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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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야말로 의미없이 풍성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ㅎㅎㅎ 지금 40대 중반이니 별일 없으면 50년 정도 더 살 거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 있는 건 30년쯤 남았잖아요. 다들 저처럼 살면 허무주의에 빠진다고 하는데, 전 그럴 시간에 제 가족한테 한번 더 사랑한다고 해 주고, 제가 좋아하는 일 하려고요. 내일 죽을 수도 있잖아요. 아이에게도 항상 죽음에 대해 인식시켜 주려고 노력해요. 요새 아이들이 자해나 자살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거든요. 아마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사업 성공과 실패를 30년 넘게 겪으며 살아서 그런지, '지금 아니면 못해'란 생각이 저를 지배하는 것 같아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름 부족한 것 없이 자랐어요.) 그래도 제 의식(무의식 절대 아님) 속에 사업하는 사람 절대 안됨 or 혼자 살자 or 공무원이랑 결혼하자 등등의 나름 안전성 확보에 주력했고, 그 목표?는 달성했어요. 아이를 낳고 정말 행복했지만, 불안함은 더 커져서 책에 더 집착하게 됐고, 내린 결론이 '오늘이나 잘 살자'입니다. 위에 얘기한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인식 시켜 주는 작업 역시 '너의 삶은 너만의 삶이 아니다.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의미로 기회가 될 때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눠 보고요. 그래서인지 아이도 생각날때마다 안기면서 사랑한다고 해 줍니다. 사춘기 인증했다고 잘난척도 하지만요. (엄마는 갱년기 인증했다 이자식아) 위에 장황하게 썼지만, 모르겠어요...삶이 꼭 의미있어야 하나요? 그냥 되는 형편 내에서 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순간을 즐겁게 살면 안 될까요? 자꾸 미래를 위한다며 하지 않아도 될 공부와 돈 모으기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며 답답한 건 저뿐인가요?
의미없는 풍성한 삶! 실천 중이시군요. 멋집니다. 저도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는 편이라 말씀하신 것들이 공감이 됐어요 ㅎㅎ '지금 아니면 못해'라는 생각도요. 뻔한 일상이 귀한 걸 알면서도 자꾸 더 성장해야 하고, 이겨내야 하고, 실수하지 않고 완벽하게 행복하려는 강박이 생기더라고요. 능력주의, 경쟁사회가 저를 그렇게 채찍질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아득한 미래를 향한 절망과 강박의 굴레에 저한테나 주변에게나 저도 답답함을 느끼고요. 그럼에도 소중한 걸 알고 아이와 직접 표현하는 siouxsie님을 보니 멋지고 좋아요. 덕분에 저도 더 용기내야지 싶네요.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미 있는 죽음보다 의미 없는 풍성한 삶을 발견한다.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자서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자서전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영화를 찍는 작가로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스스로 밝히는 영화 창작의 비밀과 이를 둘러싼 무수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가당고동 가당고동
괴물
모임이 끝날 때 아쉽기 전에 제가 생각하는 <괴물>의 명대사도 투척해봅니다. '덜커덩'이 일본어로 '가당고동'이라니... 말맛도 너무 귀여운데요. 요리 목소리로 들으니 정말 귀여웠지 말입니다. 흑흑흑.
외국어의 의성어 의태어 들으면 정말 귀여운 것 같아요. 그래서 외국 아기들이 하는 얘기가 더 귀엽게 들리나 봐요.
그러니까요. 요리와 미나토 역을 맡은 배우들이 벌써 쑥쑥 컸더라고요. 목소리가 많이 변했던데 영화 속 앳된 목소리가 꽤 사라져서 아쉬운 맘도 들고요 허헝.
지금도 넷플릭스에서 하는지 모르겠는데, 고레에다 감독이 만들고 엄청 비판 받은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이란 드라마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에서의 형(배달집 형님으로 등장)이랑 '어떤 가족'에서의 남자아이(이름 모르겠어요 ㅜ.ㅜ)가 고등학생으로 나와요. 고레에다 감독님이 발굴한 아역 배우들이 커서 여러 작품에서 나오는 거 보면서 혼자 뿌듯해 합니다. ^^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는 청소년기의 슬럼프를 딛고 여기 저기 작품에 많이 나오는데....이 청년은 어설픈 젊은 일본 배우들이 넘지 못할 기운이 있더라고요. 아무리 유치한 역을 해도 '일본 특유의 구리고 과장된 뮤지컬 같은 연기(제가 붙인 이름)'가 전혀 없어요. 얼굴도 애기 때랑 넘나 똑같은 것!! 어쨌든 고레에다 감독님의 보는 눈은 정말 대단합니다.
헉! <기적>의 형이랑 <어느 가족>의 남자 아이 주인공 말씀하시는 거죠? 대박. 그렇게 또 이어진다는 게 좋네요. 일회성이 아니라 유기적인 연결이 느껴져서요.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저도 다 뿌듯하고 좋아요. <아무도 모른다>는 아직 안 봤는데 꼭 볼 겁니다. 시동 걸고 대기 중이에요. 일본 영화나 작품을 잘 몰라서 고감독 작품으로 입문했을 땐 말씀하신 '일본 특유의 구리고 과장된 뮤지컬 같은 연기'를 못 느꼈는데요. 근데 왜 알 것 같죠? 허허.
여담으로 <괴물>에 빠져서 동생과 <괴물> 속 대화를 들리는 데로 외워서 종종 문답하며 놀고 있는데요. (엉터리 일본어주의) A: 모시모시 소쯔와 하레이데스까 B: 하이! 하레떼마스! A: 가당고동 B: 가당고동 A: 슛파츠시마스~ 이렇게 주고 받으며 논답니다. 흐흐.
괴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인데요. 원본은 움직이는 짤인데 역시 안되군요... 하지만 사진으로 남아도 귀엽습니다..
문답놀이 2탄도 있습니다. 요리가 꽃이름 말하는 목소리도 너무 귀엽고 좋아서 외웠지 말이죠. 문답은 인물이 말하는 거랑 상관없이 그냥 한 단어씩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어요 크크 A: 사쿠라코 B: 호타루카구라 A: 난데 하나노 나마에 신지 아르노? B: 스키다카라! A: 야마부키 B: 오다마키 A: 오도리코소 B: 쿠사노!
<괴물> 덕분에 일본어 문외한인 저랑 동생이 히라가나랑 가타카나를 외워보고 있답니다.
교양수업으로 일어를 들은 적이 있는데 히라가나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대충 기억이 나는데 가타카나는 영~ 안 외워지더라고요. 그때도 지금도 ㅎㅎ
맞아요. 히라가나는 글자모양도 귀엽고 그림 같아서 기억에 남는데요. 가타카나는 비슷한 문자도 많고 간결해서 증발도 빠른 느낌이....
저 일본어 한 지? 25년 정도 됐는데...다들 제가 일본어 잘하는 게 일본에서 공부하고 와서 잘하는 줄 알아요. 고작 1년도 안 되는 시간을 1999년에 갔다 왔는데 말이죠.... 근데 저도 히라가나 외우는 데 6개월(중도 포기했다 재기), 가타카나는 일본어 중급 레벨테스트 통과했을 때도(공부한지 1년쯤 되었을 때) 잘 못 읽었어요. 그리고 25년째 하루도 안 쉬고 일본 드라마, 책 읽고 공부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하는 척 '나는 원래 잘해'인 척 합니다. ㅎㅎㅎ 3개월간 공부한 언어는 3일이면 다 까먹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아님 제가 머리가 나쁜 걸까요? 아 웃겨
오~ 일본어 능력자!!!! 멋있어요~
일본어 할 수 있는 자는 맞는데 '능력자'는 모르겠어요?! ㅎㅎㅎ
네. 할 수 있는 자. 그것이 바로 능력자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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