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중독성은 정말이지 대단하긴 한가 봅니다. 중국계 문화에 이리도 착붙인걸 보면 말이지요. 그나저나 <조이럭클럽>도 다시 보고파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박쥐》에도 마작 장면이 중요하게 등장하네요. 저는 마작과 비슷하게 궁금한 게임이 브리지입니다. 이것도 보통 4명이 하는 거죠? 문외한 눈에는 테이블에 앉은 모양이나 카드를 늘어놓은 모양이 마작과 약간 비슷해 보이고요.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이 브리지를 한다고 나올 때마다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인가 궁금했어요.
저는 그 더위에도 보온병들고 사러 가는 국수는 얼마나 맛있길래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두 주인공을 엮어주는 계기가 신문에 연재되는 '무협지'라는 사실이 좀 우스웠어요. 서사가 약한 감독이 두 주인공을 엮는 도구는 중독성 강한 서사의 무협지라니.... 홍콩의 분위기와 무협지의 맛을 모르는 관객이 과연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홍콩을 2010년 이후에나 가봤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아주아주 특별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곳이 사라져가는 광경을 목도하는 것 같아서 참 슬픈 눈으로 지켜보게되는 곳이예요. 참, 홍콩 배경으로한 러브스토리가 더 고프신 분들은 장아이링의 'Love in a fallen city'라는 소설집의 단편소설들 추천합니다.
왕가위 다른 영화들 이 기회에 보려고 했는데 벌인 일들이 많아서 또 미뤄지고 있네요.. 크흑. 저는 작년에 <화양연화> 를 재개봉 때 보고 이 영화 명작 맞구나! 싶어서 <왕가위>라는 책도 도서관에서 찾아서 훑어본 기억이나네요 ㅎㅎ(책 무게와 크기에 압도돼서 막상 빌리니 손이 잘 안 갔지만요) <화양연화> 토크 기대중입니다.
왕가위 -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8,90년대 홍콩 영화 뉴웨이브를 이끌었으며 특유의 영상 미학과 독창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해온 살아 있는 거장 왕가위의 인터뷰집이다. 왕가위가 영화평론가 존 파워스와 자신의 영화와 인생에 대해 나눈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양연화》에서 저는 양조위와 장만옥이 육체관계를 맺지 않았고, 그래서 두 사람의 헤어짐이 더 애절했다고 봤거든요. 그런데 그 두 사람이 사실 육체관계를 맺었고 마지막에 나오는 꼬마아이가 양조위와 장만옥의 자식이라고 해석을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들 보셨나요?
저도 그 마지막 장면 보면서 "어어? 어어어?" 했습니다. 아니 안 했는데...? 어라? 하면서. 하지만 전 역시 안 했다 쪽이 훨씬 더 애절해 보입니다.
거기에선 Room2046에까지 들어갔었지만 나왔고, 그래서 더 애절했고 ㅠ 나중에 결국 다시 들어간 버전 🎥 2046은 장쯔이와 찍었죠^^; 그걸 친구가 보자해서 봤었는데 얘는 왜 이렇게 야한 영화를 나랑 보자했나 했지만 양조위 빠였고 ㅋ 끝나고 마침 불꽃축제라서 당시 영화제 자봉으로 만난 다른 멤버와 셋이 아니 넷이? 한강다리 아래서 🎆 를 하염없이 감상했던 딱 이십년 전이 떠오르네요.
둥둥둥 하는 음악이 나오면서 앙코르와트에서 양조위가 나오는 엔딩 장면 보는데 제가 실연을 당한 거 같았습니다. 나중에 앙코르와트 가서 저도 사원 벽에 대고 뭐라 중얼거렸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
사원 씬에서 뭐라고 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요? 궁금하게 더 자극하는 게 이 영화의 컨셉인듯 한데요 ㅠ '사실, 난 그녀를 사랑했어.' 정도겠죠. 그리고 찍었는데 안 넣었군요; & 했나 안 했나는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요? 2046에서 찍었는데 말이죠 ㅋ
저는 당연히 전 남편과의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그 둘의 아이라면 너무 답답한 상황 아닙니까? 애까지 낳았는데 왜 연락을 안 하는 겁니까? 혼자 키우기도 힘들겠구먼.
잠자리를 안 가지는 것보다 애를 혼자 키우는 게 더 애절하지 않나요? ㅎㅎㅎ 그리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답답'이 콘셉트잖아요? 그래서 명작이고요. 감독님이 주제 관통을 잘 하셨네요~ 사실 저는 저렇게 티나게 서로 좋아하는데 왜 저러고 있지?란 생각만 했습니다. 영화 분량 채워야 돼서? 뭐 별별 생각을 다했어요. 모든 장면에 의미에 여운에 가슴 저림이 있지만요. 타락천사에서 이가흔이랑 여명처럼 서로의 감정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왜왜왜!!!!
둘이 손만 잡은 사이라는 전제로, 저의 느낌적 느낌이지만 열쇠는 장만옥이 쥐고 있었던 거 아닌가 싶어요. 양조위는 의향(?)이 있어 보였습니다. 마지막에 카메라가 장만옥이 아니라 양조위를 주로 쫓아가는 것도 그렇고요. 홍콩도 유교문화권이니 불륜에 대해 남녀에게 다른 잣대를 적용했을 거라는 짐작도 해봅니다.
악 저도 육체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맺어서 그 둘의 아이라고 해석한 내용을 들었을 때 완전 이렇게 생각했어요.
아이가 생겼으면 야무진 장만옥이 독박육아 할 리 없었을 거고, 우유부단한 양조위도 결단을 내렸을 거라 생각합니다. ^^
저 위에서 배우들의 눈빛 연기 얘기를 하셨는데, 양조위야 뭐 말할 것도 없어서 재관람할 때 전 장만옥의 얼굴과 눈을 열심히 봤어요. 거기서 장만옥 눈빛이 양조위와 있을 때 엄청 귀엽고 순진해요. (유재하가 들려 드립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럼서 말도 안 되게 제 자신을 투영했는데....아이가 있다고 했을 때....맞아...나같아도 절대 연락 안했을 거야란 생각부터 들었거든요...이렇게나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네요. 사견입니다만, '육아'란 천년의 사랑도 식어 버리게 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아름답게 끝나려면 사랑의 주인공들이 함께 모여 육아 하면 안 될 거 같아요. 둘이 육아하면 제목이 '화영연화'가 아니라 '무간지옥'로 바뀌었을 듯요...
양조위가 아무리 애잔하게 쳐다봐도 아들 딸은 제 갈 길 간다는 것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육아는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텐 링즈의 힘으로 수세기 동안 어둠의 세상을 지배해 온 웬우. 샹치는 아버지 웬우 밑에서 암살자로 훈련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평범함 삶을 선택한다. 샌프란시스코로 떠나와 자신의 진짜 이름을 숨긴 채 션이란 가명으로 살아가는 샹치. 웬우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 텐 링즈의 일원인 레이저 피스트가 찾아와 샹치의 펜던트를 훔쳐가자 샹치는 친구 케이티와 함께 연이 끊겼던 동생 샤링을 염려하며 그녀가 숨어 지내는 마카오로 찾아간다. 텐 링즈의 마법 같은 힘을 통해 수천년 동안 지구의 역사를 혼란에 빠뜨렸던 웬우는 자신의 아들딸을 다시 불러들여 새로운 계략을 꾸민다.
저도 '안했다'를 원해요. 양조위가 "우리는 그들과 다르니까요."라고 반복적으로 말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무삭제판에는 둘의 아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장면이 나온다고 누군가 적었더라구요.ㅠ
베드신을 찍었다가 넣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무삭제판은 그렇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요? 오 마이 갓... 두 사람의 인연이 끝까지 엇갈려야 가슴이 아린 것 아닌가요.
어머나, 전 철썩같이 둘의 아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베드씬을 찍었지만 넣지 않았다는 걸 봐서 그런 것 같아요. 재판에서 다 보여준 증거 가지고 "이 증거는 증거로 채택하지 않으니, 판결에 반영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없어진 내용이지만, 이미 머릿속에 박혀 있는? 그나저나 양조위가 앙코르와트 벽에 대고 말하는 장면과 해피투게더에서 워크맨에 대고 말하는 장면이 겹쳐지네요...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 측은 아무런 증거 없이 화면에 나온 두 배우의 케미만으로 저 정도 케미면 애도 낳았을 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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