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저도 @고래고래님 말처럼 3차대전후 원시상태로 돌아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 옥시토신에서 살짝 안드로메다로...^^;; 이상하게 과학용어만 나오면 살짝 집중력이 흐려지는 나쁜 습관이 있네요.ㅜㅜ .. 왠지 사람들이 혹성탈출 영화속 처럼 살고 있을 것 같아요..
혹성탈출지구 시각 2673년 3월 26일, 삭막해진 세상에 모든 미련을 버린 테일러 일행을 태운 우주선이 1년 6개월만에 어느 행성의 바다에 불시착한다. 그들은 이곳이 지구에서 320광년 떨어져 있고, 오리온좌의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어느 이름 모를 행성으로 추측한다. 행성의 생명체 유무를 위해 사막 위의 긴나긴 탐사 여행을 하던 그들은 곧 원시인의 무리를 발견하지만, 곧 말을 타고 총을 쏘아대는 원숭이들 무리에 쫓기게 된다. 이 행성은 바로 원숭이들의 지배 하에 있었고, 인간의 모습과 거의 비슷한 원시인들은 야생 동물처럼 살고 있었다.
다른 분이 언급하셨듯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순간 인류는 거의 리셋 수준으로 파멸하지 않을까요. 특정 국가 하나가 패권을 장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고, 상대방이 상호확증파괴 전략으로 나오면 그렇게 맞대응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저는 영화 <매드맥스> 같은 풍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셋 수준으로 파멸한다는 말씀이 섬뜩하게 느껴지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단편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다들 더더더 극단적인 형태로 변해가는 것 같았거든요. 도덕도 윤리도 예의도, 그런 건 다 차치하고 그냥 이기고 지고만 중요해진 느낌이랄까. 영화 <매드맥스>는 제가 보지 못했는데, 검색해보니 1980년에 개봉했던 영ㅎ... 시리즈가 굉장히 많네요.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요즘 뉴스만 봐도 온 세상이 다 혼란한 것 같습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봤는데, 오래전에 훈련소에 입소했을 때가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시력 때문에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는데, 훈련소에 와보니 다들 체구가 건장하고 몸이 좋았습니다. 몸이 문제여서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대부분 학력 미달 사유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면 현역으로 안 보내거든요. 내무실에 20명이 있었는데, 저를 뺀 모두가 학력 미달자였습니다. 그리고 그들 상당수가 사회에 있을 때 조폭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피지컬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더군요. 자기들끼리 사회에 있을 때 아는 사람들 따져가며 계보를 훑기도 하고. 그 모습을 보고 이게 진짜 정글이구나 싶었습니다. 길에서 누가 시비를 걸면 한 대 맞아서 깽값을 받으면 꿀이라는 사람들 많습니다. 근데 세상이 그렇게 굴러가지 않더라고요. 상대방을 불구로 만들어버리고 그냥 감빵에서 4~5년 살고 나오겠다는 마인드로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는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훈련소에서 여럿 목격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행동을 했다고 자랑하는 정신 나간 놈도 있었고. 저와 비슷한 세대인 남자들을 보면 어쩌다 길에서 서로 말로 시비를 붙어도 주먹다짐까진 잘 안 갑니다. 어떤 형태로든 학창시절과 군에서 정글을 경험해봤고, 붙으면 죽거나 다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실전이란 걸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아진 듯해 걱정입니다.
이거야말로 정글이네요. 글로만 읽어도 무섭습니다. 저는 군대를 가보지 않아서 그 세계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여자 아이들의 세계는 교묘히, 은근하게 누군가를 괴롭히고, 따돌린다면 남자들의 세계는 더 거칠게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네요. 어느 쪽이든 다 무섭...(결국 이러니 저러니 다 무섭다는 얘기) 오래전에 봤던 영화 중에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영화가 있어요. 법과 질서가 사라지면 남는 건 욕구와 쾌락뿐이구나, 육체적으로 강한 자가 결국은 살아남는구나 싶어 소름이 쫙쫙 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거야말로 돌멩이와 나무 몽둥이의 싸움이 아닌가 싶기도. 저는 제 삶을 지탱하는 여러 가지 중에 안전이 꼭 들어가 있어요. 제 주변 환경이 안전해야 마음이 놓이고, 그래야 삶의 행복도가 올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지는 순간, 그때부터는 바로 약육강식이죠.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게 당연한 세상. 이미 전세계 곳곳에서 그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에만 있으면 그런 걸 체감하기 어렵더라고요. 제가 오래 전에 멕시코에 출장을 갔을 때 일입니다. 멕시코시티에 숙소를 잡았는데, 모든 상점이 오후 5시가 되기도 전에 셔터를 내리더군요. 가이드는 절대 어두울 때 돌아다니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고요. 그때까진 솔직히 감이 잘 안 왔습니다. 그런데 밤에 잘 때 밖에서 총성이 들리더라고요. 멕시코 정도 되는 나라에서, 게다가 수도에서, 괜찮다는 호텔에서 묵는데도 그랬습니다. 길에서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누군가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제가 옆에 놓은 가방을 들고 가더군요. 쫓아가서 가방을 되찾았는데, 만약 밤이었다면 그 자의 품에서 총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치안이 좋다는 말은 귀가 아프게 들었지만, 그때처럼 그걸 실감한 적이 없습니다. 기자로 일하면서 멕시코를 비롯해 영국, 스웨덴, 중국, 일본 등등 해외 출장을 꽤 많이 가봤는데 해외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안전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데 동감합니다.
보충역들은 따로 훈련소에 가는 건가요? 몰랐습니다. 그런 정도의 정글은 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자대 생활이 힘들었는데 훈련소는 그냥저냥 할 만하다 싶었거든요. 병역 거부로 교도소를 2년 간 다녀온 친구가 있었는데 교도소 안에서 그렇게 죽이겠다는 협박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농담이 아닌 것 같아서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그조차 무덤덤해지더라고... ‘인생은 실전이란 걸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아진 듯해 걱정입니다.’라고 써주신 부분 읽으니 야만인 코난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문명인은 무례한 말을 해도 머리가 쪼개지지 않기에 야만인보다 더 무례하다는.
현역은 6주, 보충역은 5주 동안 훈련을 받았습니다. 공주에 있는 32사단에 보충역 훈련소가 따로 있었어요. 병역 거부라면 종교 때문이겠죠? 그런 협박을 받는데도 교도소로 가는 거잖아요. 종교가 없는 저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요즘에는 현역보다 기간을 늘린 대체 복무가 가능해져 전과자를 만드는 일이 없어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봅니다. 문명인은 무례한 말을 해도 머리가 쪼개지지 않기에 야만인보다 무례하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그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잖아요. 이태곤 배우가 취객과 시비가 붙어 곤욕을 치른 사례를 보면 화가 나더라고요. 이태곤 배우가 법정에서 그런 말을 했다지 않습니까. 안 해본 운동이 없고, 손을 대자고 하면 못 댔겠느냐고. 남자로서 굉장히 자존심이 상했지만, 직업이 남들에게 보이는 직업이기에 참았다고. 최홍만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에게 시비를 걸었던 사람은 대부분 여성이었다고. 최홍만 선수가 힘이 없어서 참았겠습니까.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신혼 때 아내와 집 근처 술집에서 한잔 하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술에 취한 아저씨가 제 아내를 알아보더니, 갑자기 아내 옆에 앉아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고요. 아내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고개만 숙였고요. 그때 만약 제가 이성을 잃었다면, 테이블 위에 있던 소주병으로 그 양반 머리를 쳤겠죠.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저는 저대로 곤욕을 치르겠지만, 아내는 아내대로 구설수에 휘말려 큰 곤욕을 치렀을 겁니다. 그때 제가 화를 참으며 제 아내에게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며 그 자를 꾸짖었죠. 그러니까 바로 죄송하다, 실수했다며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떠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뭘 더 대응할 수도 없고 참. 저는 제 아내를 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야만인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대응할 수 없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MZ세대가 예의가 없다는 말을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다가와 아는 척하는 젊은 사람 중에 무례한 사람을 단 한 사람도 본 일이 없습니다. 무례하게 구는 사람은 전부 나이든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는 예의라고는 '장유유서' 밖에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다는 걸 아내와 함께 살면서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요즘에는 그러려니 하지만 말입니다.
맞아요...장유유서 따지는 분들이 제일 무례하시고 특히 여자와 어린 아이들을 제일 얕잡아보죠... 아휴... 그동안 겪은 것들 생각만해도 몸이 부르르 떨립니다. 자칫 대응하다 맞을까 두려워 피해갈 뿐입니다.
물리치료가 시급하다는 말이 튀어 나오는 분들이 많지요...
예전에 기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분야, 다양한 세대,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났는데 청년층만큼 예의 바른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에 관한 담론은 이미 많아서 제가 더 언급하는 건 동어반복이겠지만, 지나친 압축성장이 남긴 부작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적이나 문화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동안에 정치적 성장이나 사회적 성장이 그에 미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에 저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세대가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그 간격이 좁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과 예의를 혼동하는 어르신들이 많죠. 외국인이나 유명인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람의 기본 인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음.. 정확한 답인지는 모르겠지만, 훈련소에서 군생활을 했던 경험을 떠올려봅니다. 제가 훈련소에서 근무할 때 보통 입영자원은 입대 이전에 현역과 공익/의경으로 구분됐습니다. 현역은 6주, 공익/의경은 4주 훈련을 마치고 퇴소했습니다. 아까 정작가님이 말씀하시던 건 아마 공익과 비슷한 기준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저도 해봤습니다. 그렇게 입소한 친구들 중에는 말씀하신 조폭 애들도 일부 있었고, 정신적으로 힘들어보이거나, 관절을 혹사한 백댄서 같은 친구들도 뒤섞여있었습니다. 조폭 애들은 드센 애들이 많아서 오히려 내무반 향도 같은 걸 시키면 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버하지 않도록 훈육이 예의주시해야 하지만요. 솔직히 훈련시키는 입장에서는 조직생활과 위계의 무서움을 아는 그런 친구들이 다루기는 쉬웠습니다. 앞서 정작가님이 말씀했듯이, 그쪽도 계보가 있어서 '너 어디서 놀았냐. 거기 누구 있지 않냐. 네 위에 누구도 여기서 구르고 갔다. 너도 얌전히 있다 가라' 하는 식의 회유가 가능했거든요. 대체로 반항적이어도, 본능적으로 끝까지는 가지 않으려 애쓰는지 한 명도 험한 꼴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벌써 20년도 훌쩍 넘은 옛날 얘기라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훈련소 조교셨군요. 덜덜... ^^ 저는 마지막 방위가 있을 때 군대에 입대했어요. 방위를 더 뽑지는 않았지만 부대에 방위는 있었습니다. 방위들은 따로 훈련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공익도 그랬군요.
정확히는 일반 부대에서 6개월 있다가 일병 달 즈음 조교로 뽑혀와서, 두어달 시범연습만 하다가 중대 보급병으로 차출됐습니다. 동기 선후배들 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훈련 지원업무를 했다는 게 정확합니다. 사실 저희 훈련소에서는 건달풍의 공익들을 전담하는 중대가 따로 있었습니다. 훈련병 자원 중 좀 거칠다 싶은 이력의 친구들은 대부분 그쪽으로 몰아줬습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대비가 있었죠. 얘기를 들어보니 남도 쪽 건달의 계보를 잘 정리해서 사수가 매뉴얼을 인수인계하더군요. 조교자원을 뽑을 때도 가급적 빠릿빠릿하고 조직생활 잘 할 것 같은, 외모도 얼굴이든 덩치든 밀리지 않는 친구들을 많이 뽑았습니다. 훈련병 아이들인데도 식당에서 단체급식하거나 휴식시간 때 보면 멀리서 봐도 분위기가 묘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와우.... 머리가 쪼개져봐야 예의를 갖추려나... 무섭네요.
와~ 이야기들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팔색조 같은 매력에 감탄했어요. ‘눈먼 자들’이 실권을 쥐고 있다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김수정 작가님이 뭐라고 하셨을지 너무 궁금해요.^^ 피드백을 받아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도우너를 지구에 숨어 지내는 외계생명체로 설정하신 이유도 궁금하고요. 그러고 보니 둘리 친구 도우너는 자기 정체를 떳떳하게 밝히고 있었네요. 앞으로 ‘나는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술 취한 게 아니라면) 달리 보이려나요.ㅎㅎ
그러고보니 이 책은 김수정 만화가님께도 한 권 보내드리고 싶네요. 혹시 연락처나 주소를 아시는 분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ㅎㅎ 네이버 찾아보니 '둘리나라' 대표님인데, 회사로 보내드리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뜬금없이 왠 둘리? 도우너? 했었는데, 절대 가볍거나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지 않아서 놀랐어요. 세상은 점점 무서워지고, 그런 무서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게 우리 인간이란 생각을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요즘, 현세태를 따끔하게 꼬집으신 느낌이었습니다.
15. 여러가지 소재들이 혼재되어 있네요. <아기공룡 둘리>로 가볍게 시작해서, 요즘 유행하는 <삼체>, 성경 속 아브라함과 천사들의 대화, 코로나를 떠올리게 하는 도우너증후군, 전 세계 핵전쟁으로 마무리 되는 장면까지... 비현실인 듯 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ㅎㅎ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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