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오늘 <화양연화>를 봤어요. 코미디프로그램에서 익숙해진 음악이 이 영화의 OST였다니...... 어쩔 수 없이 몰입이 깨지더라구요. 실내흡연이 아무렇지도 않았던 시절이구나, 사람간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깝다는 생각을 자꾸 했구요.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된다는 대사가 쿵, 하고 남았어요.
저는 예전에 영화를 볼 때는 못 느꼈는데 요즘 《중경삼림》이나 《화양연화》를 보면 홍콩이라는 도시 전체가 물리적으로 너무 빽빽하게 느껴져서 약간 폐소공포증에 걸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탁 트인 하늘 한번 제대로 안 보이고, 한산하고 널찍한 공간도 안 보여서요. 《화양연화》에 인적 없는 밤거리 정도는 나오지만요. ‘낭만도 좋지만 저렇게 비좁고 공원도 없는 곳에서는 나는 못 살겠다’는 기분이 됩니다. 홍콩을 직접 가 본 것은 딱 한 번, 그것도 길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너무 답답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거기서 사는 주민들은 어떤 기분으로 살지 궁금해요.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살지, 아니면 잘 적응해서 별 불편 없이 살지. 그리고 저는 《선리기연》 때문에 팝송 ‘온리 유’만 들으면 도저히 진지해질 수가 없습니다. ^^
@장맥주 <중경삼림>이라는 제목이 중경의 빽빽한 (빌딩) 숲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홍콩 구도심 침사추이에는 '중경'이라는 이름의 건물이 있지요 저도 가보았는데 아주 오래되고 열악해, 영화 <앤젤하트>에서 미키 루크가 타고 내려가는, 철창으로 문을 여닫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그런 건물이었습니다 한참 홍콩 가수 덕질하던 20대 중반, 사대천왕 중 하나였던 장학우 가수 뮤지컬 n차 관람을 위해 홍콩 갔을 때 팬클럽 분들이 단체로 머물던 숙소 인근이었어요 해당 건물을 방문하고 나오던 지하철역 계단에는 핏자국이 있었어서, 마피아끼리 싸움이라도 벌인 직후였다는 생각을 했네요 이번 모임 초기 진도에서는 <열혈남아>를 다루시지 않는데, 사실 왕가위가 우스꽝스러운 영화 각본을 쓰다 연출한 작품이 <열혈남아>이고, 여기서 창파 역을 맡았던 장학우 배우가 <동사서독>에서 북개 홍칠공 역할을 했던 것을 떠올리면, 어차피 홍콩 영화의 감독과 배우는 1년에도 숱한 작품을 늘 겹치기로 함께 하지만 장학우 배우 역시 왕가위 감독의 영화와 인연이 깊다는 생각이 드네요 ^^ <중경삼림>의 영어 제목은 Chungking Express인데, 영화에서 왕페이는 Midnight Express에서 알바를 하다 승무원이 되고, 양조위는 이 가게를 인수하여 경찰 당시 내내 주문해 먹던 쉐프 샐러드를 만들게 되죠 중경은 중국 대륙 본토 한가운데에 있는데, 홍콩의 중경 빌딩, Express 패스트푸드점에서 99년만의 반환을 앞두고 만년을 논하니, 엮이고 엮여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4대천왕이라니요! ㅎㅎㅎㅎ 전 여명님도 느끼하다며 곽부성님만 좋아했었더랬죠.
@사계리서점 좋아하는 작가님의 전작 읽기나, 영화감독님의 전작 보기는 가능한데, 홍콩 영화 배우의 전작 보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곽부성 배우 출연작을 대략 30편 정도 본 것 같은데, 전작을 보기에는 턱도 없었던 것 같아요 흑사회를 통해 계약을 맺고 1년에도 십수 편의 영화를 찍는 홍콩 영화 배우들은 본인이 어느 영화에 출연했는지도 모르는 지경이었다고 들었어요 b급 화장실 유머 영화를 많이 찍은 왕정 감독 같은 경우는 1년에 영화를 6편씩 만들었다는데, 배우가 6편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감독이 6편 만든다는 게 대체, 소설가가 장편소설 6권 내는 것만큼이나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천녀유혼>이 대히트하면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장국영 왕조현조차도 그 아류작들에 직접 출연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고, 예를 들면 <천장지구 2>라는 이름으로 실제 속편이 아닌 다른 영화가 이미 개봉하는 바람에, 해당 영화의 진짜 속편은 결코 xxxx 2라는 이름을 달 수 없는 상황들이 이어졌다죠 이런 상황들을 단칼에 정리한 사람이 왕가위 감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양조위님 결혼 스토리도 그렇고 흑사회가 장악한 홍콩은 정말 무시무시했어요. 주성치님의 영화 편수만 봐도 엄청 나잖아요;;; 국내 수입 안된 작품도 정말 많았구요.
저는 중경삼림 영화 덕분에 구룡성채에 대해 알게 되어 흥미가 생겨서 ㅎㅎ 구룡 관련 만화도 보고 그랬었습니다. 그 만화에서는 하도 복잡해서 막 집을 뚫고 다니며 지름길? 개척하는 내용도 나왔었는데... 집 어딘가에 꽂혀 있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 우라사와 나오키 각본 쓰는 분이 이것도 각본쓰고 그랬는데. 책상위의 구룡이었나...
저도 구룡성채 좋아했어서... "호모도미난스"라고 망한 소설 있는데 거기에 주요 소재로 썼었습니다. ㅠ.ㅠ
아아...제가 것도 볼게요...
호모도미난스 - 지배하는 인간한겨레문학상, 수림문학상 수상작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표백>이 젊은 세대의 풍경을 냉정한 필치로 그려낸 절망의 기록이었다면 장편 <호모도미난스>는 강해지기 위해, 이기기 위해 유전자 스스로가 거듭 진화해 남을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된, 새로운 신인류 '호모도미난스'들의 이야기이다.
ㅠ.ㅠ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를 읽고 '나도 이런 거 쓸래' 하고 썼다가 망했습니다. 나름 저는 나쁘지 않게 쓴 거 같은데...
제노사이드일본 추리의 필독서로 손꼽히는 <13계단>의 다카노 가즈아키가 6년 만에 내놓은 최신작. '인류보다 진화한 새로운 생물'의 출현에서 비롯한 인류 종말의 위협과 이를 둘러싼 음모를 추리 스릴러와 SF 기법을 통해 풀어나간 작품으로서, 한국 유학생의 활약과 한국의 '정'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 등 한국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아니 더더욱 보겠습니다... 책더미가 또 높아지고...
무슨 말씀인가요? 저 호모도미난스 읽었을 때 그 당시 읽던 책 중에 가장 재밌는 책이라고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녔는걸요~~
흙... 감사합니다. 우여곡절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무려 상금이 1억 원이었던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을 노리고 쓴 원고였는데 다 쓰고 나니 그해 상이 없어졌더라고요. 영화 판권이 팔리고 모 한류 스타를 주연으로 한다는 기획으로 1차 투자도 받고 제작사에서 넷플릭스도 만났는데 이후 엎어졌어요. 저는 저대로 ‘아, 한국에서 SF는 안 되는구나’ 싶어서 한동안 SF를 쓰지 않았고요. 그때 좀 쓸 걸.
너무 티날까 봐 얘기 안 했는데, 저 작가님 책 거의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 잘 안 읽는 동거인분도 작가님 책은 신작 나온 거 없냐며 맨날 물어보고 꼭 읽더라고요 (그리고 간간이 여기 저기서 얻은 작가님 근황을 얘기해 주면 아주 좋아라합니다). 독서 모임에서도 작가님은 인기쟁이거든요. 항상 응원합니다!
ㅠ.ㅠ 열심히 쓰겠습니다!!!
"열혈남아"는 제가 못 봤습니다! (당당) 아, 중경삼림이 그런 뜻이군요. 저는 청킹맨션의 중국어 이름이 중경삼림인가 했어요. 저는 장학우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동사서독만 봤는데 거기서 너무 미남 배우들 사이에 친근한 외모로 나오시다 보니 그냥 그런 분인 줄 알았네요. 저는 중경삼림이 뒤늦게 2010년대 후반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현상이 재미있더라고요. 1990년대 홍콩 젊은이들의 불안함과 공허함, 나라가 망하는 중인 것 같다는 감각을 지금 일본 청년들이 느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장학우 씨가 어디 카센터에서 폭주하다 죽어버리는 장면이 등장하던 장만옥 배우도 등장하던 영화가 <열혈남아>였을까요? 기억이 가물해서~ 청춘이 폭주하다 결국 죽어버리는 설정은 우리 브래드의 🎥 <흐르는 강물처럼>과 감독과 배우 형제의 <죽거나 나쁘거나>에서 재현되며 역시 질주하는 청춘을 현명하게 잡아주는 그런 대상이 필요한데 우리가 너무 가이드없이 앞으로 나가기만 하는 게 아닐까 했었어요, 그 시절엔 그렇게 <허공에의 질주>를 하는 것 처럼. 그런데 왜 <비트>는 얘기하면서 오천련 씨가 웨딩드레스 입고 헬멧 아래로 피를 흘린 채로 오토바이를 모는 배우의 뒷자리에 앉아서 그렇게 마지막을 향해 가던 <천장지구>는 왜 없습니까 ㅎ
천장지구 왜 안나오나 했네요. 유덕화가 유리 깨고 웨딩드레스 훔쳐 입히고 오토바이 태우고 질주하는 거 맞나요? 정우성 오토바이 손 놓고 타고 맞나요? 기억력 확인게임 같기도. 그래도 열심히 비디오가게 드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비슷한 세대 같아서 공감 만빵입니다요. 성~~그거 알어? 이 장면은 영연과 실기 단골이었는데 이후에 조인성의 이수정?(눈물 참)이걸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그래요 유덕화였습니다. 이 남자는 도대체 왜 장가를 안가나? 했었는데 알고보니 애를 낳은 사실혼 관계의 애인이 있었음에도 그리 늘~ 총각행세를 하고 다니셨네 했었죠 ㅋ 미치게 멋진 여자라 생각하는 니키리님 인스타를 팔로우 중인데 그녀가, 아니 그 분께서 ㅜ 이 영화를 언급하시기도 했었지요. 저도 당연 끼어들었던 영광이 ㅎㅎ & 비트에서 정우성이 손을 놓고 눈을 게슴치레하게 뜨고 나는 냉면가락처럼 살고 싶어. 짧고 굵게 살지 않고 길고 굵게도 아니고! 냉면가락이라니. 한동안 냉면을 먹으면서 이렇게 산다는 건가 반문해 보았지요. 이제는 이보세요! 제발 벽에 x칠 할 때까지 사세요, 좀 🙏 하겠지만.
'허공에의 질주'라니요.;;;.. 인생영화.......장국영과 더불어 멋진 사람들이 단명을.ㅠㅠ. (양조위, 윤발이 옵빠 처럼 우리 같이 나이들어 가요..)............. 잘지내 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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