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계좌에서 월세가 빠져나가고 지원금으로 어머니와 식사를 하고 나면..그 다음은?? 이렇게 생각이 이어지면서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어머니가 밝고 가볍게 제안을 받아주셔서 다행이다 생각하기도 했어요. 두 사람이 만나고 난 후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요. 정진영 작가님, 혹시 이어지는 이야기를 구상해보기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다음 이야기를 구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원고를 제때 마감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마감까지 주어진 기간이 너무 짧아서 😂
ㅎㅎㅎㅎ 마감재난? 무사히 넘기셔서 다행!!
-잊고 지내던 코로나 시절을 오랜만에 떠올렸어요. 그땐 하루하루 불안해하며 지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현재가 새삼스럽게 신기하네요. -제 가족 중에서도 주인공처럼 코로나로 인해 정리해고를 당하실뻔한 분이 계셨어서.. ᅲᅲ 주인공의 상황에 더욱 몰입 됐던 거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정리해고를 당할 위기에 놓이거나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단편을 지난해 세 편 썼네요. 어떤 연작소설의 부분으로 기획한 건데... 나중에 단편집으로 나올 때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지,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겠어요. 「선물」을 읽는데 뭔가 아득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번아웃에 시달리는 중이라 기운이 달려서 당분간 쉬려고 했는데...글 남기러 들어왔어요. 1. 마트 앞에서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고 그 사람의 경계에 마스크를 내렸다가 올리는 장면이 강렬했어요. 마스크를 쓰면 복면을 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가, 마스크를 내리면 사람이 바이러스로 보이는 상황. 사람을 접촉하는 것이 두렵게 느껴지는 코로나 상황을 실감나게 그린 장면이에요. 2. 코로나 상황에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었는지 화자를 통해 드러나요. 아버지 병간호에 지친 어머니에게 선물을 보내 도움을 주고 싶어하지만, 화자 역시 도움이 필요했어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데다가 코로나에, 해고에, 낯선 사람의 거절로 인해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위축된 상태이죠. 경제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사람들로부터 단절된 채 고립되어 있어 타인과의 연결이, 사람의 온기가 절실했어요. 3. 결말을 보고 감탄했어요. 선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결말이어서요. 사람들은 선물을 좁은 의미로 물건에 국한해서 쓰는 경우가 많죠. 선물의 범위를 넓히면,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 말과 글, 만남, 시간, 경험 등도 선물이 될 수 있죠. 이 작품에서는 선물이 소고기뿐만 아니라 사람이기도 해요. 어머니와 아들은 서로에게 선물이죠. 또한 두 사람의 만남, 같이 보내는 시간, 같이 하는 식사, 주고받는 대화, 어머니가 담근 김치, 나중에 떠올릴 추억도 선물이 되겠죠. 어머니와 전화 통화하며 나눈 대화와 목소리에 담긴 온기도 서로에게 선물일 테고요. 재난지원금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숨통을 트이게 할 선물이었을 거예요. 어머니와 함께 하는 '기름칠'은 외로움과 서러움을 달래주고 당분간 살아갈 수 있게 할 에너지원이 될 테죠. 특별한 날에 하는 특별한 물건만이 선물이 아니라, 언제든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게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소중한 사람의 존재, 함께 나누는 시간, 경험도. 당연하게 여기며 누릴 때는 그것이 선물인 줄 모르지만, 그것이 사라지면 그제야 그게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코로나, 미세먼지를 겪다보니, 치명적인 전염병이 없는 세상, 맑은 공기가 소중하네요. 가뭄에 내리는 비,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 고요한 아침도. 건강한 몸과 마음도. 우리가 즐기는 음악, 예술, 책, 영화도. 그믐도 선물입니다. 지난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 기력이 쇠해서 머지 않아 눈 감을 날이 올 거라고 마음의 준비를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침에 눈을 뜨시면 기분 좋아하셨대요. 살아갈 날을 하루 더 선물받는다고 느끼셨던 것 같아요. 걷는 운동도 하실 겸 매일 친구 분들 만나러 가셨어요. 그 다음날엔 만나지 못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그믐이 선물이라고 해주시니 몸이 조금 떠오르는 느낌입니다. 숨쉬는초록님이 정성스럽게 남겨주시는 감상은 여러 사람에게 선물일 거예요. 정진영 작가님, 저, 다른 독자님들. 저도 매일 시작하는 하루가 선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싶습니다.
5. <선물>은 장작가님 말씀대로 미니픽션으로 아주 짧더라구요. 그런데 이 짧은 글을 읽는데도 주인공의 상황 속으로 쑥~ 빠져 들어가게 되는게.. 역쉬 이게 장작가님의 능력이시구나 싶었습니다. ^^ (작가님 작품은 읽다보면 작품 안 상황 속으로 몰입됩니다 : ) 작가님께 계좌로 돈 보내고 싶다던 독자님의 마음을 알거 같습니다. 너무 짠해서 도와주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마스크를 쓴 오십대 중년여성의 경계심 가득한 표정 묘사와 상황도 마치 제가 그 분 앞에 서있는거 같네요. ㅜㅜ 저도 그 때는 처음 맞는 상황 속에 버티느라 정신없었지만 이 때 그 힘든 상황을 꾸역꾸역 이겨낸 분들이 많이 계셨겠다 싶네요. 그 때 힘든 시절을 하루하루 버텨내신 분들이 오늘 하루는 어제보다 나았으면 좋겠네요.
그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주느냐 마느냐.. 그 재원은 어떻게 하냐.. 난리도 아니었죠. 우리나라도 그렇고 전세계 경제가 거의 정지상태였으니 .. 힘이 들지만 그럴듯한 선물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어떻게든' 홍삼 세트를 사고 싶었을 거예요. 아이고.. 이 효자 아들은 자라면서 부모님 속 한 번 상하게 하지 않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니 힘들어도 힘들다는 소리도 못 하고 끙끙 앓고. 성격이죠, 성격. 그래서 '나'와 성격이 비슷한 독자가 있다면 '나'가 '엄마'에게 김장김치 좀 싸오라고 하는 말이 참 좋았어요. 엄마는 그렇거든요. 사실 뭔가를 해달라고 조르는 아들이 더 아들같죠. 너무 어려워하지 않는다면 세상 살이에 마음은 좀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거죠.
제가 그렇게 필요 없다고, 폐 끼치지 말라고 해도 아내가 처가에서 반찬을 산더미처럼 얻어옵니다. 아내 왈, “엄마가 우리한테 반찬 주는 걸 좋아해.” 그 때문은 아니지만 저희 부부도 코로나 사태 때 재난지원금으로 장인 장모를 조금 비싼 식당에서 모셨어요. 그 식당이 아주 바글바글했는데 조금 고개를 조금 갸웃하긴 했네요. 노래방이나 유흥주점, PC방 등은 여전히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로 기억하는데 전 국민에게 상품권처럼 재난지원금을 주면 그 시점에 타격을 덜 입은 업장들이 그 혜택을 보는 것 아닌가, 보다 정밀하게 핀셋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고요.
다들 우왕좌왕했을 때라.. ..
저는 시골에 살기 때문에 재난지원금을 지역 시장에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상인들이 하나같이 물건값을 비싸게 받기 시작하더군요. 이거 왜 갑자기 이렇게 비싸졌냐고 물었더니 어차피 재난지원금은 공짜돈이지 않느냐고 본인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답을 내놓으셨죠. 저는 가슴이 답답해졌더랬습니다. 저도 먹고 살아야 하잖아요(?)..ㅎㅎ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렇게 갑자기 올랐던 물건 가격들은 제자리를 찾지 못 하더군요...ㅠ 지원금을 받았던 금액만큼 제가 실제로 혜택을 누린 것이 맞는가 싶습니다. ㅠ 뭐... 시골 살다보면 눈 먼 나랏돈 빼먹는 부정행위(?)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간혹 정작 필요한 이가 지원을 못 받고 있을 수 있는 것도 깨닫습니다. (혼자사는 어르신이 빙판에 넘어지셔서 며칠째 머리가 아프시다는데 병원에 가시라니까 계속 손사래를 치시더군요. 알고보니 병원비가 걱정되셔서 그러셨더라구요. 아주 오래 전에 면사무소에 기초생활 수급을 신청하러 갔었으나,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비를 받지 못 한다는 말을 들으셨답니다. 40년 째 연락도 되지 않는 서울 아들(?) 이야기까지 두시간이 넘는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다가...결국은 제가 면사무소에 연락해 기초생활수급을 하셔야 하는 어르신이 계시다고 알렸습니다. 그 다음에 한 일주일 뒤인가? 어르신이 고맙다고 이제 수급비도 받게 됐고 병원도 잘 다녀왔다고 환하게 웃으시더군요. ....음...나라의 그 어떤 정책도, 그 어떤 법도, 국민 모두의 삶을 적절하게 윤택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고, 지식이 전무해서 혜택을 못 받는 사람도 있죠. 정책을 만들 때 그 모든 변수를 다 미리 알고 만들 수는 없으니... 결국은 국민 모두의 관심 속에서 한 나라가 완성되어 가는게 아닐까 싶네요.
아이고...........................정말 답답한 이야기입니다.........................
외국에서 살다보니 잘 알지 못하는 제도여서 검색해봤네요. 한국에선 여러모로 국민을 도우려 애쓴 척이라도 한듯 보여서 잠시 부럽기도 했고, 주인공의 경험이 소설이 아닌 실제로 많은 국민이 (사실 항공사에서 오랜기간 일한 사촌이 겪은 경험이기도 해서) 마주해야했던 상황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듯해서 안타깝기도 했어요.
"저기요. 마스크 똑바로 써주세요." 그녀는 한 걸음 물러서며 단호하게 내 말을 끊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p38, 정진영 지음
이 부분 읽으면서 그리 오래 전도 아닌데, 아.. 그땐 그랬었지 하며 흠칫 놀랐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팬데믹도 지나가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을 살고 있네요.
짦은데 짠하면서 찡하면서... 그래도 앞으로 이 남자는 어떻게 살라그러나 걱정이 되면서도 다른 것보다도 엄마랑 같이 한 끼하는 결말이 맘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짦은 글에서도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을 보면 참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5. 제가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때 겪은 혼란과 멋쩍음 이런 것들이 떠올라서 읽기가 쉽진 않았네요. 6. 2024년 한국 사회에서 재난으로 느낀 건 헬스, 필라테스 등등 외에 생활 운동 부족, 실내 생활 위주의 생활 습관으로 산책의 부재가 떠오르고요. 실내 위주의 생활 반경으로 인해 환경 문제에 대한 실감이 안 되고, 스마트폰 위주의 생활, 척추 건강 문제 및 디스크 발병률 증가가 연관된다고 느껴지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6. 「선물」의 소재는 코로나 재난지원금입니다. 비극은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재난은 대처할 수 있고 막아야 한다, 그래서 방재(防災)라는 개념이 있다는 생각을 해요. 지급 방식에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당시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그 대처 방안으로 지원금을 책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현재 한국 혹은 세계적으로 재난으로 규정하고 지원금을 책정하고 싶은 사안이 있으신가요? 사람들이 아직 재난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 사소한 것이면 더 좋습니다. (ex: 독서율 하락은 재난이다, 물가 상승은 재난이다.)
기후위기가 우선적으로 생각나기는 하지만, 그 이전 우리 국민들의 반이성주의를 먼저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심각한 양극화 속에서 자신 속한 진영의 무조건적 지지(놀라운 건 자기가 왜 그 진영에 속하는 지 그 이유도 제대로 모른다는 거죠)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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