 ㅜ 고든을 만나는 로즈메리가 더 답답합니다.
혹시 엄청 잘생긴 거 아닐까요...!?
그 불필요한 자존심을 레블스턴 말고 누나 줄리아에게도 좀 투사했으면 좀 좋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부끄러움은 독자들의 몫이네요ㅠ
가족은 남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 고든의 두번째 원칙......
p.253_그리고 주머니 속에 지폐가 들어 있는 느낌이 참 좋았다. 주머니에 돈이 있다고 이렇게 기분이 달라지다니, 묘한 일이었다. 그저 부자가 된 기분이 아니라, 마음이 든든하고 기운이 솟고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 고든은 자신이 어제와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조지오웰의 엽란을 날려라 읽기모임에 함께 하고파 참여 신청드립니다. 세부적인 진행사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 모임은 현암사에서 진행한 사전읽기 이벤트에 선정된 분들께 가제본을 발송하여 진행하고 있는 모임입니다. 아쉽게도 이미 가제본 증정 이벤트는 종료되었네요. 책이 아직 출간되지 않은지라 구매하셔서 참여하기는 어렵고, 마음이 있으시다면 지만지 출판사의 판본을 구하셔서 참여하신다면 환영입니다!
117~119쪽 읽으며 제 20대, 30대를 생각했어요. 제가 30대가 다 지나갈 때까지 혼자 카페에 들어가는 걸 돈 아깝다고 여기고 피했거든요. 집밖에서 일정 사이에 비는 시간이 있으면 그냥 근처 공원이나 지하철역, 백화점 같은 곳에서 앉을 곳을 찾았습니다. 심지어 여행을 가서도 그랬어요. (제가 차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장소에서 앉아 있으면 꽤 피곤합니다. 몸도 마음도 편히 쉬지 못합니다. 40대가 들어서야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그냥 카페에 가서 아무 음료수나 시키고 쿠션 있는 소파에 앉았는데 피로도가 확연히 다르더군요. 그때까지 커피 값을 그렇게 아낀 20대, 30대 시절의 저를 칭찬해주고 싶기도 하고 혀를 차고 싶기도 합니다.
로즈메리가 임신에 대한 우려를 얘기하자 임신 여부를 운에 맡긴다는 고든의 말은 참으로 무책임하게 들립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돈이 많다면 로즈메리가 임신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을 거라고 단정하고, 임신에 대비하지 않은 고든으로 인해 성관계를 거부하자 오히려 로즈메리가 죄인인 양 위축되는 모습은 읽고있자니 불편합니다. 고든이 생각해봐야 할 것은 나이가 서른이 다 되가도록 물리적으로 이룬 것이 없는 것보다 자기중심적인 스스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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