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음핫핫. 믿겠습니다.
세 편 연달아 보시려면 힘들겠어요. 관객들 분위기도 전해주세요. 저는 극장을 가거나 안 가거나 오락영화 아니면 잘 안 봐요. 왕가위는 정말 제 영화 감상 편력에 예외적인 존재였어요. ^^
제가 <화양연화>를 보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를 극장서 세 번 뵜는데도 여기서 오마주한 장면이 든 영화를 안 봤기 때문입니다. 뭐 <화양연화>를 몰라도 다들 이 장면은 아는 그런 장면이지만 이번 기회에 굿즈 🥰도 받고 보고 오려고요. #혼영좋아
아, 화양연화를 안 보셨군요. 뭐 대단한 오마주 장면은 아닙니다. 양자경과 키오히콴이 각각 배우와 사업가로 성공해서 만났을 때의 몇 장면 정도입니다.
아, 그 장면이 '화양연화' 오마쥬였군요. 워낙 유명하니 화양연화를 안 봤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짐작은 했었어요. 장만옥을 오마쥬하는 양자경의 마음은 어땠을까 싶네요. 사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를 보면서 하도 정신이 없어서 화양연화 오마쥬 나온 부분이 제일 마음 놓고 뭔가 아름답고 멋진 걸 음미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느낌을 주는 순간이었거든요. 그냥 영화가 그 순간에 멈춰서서 그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기를 바랄 정도였어요.
아... 말씀 듣고 보니 그게 화양연화를 봤느냐 안 봤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수 있는 장면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 장면을 좀 코믹하게 봤거든요. 하도 유명한 장면을 흉내내다 보니 오마주가 아니라 패러디처럼 느껴졌어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엣원스가 정신 사납게 코믹한 영화이기도 해서... (그래서 양자경이 장만옥이랑 영화도 몇 번 같이 찍은 사이인데 킥킥 웃으면서 찍지 않았을까 멋대로 상상해봅니다.)
그 영화가 흥미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거 같아요. 패러디나 오마쥬의 원작을 알고 본 사람이 느끼는 감성과 모르고 본 사람의 감성의 괴리말이예요. 화양연화를 본 사람들은 코믹을 느끼고, 화양연화는 안 봤지만 그 시대 홍콩 영화의 감성을 아는 제게는 낭만과 향수로 와닿고, 화양연화는 커녕 홍콩영화에 대해 전혀 모르는 미국관객은 어떻게 봤을까요... 장만옥을 연기한 양자경은 그 시절 장만옥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패러디할 수 있었길 바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암튼, 그 시대에 홍콩영화 팬은 아니었지만 그 황금기가 지나던 시대에 슬쩍 발담그고 살 수 있어서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듭니다.
여러 측면에서 영리한 영화였다고 생각했는데(그래서 사실 저는 그리 마음이 움직이지는 않았어요), 말씀하신 부분도 제작자와 연출자의 머릿속에 계산이 있었을지 궁금해집니다. 아니면 혼성모방(이 단어도 몇십 년 된 느낌이네요) 중에 층층이 해석이 달라지는 묘미랄지 깊이랄지, 그런 게 자연스럽게 발생한 걸까요? 《화양연화》 오마주 장면에 대해서는 정말 양자경 배우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가벼운 농담으로 여겼는데 배우 입장에서는 또 심경이 어땠을까 상상해보니 웃음기가 좀 가십니다. 재미있는 생각 거리 던져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내내 양자경이 양자경을 패러디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른 우주에서 무술을 배워 액션 배우가 되는 장면들까지 나오다 보니... ^^ 중간중간 ‘어, 저건 와호장룡인데?’ 싶은 장면들도 있었습니다. 감독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하는데 감독 두 명 중 한 쪽인 다니엘 샤이너트가 《와호장룡》과 《화양연화》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화양연화》에 대해서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만들기 위해 이 작품을 훔쳤다”고까지 했다고...
"Good artists borrow, great artists steal.” 이란 말이 생각났네요. 잘 훔쳤지요~ 특히, 홍콩영화에 무지한 미국시장에서는요. 자세한 정보 감사합니다. 저는 영화 내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앞서 언급한 이유로 외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에브리씽....>이 영화는 양자경이 혼자서 너무너무 힘들고 진지해서 마음이 좀 아팠어요. 그래서 나중에 상 많이 타고 멋진 연설할 때 참 행복했습니다.
아유 참지 못하고 들어와 버렸습니다. 저는 왕가위 감독과의 대화에도 갔었죠. 97년 쯤으로 기억합니다. 타락천사였던것 같아요. 그 때 양채니가 끝에 경찰제복 같은거 입고 나왔는데 제가 의상 얘기 질문했어요. 왕가위 감독이 제복, 유니폼 입은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런 얘길 하셨어요. 저는 화양연화의 장만옥 딱 붙는 입고 꿰맨듯한 원피스의 옷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머리하고 화장만 6시간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러고 들깨죽을 어떻게 만들지.....
오, 환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 너무 좋습니다. 왕 감독님 제복 페티시가 있으셨군요. 중경삼림에서도 양조위의 경찰복이나 왕페이의 승무원복 아주 예뻤습니다. 화양연화 장만옥의 차이나드레스 정말 아름답죠. 그런데 6시간 걸리는 화장이라면 시간민으로는 어지간한 특수분장 수준이네요.
전 그 장만옥 옷들 중 몇 벌은 종이란 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요
엥...? 그게 종이였다고요? 원래 종이로 만드는 옷인 건가요, 영화를 위해 종이 옷을 만든 건가요?
장만옥이 거기서 입고 나온 치파오 총 21벌 중에 10벌이 종이였대요~
종이 옷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입은 것인지 상상이 안 가네요. 입은 게 아니라 붙인 것이었을까요? 헐...
오늘 자세히 보고 오겠습니다 뭐가 종이지 👀
그 이후로 봤는데도 뭐가 종이인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어떻게 걸어다닌 건지..어떻게 앉아 있었던 건지...왜 안 찢어지는 건지....마르면 만사 오케이? 어흑
헐! 그게 종이라고요? 진짜요? 와... 세상에...
아! 진짜요? 정말 입고 꿰맨 거였나봐요!
동사서독은 보충 땡땡이 치고, 고딩 시절 동시상영(!)극장으로 봤고, 홍콩 갔을 때는 첨밀밀 땜에 맥도널드 가고, 미키 마우스 티셔츠도 괜히 사공,, 화양연화 장만옥, 양조위 앉았던 식당 테이블 자리 앉아(나홀로 여행이라 화양연화 메뉴 정식은 2인 주문 가능이라 못 시키고,,.. 다른거 시켰다는;; ㅠㅠ. 지금은 그 식당 없어졌대요.). 지금도 제 옷장 문 안쪽에는 '97~98년 화제작. 절찬 상영 중'이라는 문구의 코아 아트홀(추억의!!) '해피 투게더' 팜플렛이 낡은 채로 붙여 있습니다.. 키노, 씨네 21, 로드쇼, 스크린 등등 잡지들도 생각나공..부산 영화제 개막이면 흥분하고,, 각종 영화제 따라다니던 열정들. 함께 했던 패거리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넘어오는 시기 즈음 소중하고, 귀했던 기억들 입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입니다..^^ 그 때로 소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리안이라니.. 저는 하이텔 유져였는뎅. 정말이지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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