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답글이 잘 못 달아졌는데요. 삭제가 안 되니 또 주절거리는 걸로 수정해둡니다..
작년에 사놓고 아직도 미루다가 못읽은 게으름뱅이입니다. 도리님께서 수집해 놓으신 걸 보니 빨리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동하네요.
게으른독서쟁이님의 서재를 훑어보고 여러 모임에 걸쳐서 함께 이야기 나눈 걸 생각해보면 충분히 좋아하실 거라고 추측됩니다! 저의 인생책 중 하나예요 ㅎㅎ
많은 분들이 인생책으로 꼽으셨더라고요. 저는 아이 학교에 부모교육에 갔다가 강사님께서 강강강강추하셔서 바로 구매했는데 미적거리다가 아직도 안 읽었네요. 곧 읽겠습니다. :)
이 책도 읽어야 되는데 집에 고이 모셔만 놨네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교장 선생님'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안 짚고 넘어갈 수 없는 장면이 있죠. '미나토'와 '교장 선생님'이 함께 호른을 부는 장면! 영화 속 다른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던 기이하고 수상한 소리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많이 꼽는 <괴물>의 명대사가 나오기도 했어요. "몇몇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건 행복이라고 하지 않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걸 행복이라 부르는 거야." ◈ 3-2. '미나토'와 '교장 선생님'이 함께 호른을 부는 장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이 장면에서도 울컥해서 울었어요. 교장 선생님이 갑자기 멋들어진 포즈로 호른 불 때는 깜짝 놀랐고요.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라는 것도 저 대사를 볼 때 떠올랐습니다(답지 않게 항상 간직하고 있는 말입니다). 사실 이동진-고레에다 감독님 대담할 때 이동진 평론가님이 미나토는 요리에게 보내진 선물 같은 존재라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미나토가 더 소심하고 유리 같은 아이라고 생각해서 반대로 느꼈거든요. 요리는 학대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지만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아이로요. 전혀 상처 없다는 말은 아니에요. 요리가 그만큼 똑똑한 아이 같았거든요. 미나토는 감정이 이성을 아직은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고요. 어쨌든 미나토가 창밖에서 죄송해요.라고 혼잣말 하는 부분도 용기가 부족하고 깨져 버린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 때 교장선생님이 말을 걸어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호른 한 번 시원하게 분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겠지만, 숨막히고 답답할 때 크게 한번 심호흡 하면 잠깐이라도 안정을 찾는 것처럼 조금의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도 요리는 어떻게 저런 환경에서도 저렇게 맑게ㅡ체념했다고 하기에는 표정이 너무 맑고 밝아서 그렇게는 생각이 안 되더라고요ㅡ 자랄 수 있었을까 감탄을 하고 요리가 미나토에게 온 선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내 뇌는 돼지의 뇌야."라고 세뇌 당한 것처럼 말하지만, 혼자만의 아지트도 만들어서 놀고 있고, 여자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 미나토가 주저할 때도 "나도 그럴 때가 있어."라고 먼저 다가가는 모습이 훨씬 용기있어 보였거든요. 덩치는 많이 작지만 빨리 어른이 된 아이 같았어요.
저도 눈물이 그렁그렁이었던 장면인데요. 미나토가 떠듬떠듬 자신이 숨겨온 마음을 뱉는 게 힘겨워보였고, 그 힘겨움을 알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요. 처음으로 발화된 미나토의 혼란이 미운 인물인 '교장 선생님'과의 대화와 호른 소리으로 연결되는 게 복잡하게 마음을 울리더라고요! 저도 siouxsie님처럼 이동진 평론가님과 고감독님의 대담 때 '미나토'에게 '요리'가 보내진 선물 같다고 느꼈어요. 말씀해주신 두 아이의 설명에 저도 동의합니다. 이제는 <괴물>을 여러 번 보고 곱씹고 생각하다보니 지금은 서로가 서로의 구원자라고도 생각이 드네요.
저는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이고 메세지구나 라는걸 머릿속으로 내내 생각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았어요. '아 이거 정말 중요한 장면인것 같은데.. 분명히 그런 장면인데... 근데 뭐가 이렇게 어정쩡하고 어색하지? 뭐지??' 이런 조금은 복잡한 심정으로 그 장면을 봤던 기억이예요;
어떤 부분이 어정쩡하고 머쓱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저도 생각해봤을 때 매끄럽다고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그 부분에서 미나토가 자신의 혼란을 고백할 때, 악인의 모습을 띈 교장 선생님이 어떻게 할까(혹시 미나토를 상처줄까봐) 조마조마하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토끼풀b 님은 어땠을까요. 궁금하네요!
저도 비슷한 마음이었나봐요..ㅋ 행복에 대한 메세지도 그렇고 후우 하고 뱉어버리라는 말도 그렇고, 그치 그런거지 그렇지- 끄덕끄덕 하는 느낌보다는 흠.. 저 말은 진심인거 같네. 진심이겠지? 뭐 이런 혼잣말만 가득했던것 같아요. 당시의 제 시선에서는 교장선생님과 미나토의 투샷이 영 맘에 들지 않았던건 확실해요. ㅋㅋ 근데 영화를 다시 보면 그 장면이 어떻게 새롭게 보일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혹시 호른 불다가 발 거는 건 아니겠지? (농담 반 진담 반) 불안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다시 보면서 그 장면에서 더 마음 놓고 봤어요. 그럼에도 묘했고요. 복잡한 인간이 어떻게 서로에게 악인이 되고 어떻게 서로에게 구원자가 되는지 참 어렵더라고요.
송강호: 교장 선생님이 그 대사와 함께 악기를 불잖아요. 저는 그 신이 정말 좋았어요. 그 악기 소리가 마치 내면에서 토해내지 못한 인물들의 울음같이 들리고 세상을 향한 외침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배우 송강호 <괴물> 대담에서 송강호님은 호른 장면을 이렇게 느끼졌다고 하네요. 참고용으로 남깁니다! 출처: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3942
여기의 대사가 저에겐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살아라` 라고 들려서.. 이 영화에서 요리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교장선생님은 닫혀있는 캐릭터로 끝났네 라고 생각했어요. 구원자라고 생각하셨다고 하셔서 오 저랑 다른 시각이네 ㅋㅋㅋ 싶었습니다.
오! 저는 교장 선생님이 미나토에게 '꼭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전달하는 느낌이었는데, 비씨디님은 '남들과 다르지 않게, 말하지 말라는 압력'으로 느껴졌을까요? 저도 그 장면에서 미나토가 교장 선생님께 구체적으로 자기 고백(누구를 향한 마음인지)을 할 것 같다고 느꼈는데, 끝내 하지 않아서 더 묘했고 마음에 남았던 것 같아요.
몇몇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건 행복이라고 하지 않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걸 행복이라 부르는 거야.
괴물 교장 선생님이 미나토에게
단 한 명의 외로운 사람을 위해 썼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응원을 보내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괴물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말
<괴물>을 보고 나서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장시간 노동과 사내 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장실습생 김동준의 일화에서 '호른'이 나왔어요. 저는 <괴물> 속 미나토와 겹쳐 보이면서 울면서 책을 읽었네요. 사진에 찍은 일화는 '김동준 군의 죽음'을 '기업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이미 그가 마이스터고를 선택하면서 우울했다는 식으로 오인하는 여론에 대한 김동준 군의 어머님의 답변인데요. 김동준 군이 마이스터고에서 어떻게 보냈고 어떤 일상을 통해 행복하게 보냈는지 일화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어요.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한 사람의 죽음을 규명하고 애도하는 작업에서 나아가, 그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의 삶과 일, 그들이 붙들려 있는 슬픔과 분노, 기억과 희망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10/15(수) 오후 7시 30분! 김준녕 작가님과 라이브채팅 Go Go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