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13.<시간을 되돌리면> 첨에 읽을 때는 SF 스릴러물인 줄 알았습니다. 287번째 삭제와 로딩이라니!! 무섭더라구요.. 나의 신체와 상관없이 정신이 살아있는 건 너무 무섭지 않을까요... 전 이번 작품을 읽으며 사후 뇌기증 동의나 유족이 없다는게 이렇게 무서운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나 섬뜩했습니다.(작가님은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쓰셨는데 첫 내용이 충격적이라...^^;;) 그런데 뒤로 갈수록 저릿하니 안타깝더라구요. 만나기에 당당하지 못한 생각이 들어 잠깐 머뭇거린게 이런 결과로 이끌 수가 있나? 정작가님은 비극적 요소를 참 잘 끌어들이시는 거 같아요. 현실에서가 힘들다면 기술 안에서라도 범우의 간절함이 풀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에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에서 나왔던 기술도 마인드 업로딩일까요?? 작가님께서 이런 기술적 소재를 소설에서 자주 다루시는 매력적인 점이 있을까요?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마인드 업로딩은 아니고 데이터 마이닝과 딥러닝을 활용한 기술입니다. 모두 상용화된 지 꽤 된 기술이고요. 소설 속 기술은 이미 해외에선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개념 자체는 이미 나온 지 몇십 년이나 된 오래된 기술입니다. 그걸 구현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웠죠. 컴퓨터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가 빨라지고, 저장장치의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저는 정보 기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학점은행 제도를 통해 컴퓨터공학 학위를 따로 취득하기도 했고요. 다만 저는 현재 구현 가능하거나 근미래에 구현 가능한 기술에 관심이 있습니다. 독자들이 소설로 '현재'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 제가 너무 기계치고 과학에 문외한이라..ㅜㅜ 독자들이 소설로 '현재'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바란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감사하네요.. 저처럼 아날로그 감성이신 분들이 또 책은 읽기도 하거든요..^^ 작가님들도 독자들에게 새로운 다른 세상을 계속 보여주려면 많이 공부하셔야겠네요. 흠흠... 어렵군요...
사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반전을 느낀 작품이긴 했어요. 결말이 그렇게 따뜻할 줄 몰랐거든요. 뭐랄까… 다른 작품들과 결이 다른 느낌이었어요.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서 받은 느낌은 마치 불닭볶음면 먹다가 순라면으로 마무리한 느낌이랄까요? 여전히 생각거리는 남겨주시누이야기여서 다 읽고나서 만약에 나라면… 이라는 생각을 며칠은 했었는데, 마침 장맥주님이 질문을 던져주셨네요. 이 글을 쓰신 작가님은 14 번 질문에 어떤 답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범우가 눈을 뜨고 원장과 이야기하는 모습은 영화 속 한장면처럼 떠올랐어요. (287번의 연구과정까지 그려내면 sf 영화 뚝딱인데요!) 사후뇌기증에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인공지능으로 다시 태어날수도 있다는게 소름이 끼쳤네요....
오늘 반 정도 읽었는데 인문계는 어려워요 ㅋㅋㅋㅋㅋ 공대 머리가 부럽습니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저만 느낀 게 아니었군요(다행이다). 저도 사실 초반에는 살짝 어렵다고 느꼈어요. SF인가, 로맨스인가 갸우뚱하다가 뒤로 갈수록 감수성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범우 씨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이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범우가 278번째까지 새로 깨어나면서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늘 같은 것처럼 인간은 감정이라는 게 있어서 인간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감정, 미안한 감정, 후회하는 감정, 돌이키고 싶은 감정. 그런 감정들이 또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13. 전세사기에서 갑자기 첫사랑이라니요! 그동안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너무 감정이입하고 있었는데, 소설이구나 하고 일깨워주시려고 중간에 넣으셨나 봅니다. ^^ 범우가 시간을 되돌려 소연이의 이름을 부를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나는 기증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배양돼 실험체로 쓰이는 헬라 세포와 같은 운명에 놓여 있었다. 사라지고 싶어도 사라질 수 없는. 절망감이 밀려왔다. p121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정진영 지음
범우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읽으니 그 사고 당시 블랙박스 장면이 자동으로 눈앞에 재생이 되어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평소 소설에서는 좀체 등장하지 않는 헬라셀을 만나서 참 반가웠네요. ㅎㅎㅎ 헬라셀라인을 소설에서 만날 줄이야...ㅎㅎ 전개가 뭐랄까... sf 기술의 윤리성을 다루려나 했더니 학창시절 첫사랑으로 가서 풋풋하니 이쁘다 했는데 돌연 소연이의 사고까지... 워매.... 전환이 아주....급속도인데 소연이 사고 장면에서는 너무 놀라서 심장이 덜컥했습니다요. 범우도 반복되는 실험대상의 역할에서 벗어나고 가장 원하던 장면으로 돌아가 소연을 본 건 좋은 결말인 것 같긴 한데... 내 맴은 슬프고 그렇네요....
287번째. 내가 지금까지 연구실에서 인공지능으로 부활한 횟수였다. 마음속에 분노와 공포가 동시에 일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시간을 되돌리면> p. 157, 정진영 지음
13.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Al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의 큰 관심에 심드렁한 편인데요. 닥쳐 있는 현실 문제에 대한 관심보다 '인공지능', '과학' 이런 이야기에 이목이 집중되는 데에 거북한 마음이 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그런 저임에도 소설에 이입하며 흥미롭게 읽었어요. 디몬 작가님의 <에리타>라는 책도 떠오르더라고요. 사람과 기계, 정신과 육체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그래서 사람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인데요.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 언급해봅니다 ㅎㅎ. 다시 돌아와서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면서도 제가 실감하는 현실이 어우러지고, 순정이 가미된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사실 마무리까지 허무한 점 없이 좋았는데요.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엔딩에서 경선이 바꾼 장치가 소연의 장애가 사라진 듯, 소연이 범우에게 말을 할 수 있게 된 걸로 이해했는데요. (+벚꽃이 피는 것도 있었죠) 소연의 장애가 사라지면서 더 벅찬 마음이 들고, 행복해지는 마무리가 걸리더라고요. 최근에 아이유님 <Love wins all> 뮤비에서 장애인분들이 장애적 요소가 사라짐으로서 행복해지는 연출에 대한 비판이 있었는데요. 장애인분들은 이미 장애와 함께여서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인데, 그게 사라져야 행복해짐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어요. 장애와 함께해서는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걸 뜻하기도 할테니까요. 저는 아이유님을 무척 좋아하는 유애나이고요. 사실 아무렇지 않게 뮤비 내용을 받아드렸는데요. 그런 비판에 대한 생각을 했을 때, 결국 비장애인인 제가 가진 시선이 반영된 거라는 점을 시인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소설의 마무리도 장애적 요소가 사라지지 않고 뻐근하게 벅찬 행복으로 마무리될 순 없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에리타 1~2 세트 - 전2권d몬 작가의 ‘사람 3부작’ 그 두 번째 이야기. 멸망 직전인 지구에 홀로 남은 인류 ‘에리타’와 그를 지키는 인공지능 ‘가온’, 정신은 인간이나 육신은 프로그래밍된 기계인 ‘김가온’을 통해 사람과 기계, 정신과 육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그 부분은 얕게 고민했던 부분인데, 저는 소연이 진심으로 정확하게 범우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분은 일어나 자유롭게 걷거나 뛰고 싶어 하고, 보지 못하는 분은 보고 싶어하니까요. 장애를 정체성이라고 여기며 이것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살아가고 싶어하는 장애인이 과연 존재할까 싶습니다. 지금도 의학과 공학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저는 소연이 정확하게 범우의 목소리를 듣고 범우의 이름을 말하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소연이라도 그랬을 것 같고요.
의학과 공학은 장애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저도 느끼지만, 그것이 장애인들에게 사회적 환경이나 여건이 비장애인의 생활만큼 보장되지 않는 소수자의 위치 때문에, 소수자가 시스템에 맞춰서 스스로를 바뀌려는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들어요. 장애를 '극복'의 시각으로 보는 것에 대한 고민이 좀 있고요. 영영 극복되지 않는 장애에 대한 생각도 스칩니다.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분이 걷거나 뛰는 것 자체를 원할까, 아니면 자유롭게 문화생활을 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걸까 고민했어요. 만약 후자의 상황이 잘 보장되는 환경이라면 꼭 걷거나 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질까? 라는 생각도 하고요. 저의 회사 동료 자녀분이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고, 가까운 지인이 특수 교사이고, 글을 사랑하는 저의 친한 친구가 계단을 사용하거나 빠르게 걷거나 하지 못하는, 움직임이 어려운 병을 가지고 있는데요. (어떤 병인지, 장애로 명명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따로 캐묻진 않았어요.) 최근에 그믐 북클럽의 선정도서였던 김승섭 저자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책을 읽으면서도 장애와 병을 가진 저의 지인들이 떠오르며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장애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최근에 우울증을 앓은 지인이 약을 먹고 우울의 증상이 사라졌을 때, 자신의 일부가 사라진 느낌을 받았다고도 하고요. 소연이가 나눴던 필담도 비장애인의 세계에선 당연한 대화처럼, 소연이에게는 부족함 없이 진심으로 정확하게 범우를 향한 이야기를 한 거라고 볼 순 없을까, 목소리가 아니라고 아쉽거나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인식은 어디서 오는걸까, 이런 인식 바깥에서 소연이와 범우가 함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싶었어요. 갑자기 벚꽃이 피어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인데, 소연이가 '말'을 활용해서 전달하지 않아도 범우가 소연이와 소통할 순 없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고요. 물론 제가 생각한 방식으로 소설이 진행될 필요는 없지요. 소설에서 도덕적 옳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도 않고요. 그냥, 그게 정말 소연이의 행복일까?라는 고민을 해봤어요. 이런 생각을 하는 독자도 있더라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김승섭님이 번역한 킴 닐슨의 <장애의 역사>라는 책도 떠오릅니다. 이 책은 소장 중이고 아직 읽진 못했는데요. 그래도 책 꽂기에 같이 꽂아둡니다. 위의 대화에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김승섭 저자의 다른 책도 언급이 된 걸 봤는데요. 김승섭 저자의 관련 책이 자꾸 나오네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소수자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질문해 온 김승섭이 그간의 연구를 소개하는 공부의 기록이자,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고백하는 분투의 기록이다.
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몸을 사유하며 건강한 사회를 질문하는 세 번째 여정. 김승섭 교수 번역·해설. 장애라는 프리즘을 통해 미국 역사를 다시 바라보고 읽으며 몸의 정의, 정상성의 정의에 대해 질문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는 이에 관해선 두 가지를 나눠서 봐야 한다고 봅니다. 먼저 장애인이 일상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비장애인보다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는 게 문명화 된 나라라면 당연한 행보라고 믿습니다. 한 사회의 수준은 그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고요. 이와 별개로 자신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의학과 기술 발전이 이뤄졌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겠다고 결정하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설사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일상생활에서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요. 저는 장애라고까지 말하긴 어렵지만, 오른쪽 귀의 청력이 거의 없습니다. 중학교 시절에 크게 중이염을 앓았는데 그때 이후로 청력을 잃었습니다. 왼쪽 귀를 막으면 대화가 거의 들리지 않아요. 평소에도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상대방에게 되묻는 경우도 많고요. 현재로선 회복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사는 데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만약 청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오면 일체의 고민 없이 치료를 받을 겁니다. 소설에도 그런 저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설명해주신 내용 중 두 번째로 언급하신 생각을 읽고 떠오른 제 생각을 덧대어 써볼게요.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일상생활에서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가정을 한다면, 장애를 극복해야 할 점으로 여기지 않을 테니 장애를 없애는 의학과 기술을 사용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라고 저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불편하거나 사회적으로 '약점'이 된다는 시각이 사회에서도 하나도 없다면요. '장애'가 어떤 색의 옷을 입느냐 정도의 인식으로 모두가 생각하게 된다면, 파란 색 옷을 입은 사람, 검은 색 옷을 입은 사람, 빨간 색 옷을 입은 사람처럼 사회에서 수용되고 기능한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진 않을까, 꼭 흰 색 옷(제가 비장애를 은유한 색깔)으로 색을 빼는 작업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었어요. 저는 장애보다 장애 바깥의 세계가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 세계를 흰 도화지에 새로 그리는 그림처럼 상상해보며 생각한 것 같습니다. 지인이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되면서 최근에 다른 장애인들과 커뮤니티를 갖게 되었다고 했는데요. 그 분들과 마주하며 느낀 점이 각자의 장애로 인한 소통의 불편함이 각각 엄청 다르고 한 명 한 명 다른 방식을 사용하며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대요.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저희가 겪어온 보편을 기반으로 한 소통이 아니라, 이런 일대일 소통 과정이 당연 시 되는 세계라면 어떨까 싶었어요. 제가 감히 작가님이 나눠주신 작가님의 상황에 멋대로 상상을 더해 대입을 해본다면요. (실례일까 걱정이 되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욕심에 이야기를 이어봅니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대화 상대방이 작가님의 상황을 인지한 후, 어떤 판단과 위계 없이 상대방이 작가님에게 전할 말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천천히 전달하면서 '이렇게 말하면 괜찮을까?' 라고 상대방이 먼저 묻는 소통이요. 이런 방식의 소통이 아무렇지 않고 당연해지는 사회면 어떨까 싶었어요. 너무 헛되고 이상화된 생각일까요. 영 불가능한 생각일 수도 있겠고요. 그럼에도 그런 세상을 바라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서 자꾸 이야기를 더해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불편하진 않습니다. 생각이 다른 것 뿐이니까요. 도리님의 말씀은 옳고 아름답습니다. 다만 저는 인간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만큼 훌륭한 존재인지에 관해선 회의적입니다. 오른손잡이인 저는 왼손으로 글씨를 제 마음대로 쓰지 못합니다. 제 몸에 달린 제 팔도 제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는데,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경험한 사람은 대부분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정의롭고, 적당히 나쁘고, 적당히 비겁했습니다. 진심으로 훌륭하다고 느낀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 보이는 사람도 가까이에서 보면 아닌 경우가 많았고요. 저는 인간이 아름다운 생각을 가지고 이성적으로 움직이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역사를 살펴봐도 그런 사람만 모인 국가와 사회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봅니다. '내 고뿔이 남의 염병보다 더하다'는 속담이 있죠. 상대방이 전할 말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천천히 전달하는 상황, 저는 기대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습니다. 저 또한 속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라는 걸 아니까요. 그래서 자꾸 '매운맛' 소설을 쓰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이고 그렇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고 있으라고 말입니다. 언젠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녹화를 마친 뒤, 사회자가 제게 이렇게 묻더라고요. "작가님 작품을 읽고 느낀 건데, 작가님은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 같아요. 맞죠?" 그때 저는 부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연애소설을 쓰고, 앞으로도 쓰고 싶은 이유는 인간에게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저는 딱 그 정도입니다.
여기에서 디몬 작가님의 <에리타>를 공유했었는데요. 디몬 작가님의 사람 3부작으로 <데이빗>, <에리타>, <브랜든> 이렇게 나와있는데 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저의 인생책(이면서 만화)입니다. @꿀돼지 님께 <데이빗>이라는 작품을 특히 추천 드리고 싶어요. 이유는 작가님의 프사와 닉네임, 공유해주셨던 돼지 영상 때문입니다. 네이버웹툰으로도 유료결제지만 볼 수 있는데요. 정말 명작이라 추천 남겨볼게요.
데이빗 1~2 세트 - 전2권2020년 연재 시작과 동시에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갖춘 명작”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인생 웹툰’ 반열에 오른 『데이빗』이 최종 완성판으로 동시 출간되었다. 말하는 돼지 데이빗은 과연 인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말하는 돼지 데이빗을 통해 인간 존재에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d몬 작가의 ‘사람 3부작’ 마지막 편. 우연히 열린 차원의 문을 따라 또 하나의 지구에 떨어진 인간 브랜든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약 6개월에 걸쳐 웹툰 스크롤에 최적화되었던 그림을 단행본에 맞게 재편집해 완성도를 높였다.
<데이빗>은 몇 년 전 네이버 연재 당시에 매주 챙겨 봤던 웹툰입니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줬던 웹툰이었습니다. 자신을 사람과 동등한 존재로 생각하지만 동등하게 대우 받지 못해 벌어지는 데이빗의 심리 묘사가 서글펐고요. 나중에 AI가 더 발전하면 태업이나 파업, 혹은 자살을 선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AI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자신을 사람과 동등하게 여긴다면, 쉬지도 못하고 사람을 위해 일하는 자신의 처지를 불행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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