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 함께 읽기

D-29
간디는 완전히 부도덕하거나 아예 도덕관념이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는 유럽의 유대인들에게 학살의 현장으로 조용히 걸어가라고 독려했을 정도였다. 이런 행동이 학살자의 공감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심지어 ‘나의 친애하는 친구에게’라는 인사말을 적은 편지를 직접 히틀러에게 보내서 그의 전술을 바꾸고 유대인을 용서하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열정과 기질 593쪽,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신앙이 있던 시절에는 저도 간디 비슷한 열망이 조금 있었는데 ‘완전히 부도덕하거나 아예 도덕관념이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게 되면서부터 그런 마음을 싹 버렸습니다.
E. C.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면서 언제나 작업에 몰두하는 편이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말을 빌면, 그는 인생의 완성보다 작품의 완성을 앞세운다. 그는 자신만만하고 잘못된 출발을 시정할 능력이 있으며 자부심과 엄격한 태도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실수를 잘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열정과 기질 624쪽,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우리의 창조적인 인물들은 모두 인구통계상 경계인이었음은 물론이려니와 그러한 경계인이라는 위치를 창조 활동의 지렛대로 삼았다. 그들은 자신의 그런 경계인이라는 위치를 활용하여 작품 활동의 내용이나 방식을 결정했고, ‘기성 체제’에 편입될 위험이 있을 경우에는 언제든 진로를 바꿔서 최소한의 지적인 주변성(경계성)을 유지하려고 했다.
열정과 기질 635쪽,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저도 제가 경계인이라고 생각하고 경계에 서려는 강한 욕구가 있다고 믿지만 남들이 잘 안 믿는 것 같으므로 설명은 생략합니다.
그들은 남들을 그저 자신의 일을 하는 데 이용했을 뿐이고 이렇게 하기 위해 유쾌한 모습을 보이고 마음을 잡아 끌고 적어도 겉으로는 의리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소용이 다했다고 생각되면 조용히 혹은 극적인 방법으로 동료들과 관계를 끊었다. 위대한 창조자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런 불행한 모습은 결코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지만, 그가 고독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건 인류 전체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건 이런 파괴적인 일은 언제나 벌어졌다.
열정과 기질 637쪽,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보통 그들은 창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희생했다. 계약의 종류는 다양할지 몰라도 그것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모습에는 일관성이 있었다. 이러한 거래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계약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파우스트 박사와 메피스토펠레스를 연상시키는 그런 반쯤은 마술적이고 신비적인 계약이라고 할 만하다. 그만큼 종교적인 특색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각각의 인물은 자신의 개인적인 신과 계약을 맺은 것처럼 보였다.
열정과 기질 663쪽,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창작력의 메피스토펠레스가 엄청난 제안을 해온다면 나는 인간관계는 상당 부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 그런데 내 앞에는 안 나타나는 거 같더라. (갑자기 『크로노토피아』도 떠오르네요.)
모임 종료 앞두고 아슬아슬하게 『열정과 기질』 다 읽었습니다.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추천. 조영주 작가님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창조적인 현대 거장들에 대해 이 책이 짚어낸 공통점들이 얼마나 유효한지, 일반화를 할 수 있는 것인지는 확신이 안 서기는 해요. 멋진 말들로 치장되어 있지만 대략적으로는 다들 아는 사항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그런 결론보다는 그 인물들 각각에 대한 분석들이 재미있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강하게 남는 문구는 ‘파우스트적인 계약’이네요. 성취를 위해 무언가를 희생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한겨레출판/책 증정] 《쓰는 몸으로 살기》 함께 읽으며 쓰는 몸 만들기! 💪[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10/15(수) 오후 7시 30분! 김준녕 작가님과 라이브채팅 Go Go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