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아 애를 마구 씻기거나 정원이 생각보다 잘 정리되었고 자기 옷도 잘 입고 다니기에 저거저거 보기보다 살림은 좀하네(?) 햇심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애를 마구 씻기는 부분만 짐작하고 있었는데요. 말씀해 주신대로 자기 옷도 잘 입고 다닌 것도 그렇고, 정말 살림 좀 하는 거 같네요 허허
저는 미나토였습니다. 혼란스러워하고 흔들리면서 자기 마음을 부정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상대에게 오히려 상처 주고 거짓을 말해서 주변에 피해를 입히는. 그럼에도 행복해질 수 없을 거라고 스스로에 대해 예견하는 모습이 아파서 마음이 갔어요. 세계가 부정하는 자신의 모습에, 미나토가 스스로를 긍정하는 일이 가능하기엔 어렵겠죠. 나는 왜 태어난 건지 자꾸 묻고,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 뭔지 너무 알겠어서 아프게 마음이 갔습니다.
저는 1편에서는 엄마 사오리에게, 2편에서는 호리 선생님에게, 3편에서는 두 아이들에게, 매 편마다 그 인물의 시선에서 감정이입 하며 영화를 봤어요. 반대로 영화에서 가장 마음이 가지 않는 인물로 교장선생님을 꼽고싶어요. 영화가 초반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가 싶게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다가 뒤로 갈수록 하나씩 하나씩 그 혼란과 의문을 풀어주잖아요. 근데 교장선생님에 대해서는 끝까지 그 의문들을 풀어주지 않았는데,, 저는 그 점이 인물에 대한 여운으로 남지 않고 어딘가 기분나쁘고 찜찜한 미스터리로 남은 느낌이예요. 교장선생님에 대한 다른 분들의 감상이 궁금해요!
맞아요. 저도 교장 선생님에 대해서는 찝찝한 마음이 컸어요. 안 그래도 앞으로의 질문 리스트에 있었는데요! 토끼풀b님이 언급해주신 김에 바로 질문 남겨볼게요.
저도 전대통령 운운하며 교장선생님 욕한파입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의뭉스럽고, 책임감 없고요. 그녀의 사회적/직업적 위치 때문에 남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것 같지만(근데 이거 확실한가요? 제가 잘못 봤는지 모르겠는데, 끝까지 교장선생님이 치었다.라고 확실하게 얘기 안 했던 거 같아서요), 책임감은 확실히 결여된 사람 같습니다. 속으로는 생각도 고민도 많으시겠죠. 하지만 전 세상 사람 모두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만 괴롭고 힘든 거 아니잖아요?! 우리 어른이잖아요?! 무슨 마음의 짐을 얼마만큼 쌓아두고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슈퍼에서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당당하게 나서서 바로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 몰래 살짝 발을 거는 행동이나 학생부장쯤 되는 선생님이 써 주는 메뉴얼 그대로 읽어 버리는 모습이나 진심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뒷부분에 남편이나 미나토에게 하는 말이나 표정이 그녀의 일말의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하면 할 수 있겠지만, 동정하고 싶지도 않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 부류였습니다. (그만큼 다나카 유코 님의 연기에 박수! 영화 캐릭터를 이렇게 진심 미워하게 만들다니....)
저두 교장선생님을 연기한 배우분 너무 인상깊어서 영화 보고나서 찾아봤었어요. ㅎㅎ 다나카 유코를 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이분 연기 경력이 엄-청 긴 배우더라구요.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다나카 유코를 봐도 교장선생님 이미지가 너무 각인이 되서 그 역할에 집중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다나카 유코 님의 얼굴이 특징없이 순둥순둥하게 생겨서 그렇게 의표를 찌르는 역에 귀재이신 거 같더라고요. 본인의 존재감을 배경처럼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송곳을 들고 나타나 쑤욱 찌르고 사라지는 듯한 연기...젊었을 때 연기는 많이 보지 못했지만, 제가 본 드라마나 영화에선 대부분 그랬던 거 같아서 이 분이 영화에 나오면 기대가 절로 됩니다.
저는 아이 엄마에 대해 많이 공감했어요. 아빠 없이 자라는 아이를 염려하고 사랑을 쏟으려는 보통의 엄마 모습이죠. 최근<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미국 컬럼바인 총기 사고의 가해자 엄마가 쓴 책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으로 아이를 키웠다고 생각했고 공부 잘하고 성취욕 높은 아이가 늘 믿음직했다고 여겼던 엄마였습니다. 막상 사건이 벌어진 이후 가해자의 양육자로 비난 받으면서도 그런 불행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부모 자식 간의 소통과 이해를 도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영화 속 엄마는 아이가 잘 자라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을 때 아이의 반응은 무척이나 낯설었을지 모른다고 여겨지네요. 물론 아이 역시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버거웠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저도 읽으려고 메모해둔 책이네요. 최근에 잊고 있었는데요. 얼른 꽂아 두겠습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1999년 4월 벌어진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쓴 책이다. 딜런 클리볼드가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솔직하고 세밀하게 정리하고 있다.
저도 이 책 신간으로 나왔을 때부터 찜해뒀는데 어쩌다보니 아직도 못읽었어요. 도서관가서는 생각이 안나서리 ㅋㅋ 조만간 꼭 읽어보겠어요!!
'괴물'을 보면서 엄태화 감독의 '가려진 시간'과 정서적으로 관점적으로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오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꽂아두겠습니다.
가려진 시간엄마를 잃은 후 새 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온 수린.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 홀로 지내는 수린에게 성민이 먼저 다가온다. 둘만의 암호로,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 아는 추억을 쌓아가는 그들.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친구들과 산으로 가고 그곳에서 모두가 실종된 채, 유일하게 수린만 돌아온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성민이라는 남자가 수린 앞에 나타난다. ‘멈춰진 시간’에 갇혀 어른이 되었다는 성민. 수린만이 성민을 믿어주는 가운데 경찰과 마을 사람들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성민은 쫓기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찐팬입니다. 그의 영화는 거의 다 보았고 번역된 책도 모두 읽었어요. <바닷마을 다이어리>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어느 가족>은 대여섯번씩 보았고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면> <기적> 등도 두세번씩 보았어요. 초창기 영화는 봤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테레비젼 피디 시절 만든 다큐는 좋았어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저는 작년말에 쿠씨네에서 남편이랑 <괴물>을 봤어요. 고감독의 영화가 나왔으니 당연히 봤지요. 근데 <브로커>처럼 그저 그랬어요. <괴물>을 좋아하는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 고감독의 찐팬으로서 무엇이 어떻게 좋은지 궁금하여 참여합니다.
어서오세요. 영주님. 저는 <괴물>로 고감독님께 입덕했고, 다른 영화 몇몇을 봤으나 <괴물>이 최애인 저와 반대되는 상황이군요! 다른 시각 환영합니다. 언급해주신 영화들 꼽아두겠습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면접장에 노노미야 부부와 여섯살짜리 아들 케이타가 보인다. 이들은 면접관의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한다. 아빠는 아이가 엄마를 닮아 성격이 유순하다고 말하면서 승부욕이 없는 걸 단점으로 지목한다. 아이는 아빠와 캠핑장에 가서 연을 날렸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라고 말한다. 료타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6년 간 키운 아들이 자신의 친자가 아니고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것. 료타는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친자의 가족들을 만나고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고민과 갈등에 빠지게 되는데...
유레루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며 도쿄에서 유명한 사진작가로 성공한 타케루는 어머니 기일을 맞아 1년 만에 고향을 찾게 된다. 그곳엔 고향에 남아 가업을 이으며 현실에 순응하며 사는 착한 형 미노루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치에코가 형과 함께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타케루가 나타나면서부터 이들 셋은 서로의 미묘한 감정이 엇갈리는 가운데,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계곡으로 향한다. 계곡 아래에서 사진을 찍다 무심코 다리를 올려다 본 타케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다리 아래 급물살 속으로 자취를 감춘 치에코. 흔들리는 다리 위엔 망연자실한 미노루의 모습 뿐... 사건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미노루의 재판이 시작되고 유순하고 착하기만 했던 형 미노루의 의 의외의 모습을 본 타케루는 점점 흔들리게 되는데... 흔들리는 서로의 기억 속에서 과연 그날 계곡의 다리 위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두번째 질문을 보니, 아! 그래서 이 영화가 그저 그랬구나 하고 알게 되었어요. 다른 영화들에 비해 인상적인 등장인물이 없었어요. 굳이 꼽자면 엄마, 입체적이고 개연성 있게 그려졌다고 생각했어요.
우악 인상적인 인물 투성이라고 느꼈던 저와 완전 반대예요. 그럴 수 있군요. 앞으로 나눌 질문 중에 각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려고 하는데요. 그때 어떤 의견을 나눠주실지 벌써 궁금해지네요.
이 영화는 어떤 맥락, 어떤 순간, 누구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사실에 대해 보여주면서, 사람들마다 자기 세상을 살기에 타인의 경험과 세상을 알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유레루>는 이러한 플롯의 최고봉 이지요. <괴물>을 보며 <유레루>가 떠올랐었어요.
저도 오다기리 조 때문에 <유레루> 봤다가 혼자 뿜었는데...다시 봐야겠어요~다들 좋다고 하는데 저만 그저 그랬나 봐요~마지막 보고 감독의 의도 같은 건 좀 보였는데 제가 중간에 디테일 놓친 듯한 느낌도 들고요 ^^
앗 동명이인...! 헷갈리니 제가 닉넴을 바꿨심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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