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부럽네요 ㅜㅜ 지방에 살고 있는데 제 지역은 이미 상영 종료된 지 오래라, 영화를 보고 싶어도 다시 볼 수가 없네요. siouxsie 님의 앞으로의 이야기, 기대만땅하고 있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도리

꽃의요정
오늘 다시 보고 할 얘기가 너무 많아졌어요.
근데 두서없이 ㅜㅜ
미나토가 걱정했던 부분을 어른들이 자꾸 아무렇지 않게 건드리는 장면도 캡숑짱 많이 나옵니다.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라든가 꽃이름 많이 알면 인기없다(이건 디폴트가 이성이겠죠?)라든가....엇 두개뿐이네요
어쨌든 많아요~~~
머리 자른 건 본인의 감정이 잘못인 줄 알고 애써 부정하려는(잘라서 내쳐버리려는) 의도 같았고요.
역시 제대로 보려면 두번이상은 봐야 합니다.

도리
할 얘기 많아지신 거 너무 좋아요! 두서 없어도 괜찮습니다. 저도 <괴물>을 여러 번 보면서 캡숑짱 많이 나온 편견의 말들이 잘 보이더라고요. <괴물>을 보고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책을 읽고 나니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체득한 편견이 되풀이 돼서, 특히 아이들에게까지 전해지는 게 확연하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호리 선생님도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모임에서 했던 말인데요. 예전에는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밉고 싫었는데 요즘엔 안타깝더라고요. 상처 주는 말에 스스로가 체화되었기 때문에 타인에게도 상처 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것 같다고 느껴서요.
미나토가 머리 자른 부분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소수자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질문해 온 김승섭이 그간의 연구를 소개하는 공부의 기록이자,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고백하는 분투의 기록이다.
책장 바로가기

토끼풀b
역시.. 이 영화는 한번 더 보면 같은 장면도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정말 많을것 같아요. 저두 한번 더 보고싶어지네요!(부럽)...

꽃의요정
근데 볼 때마다 전 눈물바다라서...

도리
이번에 보실 때도 혹시 아이라이너를...!?

꽃의요정
회사에 여분 아이라이너가 있어서 단디 챙겨 갔습니다!

도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크흐 역시! 준비성이 철저하시고요. 또 귀여우시네요!! 너무 좋습니다. 흐흐

꽃의요정
아이라이너는 생명이죠 ㅎㅎ

토끼풀b
앗 ㅎㅎ @도리 님 덕분에 되살아난 아이라이너에 대한 기억! 에라이 몰라(>ㅅ<) ㅎㅎㅎ
게으른독서쟁이
그런 점은 서울이 참 너무나도 부럽죠? 영화관도 많고 북토크도 많고....
저는 대구에 사는데 찾아보니까 대구도 멀티플렉스에서는 괴물이 없더라고요. 근데 대구의 독립영화전용관에서는 아직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대중적인 영화도 볼 수 있고 아주 독창적인 영화도 볼 수 있고 또 영화관들에 비해 티켓값도 싸고 해서 종종 이용한답니다. 아직까지도 '너와 나'와 '괴물'을 하더라고요. 저도 '괴물'은 본 지가 두 달이 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나의 기억력을 한탄중입니다. 그나마 여기에서 이야기하고 감독님의 인 터뷰를 보는 것으로 기억을 좀 끌어올리는 중이네요.
얼마 전 봈던 이동진 님과 감독님의 대담 영상을 보면서 영화 엔딩에 대한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제 예상했던 감독님의 답변과 다른 답을 주셔서 다소 의외였던 부분이 있는데 엔딩에 대해서도 여기서 이야기 나누게 될테니 그때 기다리겠습니다. ㅎ

도리
엔딩에 대한 이야기! 꼭 해야죠. 저도 그 질문을 드릉드릉하고 있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엔딩'이니 클라이맥스 질문이라고 생각하고요. 아직 아껴두려고 합니다. 그때 해주실 이야기를 잘 품고 있어주세요! 꺼밍순 입니다!
+ 전 대구도 부러운 지방러 입니다.. 제 지역 작은 예술영화관에서도 <괴물>이 내려가서 슬픕니다.. 물론 제가 이미 5번 관람 을 했...
게으른독서쟁이
우와~ 다섯번이나... 여러 번 볼수록 더 세세하게 많은 것들이 보이고 기억에 남을테니 더더욱 작품에 애 정이 가고 좋아지겠어요.

도리
처음에 한 번 보고 그 다음 날 바로 다시 봤고요. 미나토, 요리가 내한해서 무대 인사를 보려고 2번 봤네요. 이후에 지역에 작은예술관에서 한 번 더 봤어요. 그 당시에 제가 심적으로 힘들었었는데요. <괴물>이 저에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후로 열심히 추천하고 있어요.
아플 때 왜 아픈 지 어떻게 해야 안 아플 수 있을지 모르고, 그 아픔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한테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알려주고 싶더라고요. 저는 저한테 필요한 것들이 세상엔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있더라고요. 존재하는 데 현실에 잡히지 않다고 없다고 생각했지 말이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같이 덜 아파하면서 살아가자, 라고 말하고 싶었네요.
<괴물>을 보며 내가 왜 아픈지 어떻게 안 아플 수 있을지 힌트를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게으른독서쟁이
위안을 받고 보지 못했던 것을 새로 보며 손에 잡히는 것도 생겼다고 하셔서 참 다행입니다. 큰 위로와 깨달음을 얻으신 만큼 다른 분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시면서 더 안정된 마음의 평화를 가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홧띵!!

도리
다행이라고 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토끼풀b
@게으른독서쟁이 저두 영화 엔딩에 대한 이야기 기다리고 있을게요(>_<)/

토끼풀b
아.. 과자도둑이 그런 얘기였군요... 저는 면회실 장면에서 교장 선생님에 대한 미운 마음 때문에 딴생각을 하다가 그 부분을 잠깐 놓쳤던 기억이 나요. 속으로 '저 사람은 대체 뭘까' 하고 계속 생각했던듯 합니다;ㅋ
그러다 과자도둑이 무섭다는 그런 이야기만 들었던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어떤 중요한 이야기를 놓친거 아닐까 하며 영화 끝나고도 그 대화가 마음에 좀 남아있었어요. 모임글 보면서 아아 그렇구나- 하는 중이예요. ㅎㅎ

도리
“ 비록 이 영화가 비관적이기는 하지만 비관적 결론이 거절하는 것은 낙관이지 희망이 아닐 것이다. 낙관의 논리는 '언제나 가능하다'는 것이고 희망의 논리는 '불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진실에 도달하는 일이 언제나 가능하지는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불가능하지 않으므로, 필사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나는 다시 서사의 힘에 대해 생각한다. 좋은 서사는 언제나 한 인간을 이해하게 만들고, 모든 진정한 이해는 성급한 유죄추정의 원칙을 부끄럽게 만든다. 예컨대 『롤리타』라는 소설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롤리타콤플렉스'라는 말이 있지만, 그 말은 한 인간을 이해하는 말이 아니라 오해하는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내를 이해하는 길은 오로지 그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법밖에 없다.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우리는 '롤리타콤플렉스'라는 말을 집어 던질 수 있게 될 것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새삼 되새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
『정확한 사랑의 실험』 p.132-133, 신형철 지음

정확한 사랑의 실험마음산책에서 펴낸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세 번째 책. 약 2년간 「씨네21」에 발표했던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연재글 19편과, 웹진 '민연'에 발표했던 글 2편,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에 발표했던 글 1편을 묶어 27편 영화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장 바로가기
문장모음 보기

도리
이 문장이 다시금 떠오르는 군요.. 후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