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비씨디 스포일러로 가려둬서 제가 쓴 글인데도 찾기 어려웠네요 허허. 여기 글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오늘은 연휴의 마지막 날이네요. 다들 잘 보내셨을까요? 줄어드는 빨간 날의 시간을 아쉬워하며, 두 번째 질문 남겨보겠습니다. ◈ 2. 영화 <괴물>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을 한 명 꼽아주세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마음이 가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ㅎㅎ 완벽하게 제 3자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본 것 같네요.
엇 이럴 수가...! 역시 소설가는 다르나요...!?
2. 전 '요리'에게 가장 마음이 갔습니다. 아빠 하는 행동만 봐도 아이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학대 당할지 보였거든요. 물리적으로도 굉장히 당하고 있었지만요. 또래보다 덩치가 작고 연약해 보여서 마음이 더 아팠던 거 같습니다. 얼른 아빠랑 떨어져서 할머니네 가서는 평범하게 자라기만 기도할 뿐이었고요. 그리고 겉으로만 보여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미나토 보다 요리가 훨씬 더 강하고 세상에 대해 많이 아는 아이라는 게 느껴져 내심 안도했지만, 계속된 폭력과 그로 인해 비뚤어진 마음이 한 구석에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잘못된 방향으로 안 가기만을 바라 봅니다. 근데 요리의 옷과 신발은 누가 빨아 주는 건가요? 학대 당하며 사는 아이인데, 너무 깔끔하게 잘 하고 다녀서요. 설마 그 나이에 집안일을 혼자서?
엇 깔끔한 옷에 대한 생각은 못했는데요. 정황상 혼자서 했을려나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요리가 주변 아이들에 비해 넥워머나 목폴라 옷, 소매가 긴 옷을 자주 입고 등장하는데요. 학대 흔적을 옷으로 가려야 해서 그렇다는 말을 <괴물>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본 것 같아요.
아! 맞네요. 목폴라....아이고...이거 보니 더 가슴이 아파요
크크크크 저도 보면서 아니 옷이 너무 청결한데...아, 저 아부지란 인간이 청소에 진심인것처럼 집안일은 잘하나?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엇 요리 아빠가 청소에 진심이었나요? 술 취해서 엉망으로 정원에 물 주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라서 청소랑 가까워보이진 않았는데 말이죠. 어느 지점인지 궁금합니다! +근데 옷도 매우 잘 어울리게 입혔네요. 요리 아부지 싫지만 옷 센스는 인정해야겠어요.
아 애를 마구 씻기거나 정원이 생각보다 잘 정리되었고 자기 옷도 잘 입고 다니기에 저거저거 보기보다 살림은 좀하네(?) 햇심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애를 마구 씻기는 부분만 짐작하고 있었는데요. 말씀해 주신대로 자기 옷도 잘 입고 다닌 것도 그렇고, 정말 살림 좀 하는 거 같네요 허허
저는 미나토였습니다. 혼란스러워하고 흔들리면서 자기 마음을 부정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상대에게 오히려 상처 주고 거짓을 말해서 주변에 피해를 입히는. 그럼에도 행복해질 수 없을 거라고 스스로에 대해 예견하는 모습이 아파서 마음이 갔어요. 세계가 부정하는 자신의 모습에, 미나토가 스스로를 긍정하는 일이 가능하기엔 어렵겠죠. 나는 왜 태어난 건지 자꾸 묻고,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 뭔지 너무 알겠어서 아프게 마음이 갔습니다.
저는 1편에서는 엄마 사오리에게, 2편에서는 호리 선생님에게, 3편에서는 두 아이들에게, 매 편마다 그 인물의 시선에서 감정이입 하며 영화를 봤어요. 반대로 영화에서 가장 마음이 가지 않는 인물로 교장선생님을 꼽고싶어요. 영화가 초반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가 싶게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다가 뒤로 갈수록 하나씩 하나씩 그 혼란과 의문을 풀어주잖아요. 근데 교장선생님에 대해서는 끝까지 그 의문들을 풀어주지 않았는데,, 저는 그 점이 인물에 대한 여운으로 남지 않고 어딘가 기분나쁘고 찜찜한 미스터리로 남은 느낌이예요. 교장선생님에 대한 다른 분들의 감상이 궁금해요!
맞아요. 저도 교장 선생님에 대해서는 찝찝한 마음이 컸어요. 안 그래도 앞으로의 질문 리스트에 있었는데요! 토끼풀b님이 언급해주신 김에 바로 질문 남겨볼게요.
저도 전대통령 운운하며 교장선생님 욕한파입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의뭉스럽고, 책임감 없고요. 그녀의 사회적/직업적 위치 때문에 남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것 같지만(근데 이거 확실한가요? 제가 잘못 봤는지 모르겠는데, 끝까지 교장선생님이 치었다.라고 확실하게 얘기 안 했던 거 같아서요), 책임감은 확실히 결여된 사람 같습니다. 속으로는 생각도 고민도 많으시겠죠. 하지만 전 세상 사람 모두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만 괴롭고 힘든 거 아니잖아요?! 우리 어른이잖아요?! 무슨 마음의 짐을 얼마만큼 쌓아두고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슈퍼에서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당당하게 나서서 바로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 몰래 살짝 발을 거는 행동이나 학생부장쯤 되는 선생님이 써 주는 메뉴얼 그대로 읽어 버리는 모습이나 진심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뒷부분에 남편이나 미나토에게 하는 말이나 표정이 그녀의 일말의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하면 할 수 있겠지만, 동정하고 싶지도 않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 부류였습니다. (그만큼 다나카 유코 님의 연기에 박수! 영화 캐릭터를 이렇게 진심 미워하게 만들다니....)
저두 교장선생님을 연기한 배우분 너무 인상깊어서 영화 보고나서 찾아봤었어요. ㅎㅎ 다나카 유코를 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이분 연기 경력이 엄-청 긴 배우더라구요.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다나카 유코를 봐도 교장선생님 이미지가 너무 각인이 되서 그 역할에 집중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다나카 유코 님의 얼굴이 특징없이 순둥순둥하게 생겨서 그렇게 의표를 찌르는 역에 귀재이신 거 같더라고요. 본인의 존재감을 배경처럼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송곳을 들고 나타나 쑤욱 찌르고 사라지는 듯한 연기...젊었을 때 연기는 많이 보지 못했지만, 제가 본 드라마나 영화에선 대부분 그랬던 거 같아서 이 분이 영화에 나오면 기대가 절로 됩니다.
저는 아이 엄마에 대해 많이 공감했어요. 아빠 없이 자라는 아이를 염려하고 사랑을 쏟으려는 보통의 엄마 모습이죠. 최근<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미국 컬럼바인 총기 사고의 가해자 엄마가 쓴 책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으로 아이를 키웠다고 생각했고 공부 잘하고 성취욕 높은 아이가 늘 믿음직했다고 여겼던 엄마였습니다. 막상 사건이 벌어진 이후 가해자의 양육자로 비난 받으면서도 그런 불행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부모 자식 간의 소통과 이해를 도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영화 속 엄마는 아이가 잘 자라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을 때 아이의 반응은 무척이나 낯설었을지 모른다고 여겨지네요. 물론 아이 역시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버거웠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저도 읽으려고 메모해둔 책이네요. 최근에 잊고 있었는데요. 얼른 꽂아 두겠습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1999년 4월 벌어진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쓴 책이다. 딜런 클리볼드가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솔직하고 세밀하게 정리하고 있다.
저도 이 책 신간으로 나왔을 때부터 찜해뒀는데 어쩌다보니 아직도 못읽었어요. 도서관가서는 생각이 안나서리 ㅋㅋ 조만간 꼭 읽어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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