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아! 갑자기 시가 생각났어요. 읽고 너무 좋았던 시인데요. 임지은 시인의 「모두 다른 지은」 이란 시예요~ https://cafe.naver.com/bandalseorim/4789
이 시처럼 국민학교 2학년 때 반에서 정진영이라고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면 셋이 동시에 대답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성은 다른데 이름이 같은 경우는 워낙 흔했고요. 그래서 이 단편처럼 이름이 같은 연인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와, 시 좋네요. 어렵지도 않고... 좋은 시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런데 작가님은 왜 전여친 지수를 죽여버리셨을까요? 혹시 일말의 복수심의 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의 눈길 한번 던져 봅니다. ^^;
지금까지 저는 많은 소설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죽일 겁니다 🔪
합리적 의심입니다(킹리적 갓심이라고 새로 배운 신조어를 쓰고 싶네요 ^^). @꿀돼지 작가님...? ^^
저는 90년대말00년대초 대한민국 발라드처럼 일단 누구 하나 죽여 놓고 소설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헴...
처용 이야기는 고등학교 때 문학수업에서 들었는데 그때 해석이 참 참신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 이상의 해석이 나올 수 없을 정도로요. 근데 그때 고딩이었던 저는 아픈 아내 놔두고 춤이 춰질까 이해가 안갔어요. 하지만 세상 살아보니 너무 아프고 슬프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아픈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게 없으니까 최후의 몸무림이라고나 할까요. 슬퍼서 웃는 웃음이 있듯이 현실은 삼국사기가 아니니까요. 처용이야기를 이렇게 현실에 풀어내시다니 작가님도 대단하십니다.ㅎㅎㅎ
저는 이 소설에 나오는 해석은 이번에 처음 들었어요. 역신이 당시 신라 왕을 돌려 말한 것이다 같은 해석은 들었지만요. 이 소설의 해석이 @꿀돼지 작가님의 창작인지 아니면 작가님도 다른 곳에서 들으신 건지 궁금합니다.
아주 오래 전에 대학에서 역사 교양 강의를 들었을 때 일입니다. 그때 담당 교수께서 문헌 해석의 기본은 문리해석이라며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게 먼저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때 예로 드신 게 처용 설화였습니다. 이런저런 해석을 다 제쳐 놓고 글자 그대로 해석해보라며 '역신'은 글자 그대로 질병이라고 주장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해석하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당대 상황이 들어온다면서요. 문리해석에 따르면 병에 걸린 아내를 치료할 방법이 없는 남편이 슬퍼하는 이야기라고. 그러면 깔끔하다고. 나중에 첫사랑과 이별을 겪은 후 문득 오래전에 배운 강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거기에 이런저런 제 나름대로의 해석을 보탰고요. 그리고 소설이 됐죠.
정진영 작가님이 왜 익숙했나 했는데,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에서 온라인 북토크를 했었던데다, 제가 재미있게 보았던 JTBC 드라마 "허쉬"의 원작자님이셨습니다. 이제 작가님하면 맛있는음식과 사람사이의 따뜻한 교감이 떠오를 듯 합니다.
"안주잡설"을 읽으시면 더 친근하게, 술 친구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
안주잡설JTBC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허쉬’의 원작소설 <침묵주의보>의 작가이자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과 백호임제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자들과 문단으로부터 그 폭넓은 필력을 인정받은 소설가 정진영 작가가 이번에는 음식 에세이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그것도 무려 안주를 주제로.
나는 그저 지수와 나눈 추억을 서랍 속에 잠시 넣어두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나와 지수는 아직 이별하지 않았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p.24, 정진영 지음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는 항상 내 이야기 같이 느껴지잖아요. 이 이야기는 유독 그렇네요. 저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만난 사람에게 이별의 말을 듣지 못한 채 헤어졌고, 얼마 뒤에 조건이 좋은 사람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설과는 달리 제가 아닌 그 두 사람의 이름이 같았습니다. 이제는 간간이 들리던 소식도 끊겼지만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는 이 소설집의 서브 테마쯤 되는 거 같아요. 뒤에도 몇 번 더 나옵니다. ^^
3. 책을 읽기 전 제목을 봤을 때는, 여러 명의 단체 춤을 예상했거든요. 앙리 마티스의 <춤>을 떠올리며 소설을 읽기 시작했어요. 저에게 있어서 춤은 '함께'이고, 고통을 '해소, 해방'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해서 소설 속에도 그렇게 쓰일 거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처용무였군요. 소설 속 '춤'이 온갖 감정들이 들이닥쳐서 소화할 수가 없어 언어를 갖지 못하고, 뒤엉켜서 발산되는 '몸짓' 같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더 처절해 보이고 마음에 무겁게 남았네요. 신승은의 <쇳덩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어요. 단편을 읽으며 '다른 색깔 다른 모양 다른 무게의 쇳덩이'를 엿보았고, 제가 가진 쇳덩이도 덜그럭대는 걸 느꼈습니다. 어정쩡한 감정과 상황을 못 견뎌서 자주 더 파멸적으로 가려고 하는 저를 종종 발견하곤 하는데요. 깨지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커다란 바위도 아닌듯한 쇳덩이가 자꾸 덜그럭대는 삶을 생각하며 여운이 길게 남아요. 아래에는 언급한 <쇳덩이>의 노래 가사를 옮겨봅니다. - 숨이 잘 쉬어지지가 않아 영화 속에서 본 것 같은 쇳덩이가 왜 나의 가슴팍 위에 자리 잡고 있는지 숨을 왜 잘 못 쉬고 있니 네가 물었고 솔직히 말하고 싶었지만 쇳덩이가 왜 너의 가슴팍 위에도 자리 잡고 있는지 다른 색깔 다른 모양 다른 무게의 쇳덩이 서로가 들어줄 수 없는 딱 그 모양의 쇳덩이 왜 태어난 건지 모르겠어 엄마 아빠는 서로 사랑하지도 않았는데 누군갈 아프게 하는 사람을 도대체 왜 낳은 건지 어쩌면 거기서부터 난 잘못되어 있는 건지 다른 색깔 다른 모양 다른 무게의 쇳덩이 포옹할 때마다 귀를 닫고서 했었지 사랑을 잘 해보고 싶어 깨끗하고 행복한 사랑 애초에 내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누가 나서서 말해준다면 오늘부로 깨끗이 포기할 텐데 너의 뒤통수를 만지는 일도 함께 아침을 차려 먹는 일도 논쟁을 하다 와락 껴안는 일도 어쩌면 나의 상상 속의 행복 속의 상상 속의 행복 속의 상상 속의 행복이었다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포옹을 꼭 해보고 싶어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4. 주인공은 대학 시절 한국고대사 수업에서 “슬프지만 슬프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더 슬퍼 보이는 법”(28쪽)이라는 교수의 말을 듣습니다. 작품 결말의 두 남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슬픔을 드러내는 것보다 감추려는 모습은 왜 더 슬퍼 보일까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슬프지만 슬프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한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슬프지만 슬프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도 좋습니다.
슬픔이 가려진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아려요. 장기하와 얼굴들 - 나란히나란히 https://www.youtube.com/watch?v=wEYUGEFMoxU 전 이 노래가 그렇게 슬프더라고요. 나란히 나란히의 답가가 요즘 난리도 아니죠. 비비 - 밤양갱 https://www.youtube.com/watch?v=smdmEhkIRVc 노래를 연달아 들으면 속이 상해요 속이... 제가 이별한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엉엉엉엉
제가 소몰이 창법 노래들을 싫어하거든요. 나 정말 슬퍼 우어어어~ 그 감성 과잉이 너무 질척거려서요. 미국 옛날 팝송들 중에 뭔가 슬픈 이야기를 하는 거 같은데 가사가 애매하고 멜로디는 신나는 그런 노래들 좋아해요. 캘리포니아 드리밍, 해브 유 에버 신 더 레인, 알비 오케이...
동감합니다. 그때 그 시절 R&B를 들으면 웃음 꾹,,, 남들 너무 심각한데 저만 피식피식,,,흐흐 팝 잘 모르는데 다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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