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

D-29
글쎄요… 예전같으면 삼겹살에 반주 한 잔할 때라고 밀하겠는데, 저는 일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한 삼겹살을 한달에 한 두번은 먹는 현지인 직장동료가 있어서 딱히 내가 어떨 때 한국인이라고 느끼는지 감히 말을 못하겠네요. ^^;
하 저는 그러지 못해서 후회되는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ㅠ 그때는 제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몰랐던 것 같아요. 끌려다녔던 제 시간 돌리도ㅠ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가 좋은 이유가 저희 팀원들이 서로에게 폐 안끼치게 일 똑부러지게 잘 하고 다정하지만 몹쓸 말 절대 안하고, 선 절대 안 넘고요. 아마 제가 젤 무례할거예요(죄송,,,) 아 동료분들께 오늘도 감사함을 느낍니다ㅠㅠ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급히 한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잘 아는 분야는 아니지만 회사 일이라는 게 그냥 하면 되지 하는 관점이었는데요, 몇 명 없는 직원들끼리 유럽여행 다녀온 이야기, 캠핑 이야기, 명품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 입이 저절로 닫히더라고요. 저는 일회용품도 싫고 맛없는 프렌차이즈 커피도 싫은데 자꾸 커피 마시라고 하고요(?) 영화 뭐 좋아하냐고 해서 《벌새》 재밌게 봤다니까 다들 ??? 이런 표정을 짓는데 하,,, 제가 계속 겉도니까 대표가 제게 와서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가? 우리랑 안 맞는 것 같아." 하며 2개월만에 저보고 나가라고 해서 걍 나왔다죠.ㅋㅋ 취향만 안 맞았을까요? 제가 볼 때 그들은 이상했습니다. 5G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옮길 수도 있다고 했거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잘 맞는 장소다! 싶은 곳은 감사하게도 그 회사 퇴사 후 몇 개월 뒤 입사하게 된 지금의 회사예요. 마른 수건 쥐어짜던 전 회사와 비교하자면 아. 좋아요. 입사 5년차인데도 만족스러워요. 동료분들이 너~무 좋거든요. 생일도 챙기고 입사일도 챙기고 퇴사자들까지 붙잡아가며 연을 이어가려고 노력해요! (아쉬운 부분이라하면 제가하는 일이 정말 제 소명인지 가끔 의문이 들어요. 장강명 작가님의 『책 이게 뭐라고』 맨 뒷 부분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위에 대댓으로 남겼지만 동네 책방에서 하는 독서모임도 너무 좋았어요. 지금은 시즌2를 준비하는 과정이지만, 같이 웃고 울고 화내고 어쩜 이런 사람들이 모였을까? 하는 공동체였습니다. 책방 지기님께서 다정한 혁명가셔서 매주 반하고 그를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배운 것도 정말 많고요. (책동무들 다들 보고 싶어요ㅠㅠ) 최근에는 상암 노을공원에서 나무를 심는 단체에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완전치는 않지만 비건식도 조금씩 실천하는 가운데 발견해서 더욱 반갑더라고요. 쓰레기 덜 만드는 거 말고 제가 생태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 많이 했는데 딱 맞는 공동체를 찾았지 뭐예요. 도토리도 심고 나무도 심고 풀도 정리하면서 찐행복 누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상했던 회사를 생각하면 화가 나요. 상처 많이 받았거든요. 그 때이후로 저는 안 맞는다 싶으면 바로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ㅠ 그 회사 안 다녀도 되는데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었던 게 바보 같아요. 반대로 노력하지 않아도 맞는 사람들이 주변에 나타나면 진짜 보석을 발견한 것처럼 반갑고 감사해요.
배타적인 모임에 적응해보려고 몇 년가량 애쓴 적이 있는데 대놓고 적대하는 분위기에 결국 포기하고 나왔어요. 자존심 센 성격이라 타격을 입었다는 것조차 인정하기 싫었는데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맺고 끊는 걸 분명히 하는 편이고 마음이 떠난 사람에게 딱히 항의하거나 매달리는 스타일도 아니거든요. ‘내가 더러워서 떠난다’는 기분으로 나오면서 당연히 그 상처를 금방 극복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후에 자주 그때 일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런 때마다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요. 제대로 대거리를 했어야 했나, 처음부터 강하게 나갔어야 했나, 별 생각 다 합니다. 저와 잘 맞는 사람들을 보석처럼 여기고 감사히 살아야겠습니다. 저도 비건까지는 아니더라도 플렉시테리언으로서 살려고 해요.
저랑 정말 똑같은 경험을 하셨네요 ㅜㅜ 사람한테 받은 상처는 받을 수록 회복 탄력성이 높아지거나 단단해지기보단 뾰족해지기 십상인 것 같아요.
최고의 복수는 무관심, 최고의 복수는 대성공, 최고의 복수는 적과 다른 사람이 되는 것... 뭐가 맞을까요. ^^
적과 다른 사람이 돼서 성공하고 즐긴 나머지 그 사람에게 관심줄 여유도 없는 인생아닐까욧ㅎㅎ
일단 성공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
맞아요. 해야할 말을 하지도 못하고 너무 억울하게 당하면 정말 너무 힘들죠. 답답하고 숨도 안 쉬어지고 잠도 못자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다소 흐릿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억울한 마음은 계속 남아있더라고요. 근데 안 맞는 사람들과는 일찍 손절하는 것이 내 수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힘드셨겠지만 스스로를 구하셨습니다!! 얼마 전 읽은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에서 편견의 폭력성에 대해 다룬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이 많이 생각나네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똥을 치우는 일은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도 세상이 똥통이 되지 않도록 일조는 해보려고요.
똥이 더러워서 피하다가 똥덩어리에 포위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더라고요. 박완서 선생님 문장 참 좋습니다.
저도 이 똥 얘기에 엄청 공감했습니다. 똥은 꼭 치워야죠.
긍께요. 치워야지 그럼 그래야지 싶은데.... 막상 치우려고 생각해보면 어떻게 치우지?? 똥이 너무 크고 많고 지독한데.... 아,,, 똥독 올라 죽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혼자는 열심히 퍼내도 힘들것 같고 같이 할 사람들 찾아야 되는데 그게 또 같이 치울 사람이 주변에 많이 없어... 쌩고생 같이 하자고 말하기도 미안하고... 그래서 마음 맞음 같이 하는 거고 아님 혼자서라도 쪼매씩 쪼매씩 가족에게 피해 안가면 좋겠다는 마음 가지면서 혼자 싸우는 편이네요. ㅎ 내가 못하는 부분은 단체를 후원하는 식으로라도요. 신랑이 "니 싸움닭처럼 그러지 마라. 암만그래도 그 인간들 안바뀐다고~" 할때마다 그거야 시간지나봐야 아는거라고 지금 빨리 안바뀐다고 가만히 있으면 정말 바뀌는 게 없겠지만 계속 얘기하면 결국에는 오랜 시간 뒤에는 달라지는 부분이 조금은 있을거라고 혼자 조용히 궁시렁거리며 나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ㅎ
맞아요. 조금씩 끈질기게 알려줘야 해요. 안 그럼 그 똥들이 자기가 머드팩인 줄 착각하고 산다니까요. 당연히 한번에 안 넘어가죠. 그래도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그에 대해 자성하고, 뭐가 잘못되었는지 '단 한번'이라도 생각하는 듯요. 똥 더럽다고 피하는 건 똥들의 잘못된 생각을 굳혀 주기만 하는 거 같아요.
맞습니다!! ㅎ
이런 경험은 한국인이라면 다들 한 번정도는 하지 않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다고 그 상처가 옅거나 빨리 없어지진 않더라구요. 전 유학시절중에 너무 크게 데어서 그 후로 외국살이하면서 한국인을 아예 안만나고 삽니다. ^^; 제가 현재 유일하게 한국말로 대화하는건 한두달에 한 번 보는 한국인 미용사와의 일싱적인 대화 정도인것 같아요.
‘참교육’이니 ‘사이다’니 하는 콘텐츠들이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얻는 것 같아요. 그게 아마 다들 그런 ‘한국적 경험들’을 못 잊고 품고 살아서인가 싶기도 합니다.
배타적인 인간관계로 형성된 회사의 시기가 있었는데, 누군가 그러더군요. 그 분의 팔뚝 안쪽과 바깥쪽에 매달려 있는 것의 차이라고.. 가까스로 매달려봐야 언젠가는 뚝 떨어질 뿐이라고.. 차라리 외면이 편한 거라고요.
아, 비유 절묘하네요.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인물과 관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에는 적응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뚜렷한 목표가 없는 사교 모임에는 어지간하면 참여하지 않습니다.
와~ 좋은 맞는 분들을 찾으셔서 너무 좋네요~ ㅎㅎ 언제든 결국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잘 버티며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요. ㅎㅎ 그 전 회사의 이야기를 보고 생각난 게. 저는 가을에 날 좋을 때 밖에 벤치에 앉아서 찬 공기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높고 푸른 가을하늘 아래서 책 읽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예전 살던 동네에서 가끔 그러고 있으면서 눈총 많이 받았어요. 참 재수없다는 눈총. ㅎㅎ 그래도 좋은 건 해야쥬 ㅎㅎ 그리고 애 학교에서 허락해주시고 권유하셔서 학교 도서관 다니면서 책 읽고 독서모임을 만들고 도서관에서 봉사하고 했는데 그것도 뒷얘기가 웅성웅성... 나도 학교에서 일하면서 돈 벌어보자 나도 소개해 달라는 분도 있었어요. 그래서 돈받고 하는거 아니라고 자원봉사하는 거라고 했더니 그럼 됐다며 가시더라고요. ㅎㅎ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는 거죠 뭐.
부지런한독서쟁이시네요! ^^ 저는 고등학생 때도 대학생 때도 적당히 맑은 날 나무 아래 벤치에 누워서 혼자 눈 붙이는 걸 좋아했습니다. 종종 책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고요. 지나가던 선배가 저를 보고 놀라서 "너 왜 노숙자처럼 그러고 있어?" 하고 묻더군요. 그게 그렇게 이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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