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9 <네버 엔딩 스토리>를 읽으니 또 장작가님의 특기가 새삼 느껴지는~~^^;;(독자를 고구마 가득한 어둠의 세계로 훅~끌고가시는~) 주인공들이 또 출구없는 답답한 상황이네요~ 범재와 같은 학교 다니던 일진들의 괴롭힘은 정말 영악해서 화가 올라오네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이후 범재는 15년 넘게 게임만 하며 나이 40이 될 수가 있지요 형도 그런 동생을 15년이나 혼자 살며 기다려주다니 대단한거 같아요~ 농막에서 홀로 당뇨합병증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제주도에서 고독사한 어머니까지!! 이 상황 속에서 나이 40이 되도록 이렇게 요령없고 순수할 수 있는 범재를 보니 신기합니다~ 이 분에게는 어떤 역경이 더 일어나야 요령이 생기실지 !! 이 분의 영혼은 순수한 고등학생 범재 그대로인듯 하네요~~
이번 작품에는 학교폭력, 적시 명예훼손, 불우한 가정환경, 진상 고객의 악플리뷰 등등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등장하는데 작가님께서는 이중 어떤 내용을 좀더 중점을 두고 싶으셨을까요?? 이번 작품은 로스쿨 다니신 작가님의 면모가 느껴지시는데 혹시 앞으로도 법과 관련된 작품 구상이 있으신지?? 그리고 그 때 가장 안타까웠던 악법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방점을 두고 다양한 사회 문제를 버무렸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읽는 분들이 모두 답답함을 느끼고 속이 터지길 바랐습니다. 속이 터지는 만큼 이 문제에 얼마나 사회적 논의가 많이 필요한지 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 써 놓으니 변태 같네요. 근데 저는 로스쿨을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로스쿨이 생기기 훨씬 이전에 법대에 입학했던 사람입니다. 사법시험 공부를 좀 한 일은 있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안 돼 붙진 못하더군요. 그래도 학부 시절에 법을 배운 덕분에 기자 시절에 유리한 점이 많았고, 소설을 쓸 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젠가』 같은 장편소설은 제가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쓰지 못했을 소설입니다. 저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규정한 형법이 악법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명백하게 악법이라고 부를 만한 법도 사실 찾아보기 어렵고요. 나름 다 이유가 있어 만들어진 법이거든요. 개인적으로 형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 안타까운 부분을 꼽자면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점입니다. 정당방위 같아도 쌍방 폭행이나 상해로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이를 조금 넓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촉법소년을 인정하는 범위 역시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보고요.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다는 걸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 형법이 가해자를 지나치게 보호한다는 인상을 받는 분이 많을 겁니다. 맞습니다. 형법은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경향이 우세합니다. 이는 근대 형법이 정립된 배경 때문입니다. 근대 이전에는 혹형이나 고문이 다반사였죠. 서양 중세 고문 도구를 보면 이게 과연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물건이 싶을 정도입니다. 그 때문에 근대 형법은 가능한 한 처벌의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만들어져 왔습니다. 그 이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 법철학자는 대부분 형법학자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의 의도와 맞게(?) 읽는 내내 답답함을 느끼고 속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퍽퍽한 밤고구마를 물 없이 꾸역꾸역 삼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답답함을 해소할 곳은 역시 이 공간일까요. 작가님의 글과 모임분들의 다양한 글을 읽으며 생각이 들쑥날쑥 가지처럼 뻗어갑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다는 걸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라는 말씀에 저도 찬성이요! 아이들도 압니다. 뭐가 옳고 그런지 분별하지 못할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가님 덕분에 근대 형법이 처벌의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중세의 고문도구는 너무 무시무시해서 별로 보고 싶지 않네요^^;; 이 당시에는 왜 이렇게 잔인한 도구들의 인간의 머리에서 창조되었을까 의문입니다.) 적시 명예훼손의 부당함을 울부짖는 범재의 이야기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본인의 삶 전체가 망가질 정도로 고통받았지만 이를 내놓고 이야기한다면 오히려 가해자로 처벌대상이 되지요... 다음 작품도 궁금해서 다음편 <숨바꼭질>도 읽었는데 좀 네버엔딩 스토리와 결이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법을 공부하시면서 법 앞에 무력하기만 한 소시민들을 보며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작품 속에서 쏟아내신 듯 합니다.
「숨바꼭질」은 제 경험담이 중요한 소재입니다. 뒷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갑질에 을질로 대응해 꿈틀거렸던 이야기입니다.
소설 속 나오는 '그럼 법대로 하시든가' 혹은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 그런 얘기일 것 같네요. 기대됩니다.
아 그건 아니고 나중에 여기서 다룰 「동상이몽」도 이 소설과 비슷하게 부동산을 다룬다는 점을 예고한 겁니다. 이런 거는 쓰면 마음이 피폐해져요.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탄생?하던 때가 박근혜님 후보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한겨레에서 영화관련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그 저작권 수업해주시던 하버드 로스쿨 출신 변호사님께서 그 분의 변호를 담당하시고 저 개념을 말씀하셨는데 굉장히 신박했어요. 그게 사실이어도 명예훼손죄로 성립할 수 있구나! 천재들은 역시 기존의 사고방식을 뒤흔들며 납득시키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여기에서 범재의 사례를 보고, 자신이 당한 해당 죄목을 그녀석에게 적용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따라 어떤 보복적 정의가 성립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 그 안타까운 사람은 어째서 자신을 붕괴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할까 싶었습니다. 비슷한 행동패턴을 보이던 아이와 저도 저버리지 못하고 꽤나 오래 친하게 지낸 적이 있었는데 결국 감당이 아니되어 떠나버렸다는게 주인공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치인>에 이어 작가님 글을 읽으면서 한 사람의 내면을 이렇게 알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법이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이 법을 만드는 게 우리이고, 우리가 법에 무관심하면 장난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소설은 실제 사례를 독자에게 와 닿게 스토리텔링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편을 비롯해 장편소설 『정치인』 같은 소설은 그걸 쉽게 보여주고 싶었던 욕망에서 나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양심없이 "법대로 하시든가" 라고 야비하게 먼저 시비거는 사람들은 꿀밤을 때려주고 싶습니다.
마동석 목소리로 "뭐 법대로? 어, 그래. 여기 인사해. 이게 우리 권법이야." 하면서...
학폭에 관한 발표 준비를 하는 중이라 더 와닿았어요. 학폭이 졸업 후에까지 이어져 인생이 엉망이 되고, 가족까지 힘들게 하는 결과가 안타깝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 마지막 문장이 저는 왠지 반어법 같이 느껴서서 더 슬프네요.
아마 이 소설집 전체 단편들중 읽기 가장 힘든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저는 고등학생일때 범재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고 오랜 시간 상담을 통해 그 아픈 기억들을 떠나보낼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읽으면서 더 힘들었던 것은 한국의 법률을 보면서 느꼈던 분노 혹은 답답함이랄까? 글로도 말로도 쉽게 설명되지 않지만 읽은 후에도 생각이 가장 많아진 작품이었어요.
오늘 아침 출근전 네버엔딩스토리를 읽고 가슴이 너무 먹먹해졌습니다.
「네버 엔딩 스토리」 라는 제목이 너무 슬프네요. 지구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일은 끝나지 않을 것 같거든요.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의 법에서 상식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어요. 단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라고 하며 억울한 사람들을 참 많이 만든다는 생각을 하는 때가 많습니다. 물론 법이란 것이 결코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음주운전이나 동물권, 성범죄 등에 대한 가벼운 처벌을 보면 참담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아요. 학폭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죠. 제가 어릴 때 못 봐서일지 모르겠으나 제 학창시절에는 오늘날처럼 악랄한 왕따 문화가 없었던 것 같거든요. 여학교라 그래서일수도 있고, 운이 좋았을 수도 있고. 모든 것을 법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누군가 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크다고 생각해요. 범재에게는 그 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 너무나 큰 불행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친구, 학교 선생님, 가족, 일터의 사람들, 근처에 있던 시민들, 그 중 어떤 한 사람이라도 좀 더 일찍 범재 옆에서 출구를 마련해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일진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가지만 결국 ‘먹고 사는 문제’라는 것에 매몰되면 이탈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는데 좀 더 큰 걸 바라거나 먹고 살지 못할까 두려워해서 저지르지 못하지요. 저도 이상한 가족경영회사를 다닌 적이 있는데 저는 업무보다도 그 가족의 행태를 견디지 못해 나왔어요. 그 전에도 어떤 상담소에서 소장을 들이받고 나왔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냥 꾸역꾸역 다니고 제가 나서서 말해도 고개 숙이고 말도 못하더라고요. 범재는 그 안에서 나름대로 견뎠지만 자신이 쌓아 놓은 분노에 갇혀 버린 것 같습니다. 범재를 비참함에서 구해주고 위로해 줄 누군가를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제목을 계속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끝내고 싶은 상황이지만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잠시 생각해보게 됐고요. 집을 떠나는 화자가 마냥 가벼운 마음일 것 같지 않았어요. 읽는 동안, 읽고 나서도 계속 씁쓸함이 남아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돼. 초롱이를 죽인 새끼가 가게에 악성 리뷰를 단 건 나쁜 짓이야. 그런데 내가 박대혁이 저지른 일에 대해 폭로한 건 나쁜 짓이 아니잖아. 그런데 왜 똑같은 죄로 처벌을 받는 거야? 내가 너무 궁금해서 명예가 무슨 뜻인지 찾아봤어. 이걸 봐. 명예라는 건 지켜줘야 할 가치가 있어야 하잖아. 박대혁 그 새끼가 나를 배신했다는 사실이 지켜줘야 할 가치가 있는 명예야? 형도 그렇게 생각해?"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p.102~103, 정진영 지음
박대혁 그 개새끼가 잘못된 법으로 나를 괴롭히는데, 가족인 형까지 그 법으로 초롱이를 죽은 새끼를 조진다면....... 그법이 옳고 내가 틀렸다는 말이 되는 거잖아."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p.103, 정진영 지음
아...증말...속상해 죽겠네...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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