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명 깊게 시청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오후 11시에 방영된다는 2회도 아주 기대되더라고요. ^^
[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장맥주

새벽서가
매력적인 사람, 궁금한 사람을 만났는데 몇 번만 이야기를 나누고 평생 볼 수 없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누군가와 천년 만년 평생을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겅감하기도 했구요. 작가님이라면 천년 만년 함께하는 누군가와의 삶을 선택하실건가요, 아니면 찰나에 스쳐가는 인연을 택하실건가요?

장맥주
어릴 때 조화가 훨씬 싸고 오래 가는데 왜 생화를 사지 하고 의문을 품었더랬어요. 생화의 아름다움을 조화는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도 있고, 시들어서 마침내 이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하나의 가치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지금 저는 조화를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생화의 시들어가는 매력도 이해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누군가와의 천년만년 사는 삶이냐, 짧고도 완벽한 인연이냐,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전자입니다. 로맨티스트인지라 누군가와 평생 사랑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고 있어요. 우습지요?

거북별85
전 로맨티스트는 아니지만 평생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불가능한가? 에 의문이 들어요(전 아직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작가님은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요즘 제가 김수현배우가 나오는 <눈물의 여왕>을 보거든요 어제 헤어샾 갔었는데 거기 계신 아주머니 손님들도 모두 그 말씀을 하시더라구요(그 때 그 드라마가 가게에서 방영되고 있었거든요) "3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다시 사랑하는게 말이 되냐??""드라마라 가능한거다!"(이 드라마 내용은 3년만에 이혼위기의 부부가 다시 사랑한다는 좀 유치하지만 재미는 있어요)
음~원래 결혼하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라지는건지~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1인입니다 (늙고 못생겨지는 만큼 다른 이야기들이 쌓이지 않나요?^^ )~실은 그 점에서 장작가님 작품을 읽기 시작한 점도 있습니다 ^^ (산문마다 HJ님 계속 언급 하셔서 좋았습니다~^^ )

새벽서가
저도 그렇게 믿던 시절이 있었어요. 하지만 현실주의자기도 하고 한 사람과 27년을 살면서 생각해보니 역시나 짧은 시간 스치고 지나가는 인연이 제겐 더 맞지 않나 싶어요! 하하하
맑은주
저는 웅녀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믿고 이야기를 따라 갔어요.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도 생각나면서 '불로불사'가 마냥 축복인 것만은 아니라는 걸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어요.

거북별85
17. 전 작가님도 언급했지만 <하이랜더>란 옛날 영화가 떠오르더라구요. 자신만 젊은 영생을 얻고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은 노후와 죽음을 겪는 모습을 본다면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전 사양하고 싶으네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단군과 추영랑이라 불리우는 사람은 계속 환생하는 건가요?
사랑이 영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르겠지만 가족이나 친한 친구 사이의 사랑은 그래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요? 쉽게 실리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지, 또 이렇게 유지되는 사랑이 그 기한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네요.
<웅녀가 돌아왔다>보다는 <사랑의 유통기한>란 제목이 더 로맨틱하게 느껴집니다. ^^
작가님이 사랑의 유통기한은 얼마라고 생각하세요?
작가님이 연애경험이 여러 작품들을 탄생시키는 느낌이 드네요. <다시, 밸런타인데이><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사랑의 유통기한>등등.

꿀돼지
오래전에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황정민 배우가 친한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슬퍼하고 울면서도 그 순간에 느낀 감정을 언젠가 영화에서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자신을 보고 자괴감을 느꼈다는 고백을 했죠. 저는 일상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할 때마다 "오! 이거 나중에 소설로 쓰면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특히 슬픈 일일 때 더 그래요. 그래서 소설가라는 직업은 실패하고 슬퍼하는 일이 많을 수록 좋은 직업 같습니다.

여름섬
실패하고 슬퍼하는 일이 많을 수록 좋은 직업이라니 ㅜㅜ 그래서 독자들이 이렇게 재밌는 책을 읽을 수 있군요~
저에게 사춘기종합세트를 선물해준 아이가 있습니다(아직도 계속 진행중이죠~)
지랄 총량의 법칙 이라는 말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전 그 말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 아이가 영화 연출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있다하면 주변에서 그러더군요
나중에 다 소재로 쓰려고 그런다~ 예술가적 감성이다~
그런데 작가님 말씀을 들으니 참~ 웃을수도 울 수도 없군요~^^

꿀돼지
그렇게 생각하면 일종의 정신승리(?)가 가능해지더라고요.
지금은 슬프고 실패가 괴롭겠지만, 나중에 다 써먹을 일이 생길 거라고 말이죠.
그리고 나중에 소설이나 글로 과거를 정리하는 기회가 올 때, 제가 놓쳤던 부분을 뒤늦게 파악해 상황을 다시 정리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대화를 나눴던 경험도 언젠가 다 써먹을 기회가 오리라고 믿습니다.

연해
유명한 맛집을 찾아갔을 때 맛이 좋으면 성공하는 것이고, 맛이 없어 실패하면 글로 남기면 된다는 김영하 작가님의 말씀도 떠오르네요.
인생이 즐거우면 그 자체로 즐기고, 인생이 힘들면 그 자체로 하나의 글감이 되는 것은 작가의 숙명인 걸까요(그래서 더 고귀한 직업이 아닐까 싶기도).
저도 실패의 경험이 쌓일수록 저만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인다는 생각으로(이렇게 또 긍정 회로를) 낙관해야겠어요.

SooHey
예전에 일본 사소설 작가들은 작품 소재가 떨어지면 바람을 피운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작가님들의 이처럼 치열한 직업정신 덕분에 저희가 즐겁고, 감동적이고, 또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꿀돼지
소재가 떨어지면 바람을 피운다... 이거 범죄를 소재로 소설을 쓰면 범죄를 저지르겠군요 ㅎ

거북별85
ㅎㅎ 칭찬으로 들어야 하는 거겠지요~^^;; 저도 너무 실감나는 소설을 읽을 때마다 살짝 의심하게 되긴 하더라구요 작가님보고 들은 소재로 그렇게 풀어나가시는게 대단하세요
배우분들께서 악역 연기를 너무 잘할 때마다 아주머니 팬들한테 등짝 스매싱 당하시는 것처럼요~~^^

꿀돼지
실제로 몇 년 전 제 아내가 일일드라마에서 얄미운 역할을 했을 때 길에서 할머니들이 등짝 스매싱(장난이 반쯤 섞인)을 하시더군요. 말로만 들은 이야기를 직접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내는 이미 몇 번 겪어봤는지 웃으며 넘기더라고요.

장맥주
정말 그런 분들이 계시군요. 가상현실 기기가 필요 없네요. ^^

선경서재
17. 영생하는 사람과의 사랑이라... 드라마 <구미호뎐>의 이동욱이 생각나네요. ^^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싶은 것은 욕심일까요? "당신이 죽을 때까지 당신과 함께하기보다는 당신과 잠시 스치는 인연으로 만나는 게 가슴이 덜 아프다는 사실을요. 저는 이미 제 앞에서 죽어가는 당신의 모습을 여러 번 지켜봤어요. 당신이 가졌던 많은 이름을 모두 기억하진 못하지만, 이별의 순간에 관한 기억만큼은 아직도 제 가슴에 전부 깊게 남아 있어요. 마치 나무에 박힌 못을 뽑아내도 그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듯이 말이죠. 저는 당신과 짧게 만나되 영원히 만나는 길을 선택했어요.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지금과 또 다른 모습으로 제 앞에 나타날 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저는 늘 당신에게 새로운 여자이고 당신은 제게 새로운 남자일 테니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요? " p176 웅녀의 말이 답이 되어주는 듯 합니다.

지호림
저는 당신과 짧게 만나되 영원히 만나는 길을 선택했어요.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234쪽,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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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soop
사랑의 유통기한은 장편으로 다시 써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대로 끝내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많이 담겨 있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모임
18. 웅녀는 사랑하는 이가 나이 들어 고생하다 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신은 건강하게 지내며 그걸 지켜봐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그러다 보니 ‘죽을 때까지 함께하기보다는 잠시 스치는 인연으로 만나는 게 가슴이 덜 아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저는 이 단편을 읽으며 조금 엉뚱하게 반려동물의 운명들에 생각했어요. 우리가 사랑하는 반려동물들은 대부분 우리보다 수명이 짧습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생의 마지막에 많은 고통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인간과 달리 ‘존엄하게 죽고 싶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 못합니다. 너무 나이 들고 치료할 수 없는 병에 걸린 반려동물에 대해 안락사라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도 있지요. 여러분은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고 통스러운 불치병에 걸리거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노쇠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죽을 때까지 함께 하기’를 선택하실 건가요, 아니면 신은 아니지만 그들이 보기에는 신과 같은 존재인 여러분이 그들의 운명을 거두어가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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