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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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인정하면 거기에 압도될 거 같아서 애써 그 감정을 몰아내고 지워내는 상황을 상상해보니 더 딱하네요. 남자 박지수나 안과의사 남편은 자기 몫의 울음을 터뜨렸으니 이후에는 잘 살아갈까요.
저도 최대한 슬픔을 부정하는 거 같아요. 혹여나 남에게 내 슬픔이 들키면 더 비참해 보일까봐요. 드라마 [그해 우리는] 보신 분 계신가요? 연수가 이별에 관한 슬픔을 꾹꾹 참다가 화장실에서 결국 숨죽여 우는 모습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ꌩ-ꌩ
저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가 골목에 들어가 통곡하면서 벽을 때리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ㅠ.ㅠ
히스레져 작품 거짐 다 봤을텐데, 정작 저걸 못봤네요. 봐야겠어요~ & btv로 갈아탔더니 홍콩영화들 잔뜩 무료로 풀려있더군요^^ 한 개씩 통조림 따듯 다시 봐볼까 싶습니다ㅎㅎ
강력 추천합니다.
브로크백 마운틴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와 맑고 깊은 계곡, 한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 노니는 수천 마리의 양떼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이곳의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와 잭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 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짧은 방목철이 끝나고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두 사람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단번에 브로크백에서 서로에게 가졌던 그 낯선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데...
아악... 인생영화입니다!! ㅠㅠ 배가 아플 정도의 슬픔이라니...말 그대로 단장의 슬픔이었지요... ㅠㅠㅠㅠ
4. 슬픔을 최대한 감추고 싶은 경우는 혼자 감당하는게 차라리 낫지 누군가 어이구 슬프구나 토닥토닥하면 더 슬퍼지기 때문 아닐까요.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것 같아요. 어떤 경우는 왜 슬픈지 설명하기도 구차하고 힘들더라고요.
어떤 슬픔은 나누려 해도 나눠지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런 때 누가 옆에 있으면 혼자 있는 것보다 더 외롭습니다. 큰 슬픔에 빠져 있을 때는 나눠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고요. 기쁨은 그렇지 않은데.
맞아요!! 그러면서 혼자 이겨내는 법을 터득하는 거 같아요.
4. 우리가 나이가 들고 주변을 인식하고 내가 가진 슬픔을 나누지ㅜ않고 삭이고 혼자 책임지려는 모습이어서 더 슬픈건 아닐까요? 어린 아이들은 슬픔도 기쁨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잖아요.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크게 사랑했던 사람을 가족의 반대에 부딪혀 떠나보냈는데 나중에 제 중학교 동창과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동창은 고등학생때부터 외국살이를 해서 저와 자신의 남편 사이를 모르는 상태였고, 나중에 그 사람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다른 친구에게서 전해듣고 맘놓고 슬퍼할 수조차 없는 제 신세가 너무 슬프더라구요.
후회 없는 삶은 너무 재미없지 않느냐는 말을 어떤 때는 가까스로 이해할 거 같다가 어떤 때는 포기하고 맙니다. 그런데 오은영 선생님 나오는 프로그램 보면 아이들도 두려움이나 슬픔을 다 표현하지는 못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 프로그램을 보지는 않지만 제가 부모로써 교사로써 경험한건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는 그게 가능하다는거에요. 아무래도 자라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사회규범을 따르고 남의 눈을 인식하게되는건 당연한거구요. 다만 특수한 경험이나 상황때문에 일반적인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물론 있고 그 아이들이 자라면서 제대로 된 상담이나 교육을 받지 못한채 힘든 어른이 되는듯도 하구요. 물론 어디까지나 제 모자란 생각입니다.
슬픔을 삭일 마음의 힘도 없으면서 슬픔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해서 머리카락을 뽑거나 자해를 하는 아이들이 가끔 나오는데 되게 마음 아프더라고요. 아이도 없고 교육 현장과도 멀다 보니 그냥 이렇게 TV 보면서 어쭙잖고 단편적인 감상만 늘어놓네요.
책에서 나온 것처럼, 춤을 추지 않으면 미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오히려 슬픔의 정서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을때는 다시금 시도할 수 있을 때가 대부분인 것 같은 반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을때, 다시 되돌아올 수 없는 상황일때 슬픔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가 되는 것 같달까요..
이런 때 몸치는 억울합니다.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런 장면들을 봤는데 적으려고 하니 딱! 떠오르는게 없어가지고... 아! 그나마 하나 떠오르는 건 정용준 작가님의 <사라지는 것들>이라는 단편입니다. 할머니가 손주 두 명을 돌보는 과정에서 작은 손주를 교통사고로 잃게 되는데요. 그 후 가족들이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봐 아무도 함부로 슬픔을 드러내지 못하고 참고 참는 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는 왜 막 펑펑 감정을 드러내고 슬퍼하는 모습보다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 쪽을 더 슬프게 느낄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 어쩌면 나의 기질과도 관련이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남들 앞에서 기쁜 감정은 엄청 잘 드러내는데 슬픔 감정은 잘 안 드러내거든요. 슬픈 건 혼자 있을 때 드러내는 편이라... 근데 그게 일부러 그런다기 보다는 그런 감정이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는 해야하는 일도 있고 감정을 엄청 드러내는 사람도 있고 하니 분위기가 번잡스러워서 그런 감정이 다 채워지지 않다가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있을 때 아무 생각없이 있는 듯 하다가 하나씩 둘씩 감정이 뭉게뭉게 피어올라 나를 가득 채우면 그때서야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오롯이 느끼는 데에도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것 같네요. 홀로 슬픔을 감당하며 울 때도 왜 소리내어 울지 못하는지... 항상 숨죽여 소리죽여 우는 것도 타고난 기질인가보다 싶네요. 짧은 단편이었지만 굉장히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여운이 있는 작품들이 좋더라고요.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로 제목을 바꾸신 것 잘 하신 것 같습니다. 전 <처용무>보다는 바뀐 제목이 훨씬 좋네요. ㅎ 표지도 여성 작가의 책같은 분위기 성공인 것 같습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는 남성 작가의 작품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요. ㅎ
제가 실망하거나 슬픈 일을 잘 감추는 사람인데, 사람들은 저한테 실망스럽거나 슬픈 일이 안 일어나는 줄 알더라고요. 쩝.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의 한 장면에서도 그가 그런 대사를 하면서 울던 장면이 생각나요. "사람들은 내게 슬픈 얘기만 해."
케이-팩스지구에서 1천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케이-팩스라는 행성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한 남자가 정신병원에 들어온다.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이름은 '프롯'. 지구의 빛이 너무 밝아 절대로 선글라스를 벗을 수 없다는 그는 유쾌하고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그 곳에서 '프롯'은 케이-팩스에 대한 신비한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 케이-팩스로 갈 것이라는 '프롯'의 말에 병원 환자들은 모두 그와 함께 가기를 원하며 난동을 부린다. 그러나 '프롯'과 그의 고향 케이-팩스에 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병원 환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담은 글을 써서 서로 앞다투어 '프롯'에게 건넨다. 늘 바쁜 정신과 전문의 '마크'는 하루 종일 환자들에게 시달려 몹시 지쳐 있다. 그런 그에게 자신을 외계인이라 말하는 한 남자가 상담실로 들어왔다. 그냥 정신병자로 치부하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의 문제가 과도한 망상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한 마크는 그의 내면에 숨겨진 것을 밝혀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의 노력들은 실패로 돌아가고 마크는 '프롯'의 알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려 간다. 점점 '프롯'에 대해 애매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그는 삶에서 믿어왔던 모든 것들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그 순간 '마크'는 가족과 주위의 모든 것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롯'은 가야할 때라고 말하며 케이-팩스로 떠나겠다고 한다.
이거 재밌게 본 영환데... 신랑덕분에 알게 된 영화인데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네요.
슬픈데 슬프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은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떠올리게 해요. 마음껏 슬퍼할 수 없는 데에는 대부분 마음 아픈 사연이 함께 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요. 세월호참사 당시 뉴스에서 보았던 기자, 앵커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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