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오~~ 잘 적응하셨군요~^^ 그분들한테 인정받으면 또 잘해주시죠~~ 있는듯 없는 듯 그리고 초코파이 슬쩍! 혹시라도 원치 않은 활극이 있었을까봐 걱정했는데 저도 한수 배워갑니다!^^
저는 원래도 초콜릿 과자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훈련소 있었을 때 초코파이에 진심이었습니다. 그때 누가 저를 위해 초코파이를 양보했다면 굳은 의리가 생겼을 거 같습니다. (제가 있던 내무실에서는 아무도 자신의 초코파이를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되찾았다고요? 제가 대충 살펴보니 지구는 일 년 전보다 훨씬 시끄러워진 듯하던데요?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미워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진 듯하고요. 제가 잘못 본 건가요?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눈먼 자들의 우주> 60%, 정진영 지음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아온 저는 여러분이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일말의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눈먼 자들의 우주> 56%, 정진영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저희 모임의 댓글 수가 1500개가 넘었네요! 활발히 참여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모임지기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오늘(23일)과 내일(24일)은 로맨틱한 단편 「사랑의 유통기한」으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17. 「사랑의 유통기한」을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정진영 작가님께 묻고 싶은 질문, 혹은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웅녀의 이야기가 사실이던 거짓이건 관계없이 3~4차례 만남만으로 끝내고 기약 없이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은 좀 이상합니다. 거짓이라면 마음이 있었으니까 좀 더 진도를 나갈 것이고 진실이었다면 살아가면서 여러차례 만났다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만난 것이니 간절할 것 같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하게 만나왔다면 그 만남이 너무 익숙해져서 간절함이 사라지고 이렇게 금방 끝내고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너무 씁쓸한 스토리가 되는 것 같네요
저도 웅녀의 정체와 마음이 아리송했는데, 헤어져도 다시 또 만날 걸 알기에 쿨하게(?) 갈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오히려 헤어짐이 있기에 이 관계가 더욱 애틋한 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어요. 쓰고 보니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씁쓸한 것 같네요.
처용가도 그렇고 단군과 웅녀 신화도 적절하게 글에 녹여 쓰는 작가님의 상상력과 필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주인공에게 이입해서 보는 편이라 단군(?)처럼 웅녀의 정체가 흥미롭고 알쏭달쏭했어요. 웅녀의 말이 진실이라기엔 허무맹랑한 껍데기 같고, 거짓이라기엔 단단한 알맹이 같아서.. 경험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지? 그치만 믿을 수가 없어서 혼란스러웠네요. ㅋㅋㅋ
이번 편은 제목부터 뭔가 훅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설정 자체도 흥미로웠어요. 아리기도 했고요. 장작가님이 18번 질문에 담아주신 '죽을 때까지 함께하기보다는 잠시 스치는 인연으로 만나는 게 가슴이 덜 아프다'라는 문장이 유독 아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인간에게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없는 순리, 노화와 죽음이 있기 때문에(웅녀 제외) 삶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시점만 모를 뿐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이니까요. 어떤 면에서는 관계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웅녀는 환생하는 주인공과 끊임없이 마주치면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죠. '죽을 때까지 함께하기보다는 잠시 스치는 인연으로 만나는 게 가슴이 덜 아프다'는 문장과 '당신과 짧게 만나되 영원히 만나는 길을 선택했어요'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설정을 해보고 싶었어요. 만약 둘 다 죽지 않고 천년만년 영원히 함께했다면 그건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설정이요.
(글이 길어 끊어 올립니다) 작년에 신형철 작가님의 고전수업을 듣고 온 적이 있습니다. '상실과 추구'에 대한 주제였는데, 제가 이해한 바로는 상실과 추구는 결국 같은 선상이라는 말 같았어요. 추구 속에 상실이 있고 상실이 이미 추구라는 것? 내가 간절히 소망했던 추구의 형체가 실은 그렇게까지 추구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는, 즉 내가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었다는 걸 명징하게 깨닫는 순간이 바로 상실이 된다는 말 같았거든요. 의도와 상관없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실되는 것이 생기곤 하니까요. 흔히 말하는 '덧없다'는 표현도 그렇고요. 그래서 종종 회자되곤 하는 오래된 커플의 이별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여겨질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둘 사이에 어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 아닌데,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저 평소처럼 흘러가던 수많은 하루 중 일부일 뿐인데, 문득 깨닫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아 이 사랑이 끝났구나, 나 이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구나, 헤어져야겠구나'라는 강렬한 메시지랄까요. 둔탁한 무언가로 아무런 신호도 없이 기습당하듯 얻어맞는 느낌 말이에요. 이 상황의 가장 큰 문제는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거죠. 심지어 어떤 일이 생긴 것도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돼버린 거죠. 시간에 의한 상실.
주제와 벗어난 글을 주절주절 쓰고 있다는 생각에 괴롭기도 하지만(죄송합니다), 결론은 시간은 가차 없이 흐르고 삶의 의미는 드물게만 찾아지는 것인데, 우리의 인생은 실은 많은 시간을 인생 그 자체와 싸우며 보내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상실의 경험을 통해 애도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는 사랑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라는 거창한 주제를 끌어 올릴 때마다 늘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영원한 사랑에 대한 궁금증 또한 마찬가지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직 미혼이고, 가장 오래 만났던 연애 기간을 따져봤자 10년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결혼이라 것 자체도 무겁게 다가오더라고요. 경제적 이유나 배우자의 조건, 허례허식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건 사실 제게는 좀 부수적인 문제예요. 저는 그런 걸 다 떠나서 내가 과연 나의 남은 인생을 한 사람(만) 온전히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자신이 아직 없거든요(바람을 피운다는 것과는 다른 맥락입니다). 제 자신도 제 자신(삶)을 놓고 싶을 때가 종종 있으니까요(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되면 저는 늘 당신에게 새로운 여자이고 당신은 제게 새로운 남자일 테니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요?'라던 웅녀의 농담처럼(농담이 맞겠죠, 작가님?) 한편으로 그 둘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기에 시간이 흘러도 애틋한 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가능하면 감상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하는데 살짝 끼어들게요. 영화 <하이랜더>의 한 장면을 담은 유튜브 링크를 첨부합니다. 퀸이 OST를 불렀죠. 제목은 'Who Wants To Live Forever'. 저는 아름다움은 끝이 있기에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해요. 저 무한의(논란이 있지만 인류 입장에선 거의 무한이죠) 우주를 보면 경이롭기는 해도 아름답다는 느낌은 잘 안 들잖아요. 때로는 공포스럽기도 하고요. https://youtu.be/6c75cOL0G8I?si=D_ynynVbgXQTMShC
올려주신 영상, 너무 잘 봤습니다. 작가님:) 처음 보는 영화인데, 영상을 보고 영화 제목을 검색했더니 자동차 정보가 한가득이라 살짝 당황했네요. 하이랜더 증후군이라는 말도 알게 됐고요. 영상 속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먼저 죽음을 맞이한 여주인공과 그녀를 바라보며 어릴 때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은 가슴이 먹먹했어요. 아름다움은 끝이 있기에 아름다운 거라는 말씀, 저 또한 동의해요. 다만 이왕이면 둘 중 제가 먼저 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남겨진 자의 슬픔이 더 크다고 느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꼭 죽음이 아니더라도요. 작가님만의 스타일로 새 앨범을 차곡차곡 모아오신지 10년이 지나셨다니 놀랍습니다! 알려주신 티스토리도 들어가 봤어요. 다만 저는 샛길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작가님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보려다가 책 감상평에 더 꽂혀버렸어요. 제가 읽었던 책도 있고, 관심있던 책도 있어서, 그리고 작가님의 일기(?) 같은 글도 있어서 (허락하신 거라 믿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맨 프럼 어스를 보고 이 작품을 쓰셨다니 정말 놀라워요. 저도 맨 프럼 어스 봤는데 저는 색다른 이야기네 하고 말았거든요. 반성합니다 ㅜ. 웅녀에 대한 이야기를 저도 처음에는 말도 안 돼~라고 생각하며 읽다가 나중에 빠져들더라고요. 이래서 사람들이 다단계나 사기에 넘어가나 싶을 정도였어요. 작가님! 이 작품 역시 제목을 처음부터 생각하신 건가요? 어찌보면 진부한 제목이라 혹시 다른 제목 생각하신 건 없나 궁금해요~
이 소설 초고를 썼을 때 제목은 <웅녀가 살아있다>였습니다. 이후 10년 넘게 이 소설을 묵혀 놓았다가 발표할 기회가 생겼는데,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의 제목으로 바꿨습니다. 만족스러운 제목은 아닌데, 마땅한 제목을 찾진 못했습니다. 그게 아쉽습니다. <우먼 프럼 고조선> 같은 제목도 생각해봤는데, 장난 같아서 참았습니다.
<우먼 프롬 고조선>이라뇨 ㅋㅋㅋ <웅녀가 살아있다>는 다큐 제목 같네요 역시 지금 제목이 최선이네요~~^^ 👍
저도 <우먼 프롬 고조선>에서 빵 터졌는데, 지금 제목이 최선인 것 같다는 말씀에 공감의 한 표를 보내봅니다:)
KBS 창사특집 다큐 ‘웅녀는 살아 있다―한민족 토템의 뿌리를 찾아서’ 오늘 밤 11시 방영됩니다.
11시에 TV 틀 뻔 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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