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제가 다 무섭네요. 죽으면 떠날 집이라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한국에서 집이란 대체 무엇일까 생각이 깊어지기도 하고요. 단순히 주거공간으로만 자리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부의 척도가 되기도 하고, 투자의 목적이 되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합니다.
전에 봤던 영화 중에 <소공녀>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주인공 미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집을 포기해요. '집은 없어도 취향과 생각은 있는 인물'로 그려지죠. 그런 미소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애틋하기도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행복하게 개척해가는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모습을 담아낸 전고운 감독은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소공녀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포기한 건 단 하나, 바로 ‘집’.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 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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