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중경삼림 꼭 영화관에서 재관람하고 모임에 글 남겨야지! 했는데 3일동안 타락천사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ㅠ ㅠ 예전에 너무 비현실적인 킬러-파트너 설정에 몰입 불가해서 10분 보다 껐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 보니 넘 볼 게 많고 재밌더라고요.. 이가흔 대사 "너무 가까워지면 쉽게 싫증이 난다. 난 현실적인 사람이다. 어떻게 해야 내가 더 즐거울지 알고 있다."가 기억에 남습니다. 파인애플 통조림 모으면서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던 금성무가 여기선 유통기한 지난 통조림 먹고 말을 잃었다는 설정이 재밌더라구요. 찰리 만나서 "대개 10대에 첫사랑을 겪지만 내게는 조금 늦게 찾아왔다. 내가 눈이 높아서 그런가보다."라는 말을 덤덤하게 하는 게 웃겼습니다! ㅋㅋ "1995년 5월 30일 난 처음 사랑에 빠졌다. 난 그녀를 보며 내가 가게이고 그녀가 나라고 느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녀를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녀가 얼마나 머물진 모른다. 물론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라면서 찰리 품을 파고드는 금성무도 기억납니다. 중경삼림에선 사람들이 막 빠르게 지나가는데 양조위랑 왕페이만 느리게 움직이는 장면이 있거든요. 왕페이는 음료 마시는 양조위를 빤히 쳐다보고.. 그 장면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양조위가 비누랑 빨래랑 가필드 인형 등이랑 대화하는 장면도 재밌었어요.. ㅋㅋ 대학생때 봤을 땐 다들 하나씩 나사빠져보인다 해야할까, 허전해보이고 뭔가 갈피를 못 잡는 것 같아 보이는 게 꼭 지금 내 상황 같아서 보면서 불안해지는 기분이 싫었던 것 같은데, '영화는 영화일 뿐!'하면서 보니 더 뜯어보고만 싶은 장면들이 많았더랬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주성치의 서유쌍기 탓에 중경삼림을 봤던 케이스라서 결정적 대사 내 사랑 유통기한 만년 을 잊지 못할 듯합니다. 근데 저는 서유쌍기서 그 대사 읊을때가 훨씬 좋았다능... 지붕키스씬 흑흑 🥲
지붕키스씬... 일생소애... 흑흑
저도 선리기연 때문에 이 대사를 더 오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말의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해요.
영화 이후,, 많은 세월이 흘렀건만.. ㅠㅠ. 파인애플 통조림을 보면, 단 한 번도 금성무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는; (이래서 세대 감수성을 무시 못하는 걸까요. 생전에 구입한 적은 다섯 손가락에 꼽는데, 마트에서 보면. 바로 금성무...)
오늘 <화양연화>를 봤어요. 코미디프로그램에서 익숙해진 음악이 이 영화의 OST였다니...... 어쩔 수 없이 몰입이 깨지더라구요. 실내흡연이 아무렇지도 않았던 시절이구나, 사람간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깝다는 생각을 자꾸 했구요.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된다는 대사가 쿵, 하고 남았어요.
저는 예전에 영화를 볼 때는 못 느꼈는데 요즘 《중경삼림》이나 《화양연화》를 보면 홍콩이라는 도시 전체가 물리적으로 너무 빽빽하게 느껴져서 약간 폐소공포증에 걸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탁 트인 하늘 한번 제대로 안 보이고, 한산하고 널찍한 공간도 안 보여서요. 《화양연화》에 인적 없는 밤거리 정도는 나오지만요. ‘낭만도 좋지만 저렇게 비좁고 공원도 없는 곳에서는 나는 못 살겠다’는 기분이 됩니다. 홍콩을 직접 가 본 것은 딱 한 번, 그것도 길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너무 답답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거기서 사는 주민들은 어떤 기분으로 살지 궁금해요.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살지, 아니면 잘 적응해서 별 불편 없이 살지. 그리고 저는 《선리기연》 때문에 팝송 ‘온리 유’만 들으면 도저히 진지해질 수가 없습니다. ^^
@장맥주 <중경삼림>이라는 제목이 중경의 빽빽한 (빌딩) 숲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홍콩 구도심 침사추이에는 '중경'이라는 이름의 건물이 있지요 저도 가보았는데 아주 오래되고 열악해, 영화 <앤젤하트>에서 미키 루크가 타고 내려가는, 철창으로 문을 여닫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그런 건물이었습니다 한참 홍콩 가수 덕질하던 20대 중반, 사대천왕 중 하나였던 장학우 가수 뮤지컬 n차 관람을 위해 홍콩 갔을 때 팬클럽 분들이 단체로 머물던 숙소 인근이었어요 해당 건물을 방문하고 나오던 지하철역 계단에는 핏자국이 있었어서, 마피아끼리 싸움이라도 벌인 직후였다는 생각을 했네요 이번 모임 초기 진도에서는 <열혈남아>를 다루시지 않는데, 사실 왕가위가 우스꽝스러운 영화 각본을 쓰다 연출한 작품이 <열혈남아>이고, 여기서 창파 역을 맡았던 장학우 배우가 <동사서독>에서 북개 홍칠공 역할을 했던 것을 떠올리면, 어차피 홍콩 영화의 감독과 배우는 1년에도 숱한 작품을 늘 겹치기로 함께 하지만 장학우 배우 역시 왕가위 감독의 영화와 인연이 깊다는 생각이 드네요 ^^ <중경삼림>의 영어 제목은 Chungking Express인데, 영화에서 왕페이는 Midnight Express에서 알바를 하다 승무원이 되고, 양조위는 이 가게를 인수하여 경찰 당시 내내 주문해 먹던 쉐프 샐러드를 만들게 되죠 중경은 중국 대륙 본토 한가운데에 있는데, 홍콩의 중경 빌딩, Express 패스트푸드점에서 99년만의 반환을 앞두고 만년을 논하니, 엮이고 엮여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4대천왕이라니요! ㅎㅎㅎㅎ 전 여명님도 느끼하다며 곽부성님만 좋아했었더랬죠.
@사계리서점 좋아하는 작가님의 전작 읽기나, 영화감독님의 전작 보기는 가능한데, 홍콩 영화 배우의 전작 보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곽부성 배우 출연작을 대략 30편 정도 본 것 같은데, 전작을 보기에는 턱도 없었던 것 같아요 흑사회를 통해 계약을 맺고 1년에도 십수 편의 영화를 찍는 홍콩 영화 배우들은 본인이 어느 영화에 출연했는지도 모르는 지경이었다고 들었어요 b급 화장실 유머 영화를 많이 찍은 왕정 감독 같은 경우는 1년에 영화를 6편씩 만들었다는데, 배우가 6편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감독이 6편 만든다는 게 대체, 소설가가 장편소설 6권 내는 것만큼이나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천녀유혼>이 대히트하면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장국영 왕조현조차도 그 아류작들에 직접 출연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고, 예를 들면 <천장지구 2>라는 이름으로 실제 속편이 아닌 다른 영화가 이미 개봉하는 바람에, 해당 영화의 진짜 속편은 결코 xxxx 2라는 이름을 달 수 없는 상황들이 이어졌다죠 이런 상황들을 단칼에 정리한 사람이 왕가위 감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양조위님 결혼 스토리도 그렇고 흑사회가 장악한 홍콩은 정말 무시무시했어요. 주성치님의 영화 편수만 봐도 엄청 나잖아요;;; 국내 수입 안된 작품도 정말 많았구요.
저는 중경삼림 영화 덕분에 구룡성채에 대해 알게 되어 흥미가 생겨서 ㅎㅎ 구룡 관련 만화도 보고 그랬었습니다. 그 만화에서는 하도 복잡해서 막 집을 뚫고 다니며 지름길? 개척하는 내용도 나왔었는데... 집 어딘가에 꽂혀 있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 우라사와 나오키 각본 쓰는 분이 이것도 각본쓰고 그랬는데. 책상위의 구룡이었나...
저도 구룡성채 좋아했어서... "호모도미난스"라고 망한 소설 있는데 거기에 주요 소재로 썼었습니다. ㅠ.ㅠ
아아...제가 것도 볼게요...
호모도미난스 - 지배하는 인간한겨레문학상, 수림문학상 수상작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표백>이 젊은 세대의 풍경을 냉정한 필치로 그려낸 절망의 기록이었다면 장편 <호모도미난스>는 강해지기 위해, 이기기 위해 유전자 스스로가 거듭 진화해 남을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된, 새로운 신인류 '호모도미난스'들의 이야기이다.
ㅠ.ㅠ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를 읽고 '나도 이런 거 쓸래' 하고 썼다가 망했습니다. 나름 저는 나쁘지 않게 쓴 거 같은데...
제노사이드일본 추리의 필독서로 손꼽히는 <13계단>의 다카노 가즈아키가 6년 만에 내놓은 최신작. '인류보다 진화한 새로운 생물'의 출현에서 비롯한 인류 종말의 위협과 이를 둘러싼 음모를 추리 스릴러와 SF 기법을 통해 풀어나간 작품으로서, 한국 유학생의 활약과 한국의 '정'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 등 한국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아니 더더욱 보겠습니다... 책더미가 또 높아지고...
무슨 말씀인가요? 저 호모도미난스 읽었을 때 그 당시 읽던 책 중에 가장 재밌는 책이라고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녔는걸요~~
흙... 감사합니다. 우여곡절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무려 상금이 1억 원이었던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을 노리고 쓴 원고였는데 다 쓰고 나니 그해 상이 없어졌더라고요. 영화 판권이 팔리고 모 한류 스타를 주연으로 한다는 기획으로 1차 투자도 받고 제작사에서 넷플릭스도 만났는데 이후 엎어졌어요. 저는 저대로 ‘아, 한국에서 SF는 안 되는구나’ 싶어서 한동안 SF를 쓰지 않았고요. 그때 좀 쓸 걸.
너무 티날까 봐 얘기 안 했는데, 저 작가님 책 거의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 잘 안 읽는 동거인분도 작가님 책은 신작 나온 거 없냐며 맨날 물어보고 꼭 읽더라고요 (그리고 간간이 여기 저기서 얻은 작가님 근황을 얘기해 주면 아주 좋아라합니다). 독서 모임에서도 작가님은 인기쟁이거든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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