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브로콜리너마저의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사를 듣자마자 무슨 이야기 하는 건지 잘 알겠더라고요. 슬픈 노래 부르면서 자정의 공원을 달리고, 방 한구석에서헤드폰을 쓰고 춤을 추고. 그런데 내일은 출근해야 하고, 벽을 치면 아플 테고. 그러고 보니 ‘애이불비’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부른 가수도 여럿 있었네요. 그렇죠. 너무 슬픔을 드러내는 모습이 미성숙하게 보일 때도 있지요. 그 와중에 자기가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쓴다거나 과장을 하는 기미가 보이면 공감하려던 마음이 꽤 식더라고요.
슬픔을 표현할 수 있다는건 슬픔을 설명하고 내어놓고 내려놓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슬프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더 슬픈이유는 아직 그런 마음(설명, 내어놓기, 내려놓기)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는 닫힌 마음이라 생각되어 더 슬프고 안타까운게 아닐까요...
그런 면이 있는 거 같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슬픔을 늦게 깨닫는 경우도 생각납니다. 머리가 멍해서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되는데 눈물이 먼저 주르륵 흘러버린다든가...
1. 슬픔을 드러내면 위로해줄 수라도 있을 텐데 드러내지 않고 감추려는 모습은 혼자 감내하려는 모습이 보여서 그런 것 같아요. 2. 저는 첫키스만 50번째 영화 예로 들게요. 드류 베리모어가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아빠 생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빠랑 오빠가 드루 베리모어를 위해 생일인 척하고 생일 파티하고 매일밤 식스센스를 봐요. 딸, 여동생을 위해 매일 연기를 하는 모습이 슬프지만ㅜㅜ 결론은 해피엔딩입니다.^^
애덤 샌들러가 드루 배리모어랑 헤어지기로 하고 배를 몰며 큰 소리로 노래 부르다가 통곡하는 장면 좋아합니다. 처용도 이런 표정으로 노래를 불렀을까요? ^^ https://www.youtube.com/watch?v=L2u4CJXiASM
이 장면도 인상적이죠~ 처용이 이런 표정으로 노래불렀다면 너무 귀여운데요 ^^
1번 말씀 완전 공감입니다. 나도 그래봐서 아니까. 혼자서 감내하려고 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 너무 안쓰러워요.
남에게 나의 슬픔을 보여주기 싫다기 보다는, 내 자신이 슬픔을 인정하기 싫어서 ㅡ 그러면 진짜 내게 일어난 비극이 사실이 되어 버리니까 ㅡ 슬픔을 자신으로부터도 감출때도 있는것 같아요. 이렇게 슬픔을 감추려는 사람의 슬픔을 알아보는 타인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깊게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내 자신이 슬픔을 인정하기 싫어서"라는 말씀 정말 공감되네요. 그걸 인정하는 순간 내게 일어난 비극이 사실이 되어 버린다는 말씀도요. 저는 가끔 저에게 닥친 어떤 일에 대해 글로 쓰고 싶은데, 쓰고 싶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이상한 말이네요). 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그냥저냥 마음 쓰지 않고 흘러갈 것 같은데, 글로 적으면서 하나하나 정리하는 순간! 그게 정말 현실이 되어 저를 막 흔들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애써 모른척하고 있던 현실을 직면하는 게 두려워 흐린 눈으로 못 본척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의미에서 슬픔과 괴로움, 공허함과 우울함 등 흔히 말하는 유쾌하지 않은 감정들을 부러 감출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내 자신조차 모르게, 차라리 모르고 지나가도록.
한번 인정하면 거기에 압도될 거 같아서 애써 그 감정을 몰아내고 지워내는 상황을 상상해보니 더 딱하네요. 남자 박지수나 안과의사 남편은 자기 몫의 울음을 터뜨렸으니 이후에는 잘 살아갈까요.
저도 최대한 슬픔을 부정하는 거 같아요. 혹여나 남에게 내 슬픔이 들키면 더 비참해 보일까봐요. 드라마 [그해 우리는] 보신 분 계신가요? 연수가 이별에 관한 슬픔을 꾹꾹 참다가 화장실에서 결국 숨죽여 우는 모습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ꌩ-ꌩ
저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가 골목에 들어가 통곡하면서 벽을 때리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ㅠ.ㅠ
히스레져 작품 거짐 다 봤을텐데, 정작 저걸 못봤네요. 봐야겠어요~ & btv로 갈아탔더니 홍콩영화들 잔뜩 무료로 풀려있더군요^^ 한 개씩 통조림 따듯 다시 봐볼까 싶습니다ㅎㅎ
강력 추천합니다.
브로크백 마운틴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와 맑고 깊은 계곡, 한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 노니는 수천 마리의 양떼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이곳의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와 잭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 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짧은 방목철이 끝나고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두 사람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단번에 브로크백에서 서로에게 가졌던 그 낯선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데...
아악... 인생영화입니다!! ㅠㅠ 배가 아플 정도의 슬픔이라니...말 그대로 단장의 슬픔이었지요... ㅠㅠㅠㅠ
4. 슬픔을 최대한 감추고 싶은 경우는 혼자 감당하는게 차라리 낫지 누군가 어이구 슬프구나 토닥토닥하면 더 슬퍼지기 때문 아닐까요.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것 같아요. 어떤 경우는 왜 슬픈지 설명하기도 구차하고 힘들더라고요.
어떤 슬픔은 나누려 해도 나눠지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런 때 누가 옆에 있으면 혼자 있는 것보다 더 외롭습니다. 큰 슬픔에 빠져 있을 때는 나눠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고요. 기쁨은 그렇지 않은데.
맞아요!! 그러면서 혼자 이겨내는 법을 터득하는 거 같아요.
4. 우리가 나이가 들고 주변을 인식하고 내가 가진 슬픔을 나누지ㅜ않고 삭이고 혼자 책임지려는 모습이어서 더 슬픈건 아닐까요? 어린 아이들은 슬픔도 기쁨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잖아요.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크게 사랑했던 사람을 가족의 반대에 부딪혀 떠나보냈는데 나중에 제 중학교 동창과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동창은 고등학생때부터 외국살이를 해서 저와 자신의 남편 사이를 모르는 상태였고, 나중에 그 사람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다른 친구에게서 전해듣고 맘놓고 슬퍼할 수조차 없는 제 신세가 너무 슬프더라구요.
후회 없는 삶은 너무 재미없지 않느냐는 말을 어떤 때는 가까스로 이해할 거 같다가 어떤 때는 포기하고 맙니다. 그런데 오은영 선생님 나오는 프로그램 보면 아이들도 두려움이나 슬픔을 다 표현하지는 못하는 거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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