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저는 유리겔러를 믿으며 초능력을 키워보려고 노력을... 쿨럭.
저도 당시 해봤지만 실패를; 반면 제 동갑내기 사촌은 성공했었습니다. 구부린 숟가락을 제 눈 앞에서 보여줬었어요! 이게 되는구나 오오. 하지만 그 아이는 자라서 멀쩡히 과학자가 되었습니다. 인생무상~
제 주변에도 숟가락 구부리기나 시계 고치기에 성공한 사람이 몇 있었어요. 유리 겔러가 사기꾼으로 판명이 되었는데 당시 숟가락을 구부린 지인들의 사례는 도대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
네. 공감합니다... 투자자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일지, 아니면 너무 길게 늘어진 제작기간과 지난한 과정 때문에 <동사서독>이 그리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나름의 묵직한 멋짐이 그 시대에 적절했다 싶기도 합니다. 그에 반해, 나름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정나미 떨어지는 공간을 떠나, 어쩌면 더 절실한 마음이었는지도.., 만든 <중경삼림>이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더 독창적인 스타일로 태어나면서 그 모호함의 스탠스에 음악이 소구하는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말씀하는 결과가 나왔다 싶습니다.
예술적 야심이 너무 크면 그 무게에 짓눌리기도 하는 걸까요. 비치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이 비틀즈의 《Revolver》 앨범을 듣고 그 못지않은 앨범을 내려고 오래 칩거했다가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에 걸려버리고 만 일화가 떠오릅니다. 배우들도 죽을 노릇이었겠지만 왕가위 감독도 《동사서독》 만들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텐데 후유증 없이 오히려 《중경삼림》 같은 훌륭한 부산물(?)을 냈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비치보이스 이야기, 가슴 아프네요. 예술적 경쟁심과 그 노력 끝에 마주한 절망 때문이었을까요? 때론 끊임없는 나르시즘이나 무념무상으로 툭 털어낸 제로 베이스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이 태어나기도 하나 봅니다. 작가님이 더 많이 고민해보신(?) 분야일테지만요.
저는 동방불패에서 임청하님이 종이로 입구를 막은 동그란 술독을 손으로 종이를 툭 쳐서 열고 벌컥 벌컥 마시는 장면에 치여 한동안 그 분이 나온 모든 영화를 보았었어요. 그 술이 궁금해서 본토(중국) 갔을 때 찾아 봤는데 무려 40- 50도를 오가는 독주였던 것이에요. (순수 알코올과 뭐가 다른 건지? 🤣) 그렇게 아무 정보도 없이 본게 동사서독 였는데 여기서 제가 또 양가휘님에게 반했다지요 (왜 이렇게 청승맞은 인물을) 망각은 인간에게 축복과도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만약에 황약사가 “취생몽사“를 건넨다면 마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과거에 얽매여 자유로워질 길이 그 뿐이라면 저는 기꺼이 마실 것 같아요. 이런 맥락으로 ”이터널 선샤인“이 문득 떠올라요. (영화)
취생몽사 정말 인상적이고 매력적인 장치이지요. 저는 《동사서독》의 주제가 ‘회한’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테마가 사물의 형태로 형상화된 게 취생몽사라고 생각해요. 《동사서독》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그런 회한을 뼈아프게 품고 있죠.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야겠다는 자존심이나 최고의 고수가 되고 싶다는 욕망, 자신을 배신한 배우자를 용서할 수 없는 마음,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의무감 등등 때문에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리고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아프게 깨닫는... 유일한 예외가 홍칠공인데 그래서 홍칠공의 에피소드가 상쾌합니다. 장국영과 장만옥의 사연을 소개하기 전에 ‘회한 없는 사람’을 보여줘서 대비시키기 위한 에피소드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도 살다 보니 회한 한두 개 정도는 생겼는데 가끔은 그냥 떨쳐버리고 싶어서 괴롭습니다. 그런 때 취생몽사가 옆에 있다면 마실 것인가. 머리로는 그게 슬픈 일이며, 흉터도 제 개성의 일부라고 여기는데 어느 날 갑자기 들이켜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상처도 삶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이터널 선샤인》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한국어에서 취생몽사라는 사자성어는 전혀 다른 의미더군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술에 취하여 자는 동안에 꾸는 꿈 속에 살고 죽는다는 뜻으로, 한평생을 아무 하는 일 없이 흐리멍덩하게 살아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은 그런 회한의 감정을 잘 묘사하는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양조위가 앙코르와트 사원의 구멍에 얼굴을 대고 관객에게는 들리지 않는 말을 속삭이는 《화양연화》 마지막 장면이 대표적이고요. 영화 자체는 별로였지만 《일대종사》에서 장쯔이가 “만일 인생에 후회가 없다면 사는 게 얼마나 재미없을까요?”라고 하는 대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2046》에서 양조위는 취생몽사가 없어서 시작부터 끝까지 회한에 몸부림치는 것 같았습니다. 종종 왕가위와 하루키가 비교되는데, 하루키의 ‘상실감’은 왕가위의 ‘회한’에 비하면 다소 나른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홍콩과 중국을 아우르는 영화와 소설들의 대가들이 찐 내공을 겨루시어 무협을 능가하는 천하의 대결을 보는 것 같습니다. 달팽이님은 느려터지기는 커녕 몇개의 산을 뛰어 넘으시고 사계리 서점님도 서점과 비디오 대여점서 쌓으신 내공으로 천하를 주유하십니다. 조용한 가운데 깊은 내공 쌓으신 헨리님 계시고요. 마디마디홉~~~
《동사서독》에서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장면이 하나 있는데... 양조위가 죽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양채니에게 강제로 키스를 하잖아요. 이 장면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가물거리긴 하는데... 제 기억으로는 다른 사람(아마도 황약사)을 사랑하게 되버린 아내를 닮은 여인, 양채니를 아내로 여기며 죽으러 떠나기 전에 키스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떠나는 양조위를 보며 양채니가 흐느껴 울기도 한것 같은데, 그건 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에는 양채니가 운 것은 그냥 성추행을 당한 분함에 운 거 같았습니다. ^^
부끄러움도 없이 이걸 여기에 올려봅니다; https://youtu.be/kaWj0kr1dlQ?feature=shared
우오ㅓ아.. 너무 잘들엇어요!
감사합니다 👍 동사서독이 그런 깊은 영화였군요
오, 멋집니다. 영웅본색 영화는 안 봤지만 저 음악은 자주 들어서 익숙하네요. 그런데 저 악보를 아직도 가지고 있으시다는 점이 제일 신기합니다. ^^
아아 이 노래! 이 노래에요! 이걸 피아노로!
어제도 내친 김에 문득 쳐보았어요~ 마침 비도 오고 말이죠^^ 그런데 피아노를 쳤음에도 왜 스트레쓰가 안 풀리지;; 공무원 사회 적응하기 힘든가 보다 ㅋ 싶었어요.
@느려터진달팽이 앗 ^^ 이탈리아그림책방 뚜띠(=다국어 도서관 안디아모)에서 달팽이님 연주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권혜영 작가님이랑_7월 2일 수요일 저녁 7시 (라이브 채팅)
[북다] 《애정망상》 권혜영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7/2)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내일의 고전을 우리 손으로
[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스토리를 찾아 탐험해요.
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