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 여자친구 왜 등장시켰는지 감독님과 각본가 님의 의도가 가장 궁금합니다. 그녀 또한 일본 주연급 여배우인데(고감독님 영화들 보면 무슨 주연급들 단역 대잔치 같지만) 그런 역할 맡았다는 게 용기가 대단해 보일 정도로 인상 찌푸려지는 캐릭터 아닌가요?
제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지만 전 호리샘 여친이랑 교장선생님 보느라 아이들 놓친 부분도 많습니다.
다른 얘기지만 어제 오늘 고감독님 영화들 재관람하면서 아이들의 눈빛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꽃의요정

도리
siouxise님이랑 저랑 다르게 느꼈네요! 저는 개인적으론 여자친구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적인 스타일도 제 취향저격이셨고요 허허. 호리선생이 어떻게 고장난 사람인지(과잉교정인간, 어정쩡한 장소에서 하는 청혼 등등) 여자친구와의 관계로 잘 드러난 것 같았고요. 호리가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오해 속에서 기자도 다녀가고 했을 때, 여자친구 입장에선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내가 몰랐던 내 연인의 악한 행동에 두려울 것 같았는데요. 휘말리지 않고 호리를 달래면서, 호리와의 관계에서 바로 벗어나는 영악함에 안도했어요.

조영주
와, 이 행동의미 저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의문 하나가 풀렸습니다.

도리
@비씨디 스포일러로 가려둬서 제가 쓴 글인데도 찾기 어려웠네요 허허. 여기 글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리
@모임 오늘은 연휴의 마지막 날이네요. 다들 잘 보내셨을까요?
줄어드는 빨간 날의 시간을 아쉬워하며, 두 번째 질문 남겨보겠습니다.
◈ 2. 영화 <괴물>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을 한 명 꼽아주세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영주
저는 마음이 가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ㅎㅎ 완벽하게 제 3자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본 것 같네요.

도리
엇 이럴 수가...! 역시 소설가는 다르나요...!?

꽃의요정
2. 전 '요리'에게 가장 마음이 갔습니다. 아빠 하는 행동만 봐도 아이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학대 당할지 보였거든요. 물리적으로도 굉장히 당하고 있었지만요. 또래보다 덩치가 작고 연약해 보여서 마음이 더 아팠던 거 같습니다. 얼른 아빠랑 떨어져서 할머니네 가서는 평범하게 자라기만 기도할 뿐이었고요.
그리고 겉으로만 보여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미나토 보다 요리가 훨씬 더 강하고 세상에 대해 많이 아는 아이라는 게 느껴져 내심 안도했지만, 계속된 폭력과 그로 인해 비뚤어진 마음이 한 구석에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잘못된 방향으로 안 가기만을 바라 봅니다.
근데 요리의 옷과 신발은 누가 빨아 주는 건가요? 학대 당하며 사는 아이인데, 너무 깔끔하게 잘 하고 다녀서요. 설마 그 나이에 집안일을 혼자서?

도리
엇 깔끔한 옷에 대한 생각은 못했는데요. 정황상 혼자서 했을려나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요리가 주변 아이들에 비해 넥워머나 목폴라 옷, 소매가 긴 옷을 자주 입고 등장하는데요. 학대 흔적을 옷으로 가려야 해서 그렇다는 말을 <괴물>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본 것 같아요.

꽃의요정
아! 맞네요. 목폴라....아이고...이거 보니 더 가슴이 아파요

조영주
크크크크 저도 보면서 아니 옷이 너무 청결한데...아, 저 아부지란 인간이 청소에 진심인것처럼 집안일은 잘하나?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도리
엇 요리 아빠가 청소에 진심이었나요? 술 취해서 엉망으로 정원에 물 주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라서 청소랑 가까워보이진 않았는데 말이죠. 어느 지점인지 궁금합니다!
+근데 옷도 매우 잘 어울리게 입혔네요. 요리 아부지 싫지만 옷 센스는 인정해야겠어요.

조영주
아 애를 마구 씻기거나 정원이 생각보다 잘 정리되었고 자기 옷도 잘 입고 다니기에 저거저거 보기보다 살림은 좀하네(?) 햇심다

도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애를 마구 씻기는 부분만 짐작하고 있었는데요. 말씀해 주신대로 자기 옷도 잘 입고 다닌 것도 그렇고, 정말 살림 좀 하는 거 같네요 허허

도리
저는 미나토였습니다. 혼란스러워하고 흔들리면서 자기 마음을 부정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상대에게 오히려 상처 주고 거짓을 말해서 주변에 피해를 입히는. 그럼에도 행복해질 수 없을 거라고 스 스로에 대해 예견하는 모습이 아파서 마음이 갔어요. 세계가 부정하는 자신의 모습에, 미나토가 스스로를 긍정하는 일이 가능하기엔 어렵겠죠. 나는 왜 태어난 건지 자꾸 묻고,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 뭔지 너무 알겠어서 아프게 마음이 갔습니다.

토끼풀b
저는 1편에서는 엄마 사오리에게, 2편에서는 호리 선생님에게, 3편에서는 두 아이들에게, 매 편마다 그 인물의 시선에서 감정이입 하며 영화를 봤어요. 반대로 영화에서 가장 마음이 가지 않는 인물로 교장선생님을 꼽고싶어요. 영화가 초반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가 싶게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다가 뒤로 갈수록 하나씩 하나씩 그 혼란과 의문을 풀어주잖아요. 근데 교장선생님에 대해서는 끝까지 그 의문들을 풀어주지 않았는데,, 저는 그 점이 인물에 대한 여운으로 남지 않고 어딘가 기분나쁘고 찜찜한 미스터리로 남은 느낌이예요. 교장선생님에 대한 다른 분들의 감상이 궁금해요!

도리
맞아요. 저도 교장 선생님에 대해서는 찝찝한 마음이 컸어요. 안 그래도 앞으로의 질문 리스트에 있었는데요! 토끼풀b님이 언급해주신 김에 바로 질문 남겨볼게요.

꽃의요정
저도 전대통령 운운하며 교장선생님 욕한파입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의뭉스럽고, 책임감 없고요. 그녀의 사회적/직업적 위치 때문에 남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것 같지만(근데 이거 확실한가요? 제가 잘못 봤는지 모르겠는데, 끝까지 교장선생님이 치었다.라고 확실하게 얘기 안 했던 거 같아서요), 책임감은 확실히 결여된 사람 같습니다.
속으로는 생각도 고민도 많으시겠죠. 하지만 전 세상 사람 모 두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만 괴롭고 힘든 거 아니잖아요?! 우리 어른이잖아요?! 무슨 마음의 짐을 얼마만큼 쌓아두고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슈퍼에서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당당하게 나서서 바로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 몰래 살짝 발을 거는 행동이나 학생부장쯤 되는 선생님이 써 주는 메뉴얼 그대로 읽어 버리는 모습이나 진심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뒷부분에 남편이나 미나토에게 하는 말이나 표정이 그녀의 일말의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하면 할 수 있겠지만, 동정하고 싶지도 않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 부류였습니다. (그만큼 다나카 유코 님의 연기에 박수! 영화 캐릭터를 이렇게 진심 미워하게 만들다니....)

토끼풀b
저두 교장선생님을 연기한 배우 분 너무 인상깊어서 영화 보고나서 찾아봤었어요. ㅎㅎ 다나카 유코를 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이분 연기 경력이 엄-청 긴 배우더라구요.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다나카 유코를 봐도 교장선생님 이미지가 너무 각인이 되서 그 역할에 집중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꽃의요정
다나카 유코 님의 얼굴이 특징없이 순둥순둥하게 생겨서 그렇게 의표를 찌르는 역에 귀재이신 거 같더라고요. 본인의 존재감을 배경처럼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송곳을 들고 나타나 쑤욱 찌르고 사라지는 듯한 연기...젊었을 때 연기는 많이 보지 못했지만, 제가 본 드라마나 영화에선 대부분 그랬던 거 같아서 이 분이 영화에 나오면 기대가 절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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