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이고 메세지구나 라는걸 머릿속으로 내내 생각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았어요. '아 이거 정말 중요한 장면인것 같은데.. 분명히 그런 장면인데... 근데 뭐가 이렇게 어정쩡하고 어색하지? 뭐지??' 이런 조금은 복잡한 심정으로 그 장면을 봤던 기억이예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토끼풀b

도리
어떤 부분이 어정쩡하고 머쓱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저도 생각해봤을 때 매끄럽다고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그 부분에서 미나토가 자신의 혼란을 고백할 때, 악인의 모습을 띈 교장 선생님이 어떻게 할까(혹시 미나토를 상처줄까봐) 조마조마하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토끼풀b 님은 어땠을까요. 궁금하네요!

토끼풀b
저도 비슷한 마음이었나봐요..ㅋ 행복에 대한 메세지도 그렇고 후우 하고 뱉어버리라는 말도 그렇고, 그치 그런거지 그렇지- 끄덕끄덕 하는 느낌보다는 흠.. 저 말은 진심인거 같네. 진심이겠지? 뭐 이런 혼잣말만 가득했던것 같아요. 당시의 제 시선에서는 교장선생님과 미나토의 투샷이 영 맘에 들지 않았던건 확실해요. ㅋㅋ 근데 영화를 다시 보면 그 장면이 어떻게 새롭게 보일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도리
혹시 호른 불다가 발 거는 건 아니겠지? (농담 반 진담 반) 불안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다시 보면서 그 장면에서 더 마음 놓고 봤어요. 그럼에도 묘했고요. 복잡한 인간이 어떻게 서로에게 악인이 되고 어떻게 서로에게 구원자가 되는지 참 어렵더라고요.

도리
송강호: 교장 선생님이 그 대사와 함께 악기를 불잖아요. 저는 그 신이 정말 좋았어요. 그 악기 소리가 마치 내면에서 토해내지 못한 인물들의 울음같이 들리고 세상을 향한 외침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배우 송강호 <괴물> 대담에서 송강호님은 호른 장면을 이렇게 느끼졌다고 하네요. 참고용으로 남깁니다!
출처: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3942
비씨디
여기의 대사가 저에겐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살아라` 라고 들려서..
이 영화에서 요리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교장선생님은 닫혀있는 캐릭터로 끝났네 라고 생각했어요.
구원자라고 생각하셨다고 하셔서 오 저랑 다른 시각이네 ㅋㅋㅋ 싶었습니다.

도리
오! 저는 교장 선생님이 미나토에게 '꼭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전달하는 느낌이었는데, 비씨디님은 '남들과 다르지 않게, 말하지 말라는 압력'으로 느껴졌을까요? 저도 그 장면에서 미나토가 교장 선생님께 구체적으로 자기 고백(누구를 향한 마음인지)을 할 것 같다고 느꼈는데, 끝내 하지 않아서 더 묘했고 마음에 남았던 것 같아요.

도리
몇몇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건 행복이라고 하지 않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걸 행복이라 부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