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전월세로 사셨던 분들 중에 사연 없는 분은 하나도 없네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한다고 으름장을 놓으니까 바로 집주인이 고개 숙이지 않던가요? 좋게 좋게 하면 될 일을 왜 저렇게 시끄럽게 만드는지. 서울과 한참 먼 변두리에 내 집 마련을 한 지 6년 째이고, 일 때문에 서울로 오갈 땐 많이 불편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를 더는 받지 않는다는 안정감이 좋습니다. 근데 이젠 안타까운 일이 많이 벌어지더군요. 최근에 김포에 경매로 나온 물건이 많아졌습니다. 그런 물건들의 권리 관계를 확인해 보면 채권자가 대부분 은행 아니면 제2금융권이더군요. 최근에 김포 집값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권리 관계를 통해 유추해보면 영끌로 집을 구입한 뒤 주담대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경우더군요. 나중에는 이를 주제로 단편을 하나 쓰려고 합니다.
저도 요즘 전세사기, 빌라왕 이야기만 연일 방송에서 보도되는데 이보다는 요즘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속에서 영끌로 상승장 막차 타시고 지금 힘겹게 지금 상황을 이어나가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왠지 요즘 방송되지 않은 수면 아래의 문제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가끔 매스미디어는 문제의 중요성과는 별개로 그들의 선택에 따라 방송되고 대중들은 그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거 같아요
기사가 떴던데 이 영끌족들이 결국 감당 안 되어 집을 넘기고 그 집들이 이제 경매처분되는 수순을 밟고 있고, 이들은 파산과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들의 수는 작년 한 해 동안 십이만명이다!라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ㅠ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Pf도 곧 터질 거라고ㆍㆍㆍ
12. '집 때문에 겪었던 수난' : 지방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그래도 아파트 전세를 살았었는데, 같은 금액으로 서울에 올라오니 월세 보증금 정도 밖에 되지 않았었다. 월세는 살수 없어서 어렵게 구한 전세는 다세대 옥상층이었다. 그곳에서 20대 철부지 부부는 그렇게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방범이 허술한 집이어서 신랑이 지방출장을 가면 나는 잠들지 못하고 창문과 문이 잘 잠겼는지 수시로 살폈었다. 계약기간이 끝나고 그나마 빌라라도 구해 이사를 하려는데,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았다며 보증금을 안주는 상황이 벌어지고... 이사날은 다가오고 내용증명을 보내고 기다리던 날들. 가끔 그 집 주변에 가본다. 어떻게 저런 집에서 2년이나 살았을까 싶은데... 또 살아지던 시간들. 살아온 시간들.
네, 사랑했던(그렇습니다, 과거형입니다.) 집이 있습니다. 벌써 10년 전 일이 됐네요. 모 건축가의 '두 남자의 집짓기'라는 책을 읽고 일명 '땅콩집'에 꽂혔습니다. 배우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광명의 전세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그 돈으로 용인의 외진 땅을 사서 단독주택을 지었습니다. 불 같은 사랑은 집이 완공되고 한 달이 채 못 가더라고요. 이유를 대자면 수십 가지쯤 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냥 사랑이 식었고 싫증 났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매매가 되지 않아 세를 주고 나왔다가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다시 들어가 사는, 그야말로 뻘짓을 하다 기적적으로 집을 팔고 지금은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이 아니라 10년 전, 젊었던 시절에 미리 시행착오를 겪어서 다행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합니다.
「숨바꼭질」에 관한 뒷이야기를 풀겠습니다. 이 소설은 월급사실주의 동인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 실은 단편입니다. 지방지에서 일하다가 경력직으로 중앙지로 올라온 신문사 편집기자가 원룸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벌어지는 활극을 담고 있습니다. 저의 실제 경험이 소설의 모티브가 됐습니다. 저는 2009년부터 2년 동안 고향 지방지에서 편집기자로 일하다가 2011년 말 서울의 한 경제지에 취재기자로 입사하며 상경했습니다. 장편소설 『도화촌기행』으로 받은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 상금이 고스란히 서대문역 근처 원룸 전세를 얻는 데 쓰였죠. 거기서 2년 계약을 하고 살았는데, 계약 기간이 끝날 때쯤에 건물주가 전세금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하더군요. 저는 건물주에게 계약 기간이 끝나면 나가겠다고 전하며 새로운 집을 알아봤는데, 건물주가 제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낭패를 봤습니다. 그때 저는 건물주에게 "나는 계약에 따라 제때 관리비를 지급했는데, 당신은 왜 계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느냐"고 따졌는데, 건물주의 대답이 가관이었습니다. 웃으면서 제게 "그러면 법대로 하세요"라더군요. 그때 뚜껑이 열려서 절대 이 자리에서 그냥 나가지 않고 최대한 건물주를 괴롭히겠다고 작정했습니다. 저는 법에 따라 어떻게 하면 건물주를 괴롭힐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임대차보호법을 보니 임차인은 임대인이 제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골치 아파지는데, 임대인은 임차인이 무작정 버티면 골치 아파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 오래 버티기로 하고, 건물주에게 어떤 협조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한테 대놓고 하자를 알려줬고, 부동산에서 전화가 와도 모두 받지 않고 무시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니 건물주가 정말 난감해하더군요. 나중에는 건물주가 제게 협조해달라고 하소연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저는 건물주에게 "법대로 해보라"는 말을 돌려줬습니다. 하지만 이런 활극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소설의 마지막을 확인해 보세요.
왜 그러셨어요;; 그 건물주 돈이 없었나 보네요. 지금 융통할 돈이 없으니 다음 세입자 들어오면 주겠다~ 양해해달라 해야지 법대로 하라니 괘씸하긴 하지만.
실화가 아니길 바랐는데... 실화였네요....ㅠ....
이 소설의 OST는 조용필 '꿈'입니다. 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 그 곳은 춥고도 험한 곳 여기저기 헤매다 초라한 문턱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 괴롭고도 험한 이 길을 왔는데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사람들은 저마다 고향을 찾아가네 나는 지금 홀로 남아서 빌딩 속을 헤매이다 초라한 골목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저기 저 별은 나의 마음을 알까 나의 꿈을 알까 괴로울 땐 슬픈 노래를 부른다 슬퍼질 땐 차라리 나 홀로 눈을 감고 싶어 고향의 향기 들으면서 저기 저 별은 나의 마음 알까 나의 꿈을 알까 괴로울 땐 슬픈 노래를 부른다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슬퍼질 땐 차라리 나 홀로 눈을 감고 싶어 고향의 향기 들으면서 고향의 향기 들으면서 https://youtu.be/eP-nF_eKEnM?si=sF73gFWkbtZrcgbR
대박..여기선 장강명 작가님이랑 대화가 가능하군요..대박적인 공간이네요 ;; 좋은책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볼게요
반갑습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추천합니다. 이 모임도 아직 17일이나 남았으니 편히 참여해주세요. ^^
표제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에 대한 답글을 달려고 했는데 독립된 글로 잘못 올렸네요. 삭제가 안 되는군요. 기존 내용은 지우고 답글로 다시 썼습니다.
한번 펼치면 몇 편씩, 어느 새 다 읽어버린 후에야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네요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서 읽었던 「숨바꼭질」,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에서 읽었던 「징검다리」가 있지만, 처음 접하는 새로운 단편들이 대부분이어서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정진영 작가님 소설은 『젠가』로 입문했는데, 이번 소설집에도 사회적인 갈등이나 기업의 착취, 도덕이나 윤리와 거리가 먼 권력층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현실감 넘치게 잘 읽었습니다 발제와 대화를 천천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
하지만 마음 속에는 언젠가 꼭 치명적인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이번 소설집에도 그런 마음을 슬쩍 드러냈습니다 😜
오 치명적인 연애소설 기대합니다. 오늘부터야 읽기 시작하는 1인.
근데 치명적으로 재미 없는 연애소설을 쓸 것 같아서... 그냥 송충이처럼 솔잎을 먹어야겠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아이고, 작가님. 육성으로 터지고 말았습니다. 왜요, 막상 쓰시면 또 엄청 감칠맛 나게 잘 쓰실 것 같은데요. 저는 이번 작품, 새벽에 읽다가 혼자 울컥울컥했는데요. 아니 근데 프로필 사진 너무 귀여워지셨네요. 심장이 녹아내립니다. 이렇게 귀여운 아기 돼지 사진을 걸어두시곤 이렇게 웃긴 말씀을 하시다니요.
읽고 울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소설에는 다들 무반응이셔서 슬펐거든요. 출판사가 미는 작품, 독자가 좋아하는 작품, 문학 기자가 선호하는 작품이 대체로 일치하던데 저하고만 일치하지 않더라고요. 모두가 '예스'라고 말할 때 혼자 '노'라고 외쳤다가 뻘쭘해진 기분입니다. 종종 프로필 사진을 바꿉니다. 장강명 작가님은 강아지 영상으로 힐링하시던데, 저는 돼지 영상으로 힐링하거든요. 인스타든 유튜브든 알고리즘이 죄다 저에게 돼지만 추천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돼지가 보이면 캡처해뒀다가 위장하는 데 씁니다.
팍타, 순트, 세르반다.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야.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숨바꼭질> 34%, 정진영 지음
내가 오래 머물렀던 공간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나는 이번 숨바꼭질에서 이긴 걸까, 진 걸까. 이 숨바꼭질에 끝이 있긴 있는 걸까. 제때 돌려받지 못한 전세금의 지연이자까지 소송으로 받아내려면 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까.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숨바꼭질> 43%,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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