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양조위가 원래는 제갈공명 역이었다던데요, 그랬으면 정말 역대급 캐릭터가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강직한 주유의 분위기도 잘 살렸지만.
문득 추억 돋아 오래된 CD장을 뒤져보니 <춘광사설> 불법 복제판을 여전히 갖고 있네요 ^^ 아마도 베이징에서 샀던 것으로 기억해요 플레이어에 넣고 한번 재생해 봐야겠어요 ㅎㅎ
<해피 투게더>보다는 <춘광사설>로 부르길 저는 좋아했습니다. 더 홍콩영화 같아서 였던거 같습니다. 습한 기운과 쏟아지는 이과수폭포 이미지로 내내 불안한 영혼이 잠식당했던, 그 시절의 공기로 박제된 영화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시 꺼내볼 시도보다는 그저 흐느적 거리듯 절도있게 스텝을 밟는 탱고 음악을 다시 듣는 걸로 추억을 소환하고만 있습니다. 과습한 애증의 <춘광사설>과 버석거리는 건조한 외로움의 <동사서독>은 그저 청춘의 그때만으로 충분했던 감각보다는 감정의 영화였다 싶습니다. <중경삼림>을 다시 보다가 잊고 지낸 주트박스 노래를 재발견했습니다. https://youtu.be/O1p3wXe0MCw?si=e3nVT5SBdZ6uKh_i
3년인가 4년만에 해피투게더 다시 봤는데, 새롭게 느껴지는 게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끝에 양조위(아휘) 녹음기 대고 울때 같이 울컥할 정도로 먹먹했습니다. 보영과 아휘처럼 불안하고 서로 의심하는 연애는 절대 하고 싶지 않지만, 배우들이 모든 감정선을 납득하게 만드네요... 해피투게더라는 제목은 저도 왜 이것만 영어일까 궁금했었는데, 그때 더 낯설었을 동성애 코드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군대에 있느라 몰랐다가 지금에서야 알게 됐는데, 한국에는 수입이 제때 되지 못했군요. 그나마 동성애 장면은 편집된 채로 1년 뒤에 개봉했다고... 저는 나중에 보는 바람에 다행히 무삭제판으로 감상할 수 있었네요. 그런데 국내 제목이 ‘춘광사설’이었건 ‘해피 투게더’였건 그건 큰 상관이 없었을 거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짐작도 하기 어려운 그 시절의 묘한 사정이나 계산이 있었는지.
그러게요 춘광사설 '구름 사이로 잠깐 비추는 봄 햇살'이란 뜻도 넘 좋은데요.. 별개 이야기지만 마지막 'Happy together' ost (터틀즈)가 너무 너무 좋아서 (거기 더해 Frank Zappa 의 'I have been in you' 도) 제목 납득해부렀습니다.
선곡 센스 끝내주는 감독인 거 같아요. 왕가위, 쿠엔틴 타란티노, 제임스 건... 이런 센스는 음악 많이 듣다 보면 생기는 걸까요, 얼마간은 예술적 재능일까요. 그런데 ‘춘광사설’에는 다른 뜻도 있다고 합니다. ^^;;;
근데 부에노스아이레스 라고 불렀던 적도 있지 않나요?
오 안 그래도 왓챠에 들어갔더니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고 떠 있더라고요. 이거 궁금했습니다.
일본 개봉 시 제목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라고 이 영화에 대한 다큐가 있구요.
아, @siouxsie 님 덕분에 이 영화가 ‘부에노스아이레스’라고 불렸던 것도 기억났고 @Henry 님 덕분에 그 연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와, 정말 추억이 방울방울...
오오!!!! 감사합니다!
다큐가 궁금하네요...꼭 봐야겠어요...지금 왕가위의 시간도 빌려 놨는데...이번 생에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ㅎㅎㅎ
해피투게더 속 두 사람이 넘 귀여워서 뒤로가기로 다시 본 장면이 몇 개 있어요. 두손 다친 보영이 담배피는 아휘 보다가 자기 손 봤다가 다시 아휘 보니까 (나도 담배피고 싶어 하고 투정하는 눈빛으로) 아휘가 보영한테 담배 물려주는 장면이랑, 아휘가 아침댓바람부터 산책나갔다가 돌아와서 감기?걸려 끙끙 앓는데 밥달라고 하는 보영이랑 그런 보영한테 '니가 인간이냐!'하면서 이불 뒤집어쓰고 밥해주는 아휘.. 그리고 침대 옆에 소파 붙였다가 떼는 장면도. 저는 장국영-양조위 잘 모르고 자란 세대임에도 영화 보니까 왜 장국영 장국영, 양조위 양조위 하는지 알겠다 싶었습니다.
영화도 책처럼 타이밍이 중요하다는걸 새삼 느꼈어요. 이 나이애 영화가 만들어진 시기보다 30여년정도 지나서 보니 그때에 느꼈을 수도 있겠다싶은 감흥이 전혀 오지가 않네요. ㅠㅠ
전 감흥이 너무 와서 어제 오늘 책에 집중을 못했어요 정말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싶은데 말이죠
저는 영화 《졸업》을 2020년대에 처음으로 보면서 그런 기분을 느꼈어요. 이 영화가 1960년대에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데에는 영화 외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나로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그런 생각만 들었습니다.
졸업이스턴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귀가한 벤저민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졸업 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선 아무런 계획이나 이상도 갖고 있지 못한 인물. 그는 파티석상에서부터 시작된 미세스 로빈슨의 끈질긴 휴혹에 걸려들어 마침내 무질서한 생활에 빠져든다. 그녀의 조카 엘레인을 로빈슨으로부터 소개받은 벤은 미세스 로빈슨의 강요로 엘레인을 따돌리려 하나, 그녀의 진실을 깨닫게 되어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모와의 불륜을 알게 되어 고민하던 엘레인은 학교로 돌아가 의대생인 칼 스미스와의 결혼을 생각하게 된다.
요즘 벽돌책을 읽고 있어서 영화 이야기를 바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 어제는 동성서취를 새벽 3시까지 보고 잤는데, 다시 보니 또 이게 좋더라고요. 그나저나 저는 사실 사람을 못 알아보는 병이 있어서 지금껏 동성서취에 주성치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요... ... 제가 주성치라고 생각한 사람이 이제 보니 양조위였더군요. (먼산) 그마저도 (이번에) 알아본 이유는, 양조위가 "내 눈빛을 봐" 라면서 중경삼림의 그 표정 ㅋㅋㅋ 등을 한 덕이었습니다.
영화 <동성서취>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장국영의 캐릭터였는데요, 이 영화에서는 장국영을 둘러싼 가장 큰 루머인 그가 동성애자인가 아닌가에 타인들의 관심이 너무 많다는 것을 "대놓고" 괴롭히는 것으로 보여주더라고요. 또 이 영화에서 후에 <서유기>로 이어질 감독의 포석들이 보여 무척 즐거웠습니다. ㅎㅎ 대체 이 배우들을 덷고 어떻게 이걸 찍었지. 다시 봐도 믿기지가 않는 초호화 캐스팅... 오늘은 동사서독을 마저 봐야겠습니다. <동성서취>를 보고 동사서독을 보면 반대로 뭔가 되게 재밌을 것 같아서.
오늘부터 25일까지는 《화양연화》와 《2046》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영화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 감상과 비평, 명대사, 명장면, 배우 이야기, 연출 이야기, 제작 뒷이야기, 모두 환영합니다. 다른 영화 이야기하셔도 물론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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